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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가 푹 빠졌다…케이팝·드라마 이은 ‘또다른 한류’

원챔피언십 소속 링걸 한국인 김지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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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03.14. | 105,266 읽음
원챔피언십 소속 링걸 한국인 김지나씨
외국인이었던 링걸 지금은 모두 한국인
"종합격투기 홍보대사 역할에 주목해달라"

케이팝(K-pop), 한국 드라마 이외 ‘한류’ 열풍이 부는 분야가 또 있다. 싱가포르·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에서 케이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한국인 ‘링걸’이다. 링걸은 복싱의 ‘라운드 걸’과 같다.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경기 중간에 회수를 알려주고 대회를 홍보하는 모델이다. 종합격투기 링이 8각형이라는 점에서 ‘옥타곤 걸’이라고도 부른다.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종합격투기 대회사 ‘원챔피언십’ 소속 링걸은 원래 호주·일본·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국적이 다양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링걸 7명 모두를 한국인으로 채용했다. 한국인 링걸들의 인기가 높아서다. 현지에서 각종 잡지 표지 모델로 등장한다. 선수 못지않은 인기로 링걸 단독으로 인터뷰할 때도 많다. 공항 출·입국장을 지날 때는 수십명의 팬들이 한류 링걸들을 따라다닌다. 링걸을 보호하는 경호원이 따로 있을 정도다.


김지나씨도 ‘한류 링걸’ 중 한명이다. 2016년 8월부터 원챔피언십 소속 링걸로 활동 중이다. 국내에서는 2014년 레이싱 모델로 데뷔해 J5레이싱팀, 쉐보레팀에서 활동했다. 올해는 넥센타이어에서 활동 중이다. 국내에선 레이싱 모델, 해외에선 링걸로 활약하고 있는 김씨를 만났다.

김지나씨.

출처 : jobsN

아시아 최대 규모 대회에서 활약하는 한류 링걸


종합격투기는 두 명의 선수가 5분씩 5번 경기를 한다. 링걸은 경기 시작 전 사회자가 선수를 소개하는 3분 남짓한 시간, 라운드 중간 1분 동안 쉬는 시간에 등장한다. 두 명의 링걸이 숫자가 적힌 보드를 머리 위로 들고 워킹을 한다. “그냥 걷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링걸이 서로 걷는 속도, 턴하는 각도 등을 맞춰야 해요. 경기 전 여러번 리허설을 합니다.”


동남아시아 10개국에서 열리는 원 챔피언십 대회는 ‘아시아 최고급’이란 평가를 받는다. 전세계 120개국에서 경기를 중계할 만큼 인기가 좋다. “한달에 1~2회 많으면 4번 정도 대회가 열려요. 매 대회 1만명 넘는 관중을 동원합니다. 고척돔 크기의 경기장도 많아요.”


김씨는 링걸 일정을 소화하느라 1년 중 6개월은 해외에서 보낸다. 선수들이 경기를 앞둔 소감 등을 말하는 미디어 데이, 계체량 행사, 홍보 행사 등에도 참여한다. 해외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외국어에도 능숙해야 한다. “영어와 중국어는 틈나는 대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등에 공부하는 모습을 올리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생각하면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으니까요.” 


현지 팬들은 원챔피언십의 링걸이 모두 한국인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밥 먹고 있으면 선물을 주고 가는 팬분들이 있습니다. 케이크에 태극기를 꽂아주는 분들도 있어요. 한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한편으론 국가 이미지를 실추 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원챔피언십은 아직 한국에는 진출하지 않았다. 오는 7월 한국에서 첫 경기를 연다. 이때 김씨도 소속 링걸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링걸로 일할 때 모습

출처 : 김지나씨 제공

모델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링걸


고향은 대전이다. 한밭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다 3학년 때 휴학하고 상경했다.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연기’가 하고 싶어서였다. “부모님이 연기자의 길은 크게 반대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회사에 다니면서 따로 연기를 공부할 생각이었습니다. 마침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을 해서 서울로 올라올 핑계가 있었어요.”


퇴근 후, 휴일에는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했다. 또 여러 소속사에 돌아다니며 포트폴리오를 내고 다녔다. 하지만 ‘연기’ 쪽으로 일이 풀리지는 않았다. 업계 사정을 잘 몰라 사기를 당할 뻔한 적이 많았다. 잠깐 아이돌 가수를 준비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기자가 꿈이었다’ 말하기에는 부끄럽습니다. 대부분 극단에서 오랫동안 갈고닦으며 노력하는데 저는 그렇지는 않았어요. 제가 어렸을 때 급격히 집이 기울었어요. ‘빨리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보니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모델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점점 모델 일에 빠져들었어요. 콘셉트를 연구해서 표정을 연기하고 포즈를 취하고, 제가 모르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좋았습니다. 결과물이 바로 나온다는 점도 매력 있고요.”


본격적으로 모델을 직업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화보·광고 촬영을 하고 의전 행사에서 일했다. 뮤직비디오와 드라마에 단역으로도 출연하는 등 모델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하루에 3~4개 일정은 기본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 3만원이던 일당은 경력이 쌓여 150만~300만원으로 올랐다. “프로필에 쓸 경력이 빨리 쌓였으면 했어요. 또 쉬면 돈 쓸 일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정신없이 일했습니다.”


모델은 불안정한 직업이다. 화보 촬영이나 행사는 하루, 이틀 단위로 단기 계약을 한다. 특정 에이전시에 소속된 모델도 1년마다 재계약을 한다. 톱급 모델이 아니면 미팅을 가더라도 메이크업, 의상을 모델이 직접 돈을 들여 신경 써야 한다.


김씨가 해외 시장에 도전한 이유도 모델은 ‘불안정한 직업’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한계를 깨고 커리어를 한 단계 더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모델로서 해외 무대를 항상 꿈꾸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나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적으면 적어서, 많으면 많아서 마음대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 초 원챔피언십 링걸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날아갔다. 2~3번의 면접을 거쳐 최종 계약을 했다. “소속 모델이기 때문에 연봉을 말씀드리기에는 어렵습니다. 그 외 다른 모델 일도 변동이 커요. 성수기인 봄·가을에는 한달에 거의 1000만원 벌 때도 있지만 여름이나 겨울에는 아예 못벌 때도 있어요.”

현지 잡지에 실린 화보와 원챔피언십 공식홈페이지에 링걸 소개 페이지.

출처 : 김지나씨 제공, 원챔피언십 공식홈페이지 캡처

”홍보대사 역할에 주목해달라”


김씨는 유명 스타가 꿈은 아니다. “요새 ‘소확행’이라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야망도 좋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고 행복을 느끼는 일을 해야 한다 생각해요. 그래야 지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계획이 없는 건 아닙니다. 모델 수요가 많은 중국으로 진출할 생각도 있어요.”


‘링걸’은 노출 의상 때문에 여성을 성 상품화한다는 논란에 시달린다.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에서는 2018 세계 챔피언 시즌부터 자동차 경주계 링걸인 ‘그리드 걸(레이싱 모델)’을 없애기로 했다.


김씨는 종합격투기를 알리는 링걸의 홍보대사 역할에 주목해 달라고 말한다. “링걸 중에 이 일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혹독하게 자기를 관리하고 연습합니다. 대회를 알리고 경기를 보조한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링걸을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봅니다. 종합격투기가 지금은 다른 스포츠보다 관심이 덜해 안타깝습니다. 선수들 모두 목숨 걸고 시합해요. 종합격투기도 두루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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