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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함’으로 전세계 사랑받는 ‘요리하는 그녀’의 고충

마스터셰프코리아3 준우승한 그녀가 찾은 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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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N 작성일자2018.03.10. | 85,350 읽음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정체성 찾은 국가비씨
동서양 아우르는 콘텐츠로 인기
'영국남자'와 함께 써가는 새로운 일상

“요리를 통해 제 자신을 찾고 싶어요.”


2014년 방영한 올리브TV ‘마스터셰프코리아3에서 탈락 위기에 놓인 순간 국가브리엘라(30·국가비)씨가 털어놓은 한 마디였다.


그녀는 1980년대 ‘이민 붐’을 따라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스페인·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프랑스에서 요리학교 르꼬르동블루를 졸업했다. 현재는 영국에 거주 중이다. 겉으로 화려하게만 보이는 삶의 이면엔 그녀만의 고충이 있었다. ‘ABC부터 배우고 와라’,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놀림을 당하곤 했던 그녀는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어느 나라 친구들과 어울려야 할지 고민했고 어딜 가든 ‘특이하다’는 소릴 들었다. 

국가비씨

출처 : 국가비씨 인스타그램

하지만 최근 그녀는 유튜브에서 크리에이터(유튜버)로 활동하며 그 '특이함'으로 사랑받고 있다. 2014년 10월 8일 ‘국가비GabieKook’ 채널을 열었다. 요리·맛집·화장·여행·영국생활 등 그녀의 이색적인 일상을 보여준다. 현재 구독자 수는 59만명. 총 조회수가 8300만에 달한다.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이 플랫폼에서 국적은 걸림돌이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재료와 지식을 활용한 요리를 마음껏 발휘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그녀의 레시피를 따라한 후기는 1700개가 넘는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레시피


- 요리 아이템은 어떻게 정하나.

“메뉴를 결정하기 전에 조사를 많이 합니다. 외국에서 핫한 요리가 왜 한국에 안 알려졌는지, 한국에서 어떤 양식이 인기인지 계속 찾아봐요. 메뉴를 정하면 최대한 쉽게 레시피를 만들어요. 그래서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재료들을 한 번에 넣고 요리하는 ‘원팬’, ‘원팟’ 요리 시리즈가 탄생했죠. ‘원팬 토마토 스파게티’, ‘원팟 버섯 리소토’ 등 다 제가 자주 사용하는 레시피예요.”


- 레시피를 연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저는 영국에 살고 있고, 구독자분들 대부분은 한국에 계시다는 걸 항상 되새겨요. 영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한국에서는 비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죠. 만약 바질이나 생크림을 써야 한다면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봐요. 케이크나 타르트는 보통 반죽을 오븐에 구워야 하는데 한국은 집에 오븐이 잘 없잖아요. 그래서 오븐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노오븐' 디저트도 연구해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드리는 게 목표예요.”

골드 노오븐 누텔라 치즈케이크

출처 : 유튜브 '국가비GabieKook’ 캡쳐

- 요리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나.

"레시피를 개발하는 데 일주일 정도, 촬영하는 데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정도 걸립니다. 노오븐 요리처럼 굳혀야 하면 며칠이 걸리고요. 가끔 테스트했을 때보다 맛이 없거나 모양이 잘못 나오면 다시 촬영합니다. 게다가 저는 자연광을 좋아해서 해가 있는 시간에 맞춰 촬영해요. 영국 날씨가 너무 오락가락해서 애먹은 적이 많아요. 편집은 이제 저만의 노하우가 생겨 3~4시간이면 끝나요."


알바비도 못 벌던 초창기…온라인 소통으로 극복


방송을 시작한 초반에는 자신의 색깔을 찾지 못해 불안했다고 한다. 음식을 만들거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평범한 방송이었다. 게다가 수입이 거의 없었다. 1년 반 동안은 알바비도 안 나오는 수준이었다. 다른 직업을 병행했다. 방송 프로그램에 '맛 기행' 리포터로 출연하고 미국 주방업체가 제안한 레시피 개발 업무도 맡았다.


구독자들의 의견을 들으며 차츰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뭔지 깨달았다. 동서양의 문화교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영국 친구들에게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기도 하고, 한국 시청자들을 위해 영국의 전통적인 차 문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2017년 3월쯤부터 먹고 살 만큼 수입이 생겼다.

삼겹살 파티를 즐기는 국가비씨와 친구들

출처 : 유튜브 '국가비GabieKook’ 캡쳐

- 구독자들 반응을 많이 보나.

“영상에 달린 댓글과 SNS에 올라오는 후기를 거의 다 찾아봐요. 제 레시피를 이용해서 누군가에게 요리를 해줬다는 후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 있어요. 그게 제가 요리를 시작한 이유거든요. 프랑스에 갔을 때 2~3시간 동안 여유롭게 얘기를 나누면서 식사시간을 즐기는 문화를 보고 반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요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졌죠. 그런 요리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 다양한 사생활을 공개하는데 부담은 없나.

“어릴 때부터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게 익숙했어요. 멀리 떨어진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통로였으니까. 온라인 게임을 즐겨 했고, 유머 카페에 웃긴 글을 올려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좋아했어요. 인터넷 판타지 소설도 자주 읽었어요. 가끔은 제가 쓸 때도 있었죠. 그래서 지금도 구독자들에게 제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나봐요.”


’영국남자’와 만들어가는 새로운 콘텐츠


요즘 그녀의 채널에서는 달달한 신혼생활도 볼 수 있다. 그녀의 남편은 유창한 한국말로 외국인들에게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는 인기 유튜버 ‘조쉬 캐럿’이다. 그의 채널 ‘영국남자’의 구독자수는 240만명 정도다. 2016년 2월 결혼한 두 사람은 그해 말 영국에서 살림을 시작했다. 집 한편에는 ‘영국남자’팀 사무실이 있다. 아이디어 회의가 끊이질 않는다. 

국가비와 조쉬 캐럿 부부

출처 : 국가비씨 인스타그램 캡쳐

- 결혼 후 서로의 채널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결혼생활을 올려야 할지 말지 갈등했어요. 상위권 유튜버의 그늘에 있다는 느낌에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연애도 1년 동안 숨겼어요. 근데 결혼을 한 후 이걸 ‘기회’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이젠 조쉬가 내 인생의 일부분이니까요. 다행히 저희가 사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용기를 얻고 있어요.”


- 두 유튜버가 모인 시너지 효과는.

“일에 대해서 항상 의논하고 서로 자극도 받아요. ‘영국남자’ 채널에 저도 아이디어를 내요. 예를 들어 최근에 인기를 끈 ‘건강음료 반응’은 제가 제안한 거예요. 적절한 한국식 표현이 생각이 안 날 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요. ‘조니’라는 친구가 매운 떡볶이를 먹고 힘들어하는 영상을 보고 ‘엽떡에 박살난 영국남자’라는 제목을 떠올렸어요. 재밌다는 반응이 많아서 ‘박살난’ 시리즈로 만들었죠.”

'엽떡에 박살난 영국남자'

출처 : 유튜브 '영국남자' 캡쳐

-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사실 매일 놀고 여행 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인생의 좋은 부분만 골라 담은 10%예요. 다들 인생사는 게 힘들잖아요. 제 채널에서 ‘힐링’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그 10%를 보여드리기 위해 나머지 시간은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일도 끈기가 필요해요. 말 그대로 ‘크리에이터’잖아요. 항상 진화하는 모습,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난 잘 나가’라고 생각하고 긴장을 풀면 오래 못 가요. 방송국에서 만드는 것처럼 재밌고 퀄리티 좋은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아요.”


글 jobsN 최하경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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