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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노스페이스→웅진씽크빅..현재는 '억대연봉'

조회수 2020. 9. 23. 15: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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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안 가는 곳에 매출 있다" 연예인 출신 영업맨의 비결
[영업의 기술④]
가수 출신 코웨이 블루버드 이충호씨
전국 누비며 한달에 청정기 등 40대 판매
지방·미(美) 산업 등 공략 블루오션 개척

영업사원으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이충호(33)씨는 ‘전직’ 가수다. 정확히 말하면 마음은 지금도 가수다. 아직도 2집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 코웨이의 영업조직 ‘블루버드’에서 활약하고 있다. 블루버드는 기존의 코디(코웨이 레이디·기혼 여성 중심의 방문판매조직)와 차별화를 하고, 젊은 감각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 코웨이가 만든 조직이다. 전원이 프리랜서 신분이다. 20~30대 5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코웨이 전체에서 판매 실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박현정 코웨이 과장은 “최근 3년간 공기청정기·정수기 등을 매주 3대씩 판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jobsN이 지난 5일 이씨를 만나 영업의 비결을 들어봤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공기청정기 한 대를 계약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출처: 코웨이 제공
코웨이 블루버드 영업사원 이충호씨.

‘제2의 노을’ 꿈꾸며 연습생 생활 시작


용산고와 동국대 호텔경영학과(04학번) 출신인 이씨는 대학 입학 직후인 2004년 가수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한창 유행이던 ‘길거리 캐스팅’으로 뽑혔다. 당시 한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제2의 노을을 만들겠다”면서 연습생을 모았다. 강균성·전우성·이상곤·나성호 4명의 보컬로 이루어진 노을은 2002년 데뷔한 국내 대표 보컬 그룹이다.


이씨는 노을과 겨뤄볼 그날을 꿈꾸며 달렸다. 4인조 그룹에 들어가 2년간 연습했다. 하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았고 결국 멤버 한 명이 팀을 떠났다. 부모님이 걱정을 하게 된 것도 비슷한 시기였다. “제가 연예인을 한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계속 데뷔가 미뤄지고, 데뷔도 전에 멤버 한 명이 탈퇴하니그만하라 하셨죠.”


그렇게 여느 청춘 남자들처럼 군대를 갔다. 육군 통신병으로 2005~07년 근무했다. 군 전역 후에도 결국 솔로로 데뷔했다. ‘은성’이라는 활동명으로 데뷔해 ‘늦은 후회’라는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라디오에 몇 번 나갔는데 제가 들어봐도 실력이 부족했어요. 환경도 아쉬웠지만요.” 

출처: 엠넷닷컴 캡처
이충호씨(은성)의 첫 앨범.

첫 거래가 가장 어려워..."지인 찬스 안 썼다"


결국 가수의 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이씨는 대학 졸업 이듬해인 2012년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아웃도어업체 영원무역에 입사했다. 백화점 영업을 담당했다. 밤 12시 이전에 퇴근한 없었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10개월 가량 근무했다. 잠시 쉬다가 2014년부터는 웅진씽크빅에서 1년반 근무한 뒤 퇴사했다.


인터뷰 중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데 대기업 두 곳을 그냥 그만두나”하는 질문을 던졌다. 이런 답이 나왔다. “대학 졸업 이후 직장을 무난하게 찾아서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웅진씽크빅을 퇴사한 후에는 취업이 잘 되지 않았다. 이력서를 내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이씨가 코웨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이렇게 낸 이력서 한 장 때문이었다. 코웨이 블루버드에서 일한다는 팀장으로부터 영입 제안이 왔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올려뒀던 이력서를 보고 연락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 9개월간은 동안은 지원금을 주면서 영업 노하우도 알려준다는 말도 했다. 결국 “영업도 잘 하면 전문직이다. 잘 해보자”는 팀장의 말에 덜컥 수락하고 영업 일선에 나갔다. 물론 주저한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는 영업을 잘 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영업이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고 반대하셨죠. 그런데 젊은데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자신감으로 도전한 것 같아요.”


이충호씨는 ‘첫 거래’가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 딱 한 가지의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지인에게 읍소해서 판매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인에게 판매하기 시작하면 자신만의 영업망이 구축될 수 없다고 선배들은 조언했다. 그런데 말이 좋지, 지키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첫 거래가 어려웠다. 한 달 간 노력해 중국어학원에 공기청정기 한 대를 팔았다. 2014년 6월 말이다. 이씨는 "중국어학원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우리 공기청정기의 우수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내 말이 설득력있다기보다는, 초짜 영업맨이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학원장이 한 대 사 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달부터는 매달 20대 이상을 판매했다. 2016년에는 월 30~35대를 팔았고, 2017년에는 월 40대씩 판매한다. 2018년 1월 기준으로는 45대를 팔았다.

출처: 코웨이 제공
이충호씨는 2018년 1월 45대의 공기청정기를 판매했다. 평일 기준으로는 하루에 2대 꼴이다.

“남들이 안 가는 곳에 매출이 있다”


이씨는 지금까지 4년간 공기청정기 1300대 등 총 1500여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2016년에는 판매수수료로 1억4000만원을 받았다. 2017년 수수료는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코웨이에서는 약 1억6000만~1억7000만원으로 추산한다.


판매의 비결을 묻자 이씨는 ‘여성의 자기관리 관련 산업’이라는 말을 했다. 피부관리실, 네일아트숍, 미용실, 옷가게 등 ‘미(美)’와 관련된 분야였다. 점주도 여성이 많고, 이용하는 손님도 여성이 다수인 곳들이다. 이런 이유로 공기청정기·정수기 등의 렌탈 사업에서는 활발하게 고객 발굴이 이뤄지지 않는 분야다. 젊은 영업사원이 많은 블루버드에서도 쉽게 영업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바쁘지 않은 시간에는 원장님 혼자 계시는 가게가 많아요. 그럴 때 제품도 설명하고 이야기도 걸어보는 식이죠.” 또한 이씨는 기존의 영업맨들은 식당이나 학원 등 일부 업종 중심으로 영업을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들 업종에는 이미 영업맨들이 숱하게 왔다 갔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방 영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서 거주하고 서울이 영업 베이스다. 하지만 한 달에 10~15일 가량은 지방으로 간다. 목적지 없이 ‘차 바퀴가 굴러 가는대로’ 간다고 한다. 최근에는 전라북도의 한 소도시에 다녀왔다. 네이버 지도에 전라북도 OO시 네일아트라고 검색을 한다. 20여곳이 나오고, 그곳을 그날 타깃으로 정한다고 했다. 오전 8시에 출발해 11시쯤 도착하고, 밥을 간단히 먹은 뒤 그날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한다. 바로 올라올 때도 있고, 게스트하우스나 찜질방 등에서 자고 올라오는 때도 있다.


이씨는 “지방 방문판매시장은 아직까지 체계적인 영업 조직이 적고, 주로 인맥으로 하는 편이라 매출의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멀리서 영업을 나왔다고 하면 약간은 그 열정을 인정해 주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6년 1월부터 지방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전체 매출의 50%가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나온다고 했다.


지방을 돌다보면 의외의 지역의 의외의 제품이 잘 팔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서도 ‘청정 공기’에 대한 욕구 때문에 공기청정기가 잘 팔린다는 ‘꿀팁’을 공개했다. “제주도는 청정지역이 맞아요. 하지만 제주도 내에 있는 내 영업장도 청정지역은 아니거든요. 그걸 공략했죠.” 업종별로 맞춤형 멘트도 있다고 했다. “미용실에서 쓰는 셀링포인트가 있고, 네일아트숍에서 쓰는 멘트가 있죠. 하지만 그건 영업비밀이라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핫.”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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