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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외에 하루 1만8000원씩 '용돈' 주는 꿈의 알바는?

조회수 2020. 9. 23. 15: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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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성급 호텔 머물며 올림픽 현장 즐기는 '국가대표 알바'
오디션 거쳐 800명 중 76명 선발 '국대 크루'
4성급 호텔 숙박·경기 관람·여가활동까지
취업 시장 경쟁력 있는 스펙으로도

세계 각국 국가대표들이 모인 평창. “우리도 국가대표”라며 구슬땀을 흘리는 젊은이들이 있다. 바로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선수촌 매장에서 일하는 76명의 맥도날드 크루들이다. ‘크루(crew)’란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하는 알바들을 말한다.


맥도날드는 이들을 ‘올림픽 챔피언 크루’ 또는 ‘국가대표 크루’라고 부른다. 아무나 올림픽 기념 매장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맥도날드는 1만6000명 크루 중에서 평창 올림픽 경기장 내 매장에서 근무할 인원 76명을 뽑았다. 지원자는 800명. 10 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은 사람만 일할 자격을 얻은 것이다. 말하자면 ‘알바 국가대표’다. 이들이 받는 가장 큰 혜택은 세계인의 축제 현장을 직접 본다는 것이다. 4성급 호텔 숙박권은 덤이다.  

출처: 한국맥도날드 제공
국가대표 크루 김도휘씨.

우수 아르바이트생 오디션 통해 선발


맥도날드는 2017년 7월 1차 서류전형, 2차 오디션을 거쳐 국가대표 크루를 뽑았다. 서류전형에서는 지원동기를 묻는 자기소개서와 동영상을 받았다. 동영상 제출은 필수는 아니었다. 양한용(25)씨는 “프로듀스 101 2 주제곡 ‘나야나’에 맞춰 의지와 포부를 어필했다”고 했다. 전영은(여·24)씨도 “주문받는 모습, 신입 크루를 가르치는 모습 등을 찍었다”며 “인터넷 검색으로 영상 편집법을 배웠다”고 했다.


김도휘(여·23)씨는 한국과 캐나다 양국 맥도날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한국 맥도날드 근무 경험을 살려 워킹 홀리데이 기간 캐나다 맥도날드에서도 일했다. 그는 캐나다에서도 인정받는 일꾼이었다. '일 잘하는 한국 출신 크루, 현지인들도 인정'이란 제목으로 한국 맥도날드 사보에 실리기도 했다. 그는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다”며 “국가대표 크루로 일하며 또다른 이야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출처: 한국맥도날드 제공
국가대표 크루 양한용씨.

2차 오디션은 매장 업무 능력 평가와 면접이었다. 본사 직원이 나와 크루들이 주문받는 법, 햄버거 만드는 모습 등을 지켜봤다. 면접에서는 본사 직원 3명이 지원자 3명을 심사했다. 지원동기를 다시 한번 묻고 외국어 실력을 가늠했다. 양씨는 팝송 ‘you raise me up’을 준비해 불렀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다른 지원자와 차별점이 필요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디션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협동심과 서비스 정신이다. ‘이때까지 살면서 받은 서비스 중 좋았던 것과 나빴던 것’, ‘룸메이트와 성격과 생활방식이 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고객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질문이 나왔다. 

출처: 한국맥도날드 제공
국가대표 크루 전영은씨.

최종 합격한 크루들은 식품 위생 규정과 서비스 방식, 안전·보안 교육 등을 받은 뒤 일을 시작했다. 전씨는 “‘신속성’보다는 ‘청결함’과 ‘정확함’이 최우선”이라며 “선수들이 탈이 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햄버거도 ‘아기 얼굴 보듬 듯’ 만진다고 했다. 양씨는 “평소 좋아했던 곽윤기 선수가 주문한 음식을 만들 때 정말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했다.


4성급 호텔에서 머물고 관광·경기 관람까지


국가대표 알바를 위한 특전은 ‘선불 카드’다. 하루 1만 8000원(주말엔 3만6000원)씩 매주 돈이 들어온다. 알바 급여와 별도다. 이 선불 카드로 음식을 해결하거나 생활용품을 살 수 있어서 ‘용돈’에 가깝다. 양씨는 “근무할 때는 매장에서 햄버거로 한끼를 해결하고, 나머지 한끼와 주말 식대는 선불카드로 해결한다”고 했다. 아침에는 호텔에서 조식을 먹는다.  

출처: 김도휘씨 블로그
(왼쪽부터) 설 연휴 강릉 올림픽 파크 매장에 선 줄과 크루들이 윷놀이를 즐기는 모습.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올림픽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1인당 2매씩 주는 관람권을 준다. 다른 크루들과 함께 설악산 케이블카·볼링·요가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기회도 있다. 무엇보다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올림픽 한복판에서 만끽할 수 있다. 김씨는 “호텔 5층에 크루들이 모여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함께 개막식을 보고 설날에는 윷놀이도 했다”고 했다.


호텔에서 매장까지는 무료 통근버스를 타고 다닌다. 강릉에는 맥도날드 매장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각국 대표 선수들이 찾는 강릉 선수촌 내 올림픽 빌리지 매장, 또 하나는 관람객을 맞이하는 올림픽 파크 매장이다. 한쪽으로 손님이 몰려 이동할 때도 통근버스를 쓴다. 휴일에 시내를 나갈 때도 무료 순환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론 숙식비와 교통비가 전혀 들지 않는 셈이다. 김씨는 “유니폼 및 개인 세탁물도 세탁을 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며 “별거 아닌 거 같아 보여도 큰 혜택 중 하나”라 했다.  

출처: 한국맥도날드 제공
속초 라마다 호텔 맥도날드 크루 전용 라운지(크루 허브)에서 여가를 즐기는 크루들.

아르바이트 경험이 취업 시장 경쟁력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매장에서 일한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국가대표 크루 상당수가 취업준비생이다. 김씨는 졸업 후 디지털 콘텐츠 분야로 취업할 생각이다. 그는 “이제는 주변에서 ‘맥도날드’하며 저, 저 하면 ‘맥도날드’를 떠올린다”고 했다. 이어 “저를 말할 때 맥도날드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며 알바 경험이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스펙이라 했다.


전씨는 졸업 후 승무원을 준비 중이다. 그는 2012년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올해 7년차인 베테랑이다. 그는 “처음엔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면 ‘몇 개월 하다 말겠지’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전씨는 “오랜 아르바이트 경험은 ‘성실함’을, 국가대표 크루 활동은 ‘서비스 정신’을 증명해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일한 국가대표급 알바였다는 스토리는 자기소개서를 빛나게 만든다. 면접관의 귀를 사로잡을 수도 있는 소재다.  

출처: 한국맥도날드 제공
강릉 올림픽 파크 매장.

또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는 정규직 취업 발판 역할도 한다. 맥도날드는 매년 200~300명 가량의 크루를 정규직인 매니저로 채용한다. 매니저 다음 단계는 점장인데, 현재 점장 중 70%가 아르바이트인 크루 출신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했을 정도로 인정받았다면 맥도날드 정규직은 따 놓은 당상이다.


김도휘씨는 “설 연휴에 가족과 보내지 못해 아쉽지만 가족 같은 크루들과 특별한 경험을 함께해 좋다”고 했다. 이들은 폐막식 다음날인 26일까지 올림픽 기념 매장에서 일한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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