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자랑스러워하는 직업', 올해 1000명 가까이 뽑는다

조회수 2020. 9. 23. 15: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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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도 아빠는 바다에서 '당직 중'
[설이 더 바쁜 사람들 ④]
인천해경 P-78정 동행르포
“딸이 자랑스러워해 힘난다”
<편집자 주> 민족 최대 명절 설입니다. 해마다 최대 인파가 해외로 떠난다는 뉴스가 쏟아지죠. 명절을 맞아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뵙는 어린 아이도, 연휴를 맞아 나들이를 나서는 가족들의 모습도 정겹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설에 푹 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군이나 경찰관, 그리고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설이다. 하지만 P-78정에 탑승하는 이상현(48) 경위에게는 “딸하고 영상통화 한 번 하는 날” 정도에 그친다. 극한의 근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이기 때문이다. 딸은 태어났을 때에도 아빠 얼굴을 며칠 뒤에나 봤다. 아빠는 바다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위는 “각종 사건사고나 당직 등으로 딸의 얼굴을 못 볼 때가 많지만 ‘바다를 지켜줘서 자랑스럽다’는 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경위는 설 다음날인 16일 저녁에나 집으로 돌아간다. jobsN은 설을 앞둔 지난 9일 인천해양경찰서 P-78정에 동승해 인천 앞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의 삶을 살펴봤다. 

출처: jobsN
P-78정 갑판 위에서 포즈를 취한 해양경찰

한국 해경 초소형 함정…서 있기도 힘든 ‘날쌘돌이’


한국 해양경찰은 크게 4종류의 함정을 운용한다. P-78처럼 작은 크기의 50t급 소형 함정이 있다. 300t과 500t급 중형 함정, 3000t급 대형 함정도 있다. 무거울 수록 먼 바다까지 나갈 수 있다. 흔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것은 3000t급 함정이다.


이 날 탑승한 P-78정은 소형 함정으로 해안 근처 치안을 담당한다. 국내 어선 안전관리, 민원 수리, 각종 해양사고 예방 및 초동조치 등이 주 업무다. 이번 순찰에서는 인천 영흥도에 있는 영흥화력발전소를 비롯, 특별 경비구역을 순찰하는 역할을 맡았다. 겨울이라 조업을 하는 어선이 드물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예방 및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해 특별 경비를 했다.


배는 가끔씩 심하게 흔들렸다. 이따금씩 멀미 증세로 배 아래로 내려가 쉬어야 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이곳에서는 정장(선장)·항해팀장·기관장·부장 등 경찰관 6명과 의무경찰 4명 등 10명이 있다. 대개 3명씩 4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한다.


유재영(27) 순경은 응급구조를 담당하고 있다. 영해에 있는 어선에서 부상자가 생겼을 경우 신속하게 옮기는 일을 담당한다. 어선에서 부상자가 생기면 우선 함정으로 옮긴다. 이후 장비를 길병원과 연결한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면서 응급처치 지시를 내린다. 이를 유 순경이 실행하는 방식이다.


밥은 배의 막내인 이희천(22) 일경이 한다. 취사실은 한 사람이 간신히 서 있을 정도의 공간이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가스레인지, 냉장고, 밥솥, 싱크대 등 각종 장비가 있다. 배가 흔들려도 요리를 할 수 있게 조리기구를 끈으로 묶어뒀다.

출처: jobsN
병원과 연결하는 장비(왼)와 취사실에서 점심을 만드는 이 일경

절단기 들고 중국어선 단속…경찰관 기절하기도


서해를 지키는 해양경찰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적(宿敵)’이 있다. 바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이다. 이들은 어민의 생계는 물론이고 경찰관의 안전까지도 위협하는 존재다.


우선 순찰 중인 해경 중·대형 함정은 중국 어선을 발견하면 이동속도와 부표 등으로 해당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조업을 했다고 판단하면 소형 고속단정으로 갈아타고 출동한다.


보통 대치 상황이 벌어진다. 먼저 중국 어민의 저항을 피하고, 어선에 올라 조타실을 장악해야 한다. NLL 위로 도망치거나, 공해상으로 벗어나면 쫓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조타실을 장악한 뒤 남쪽으로 어선을 몰고 내려온다. 나포된 어선에 있는 중국인 선원들은 해경함정과 어선에 나눠싣는다. 이후 해경은 중국 어선의 어획물, 어구의 상태, 항적 데이터를 분석한다.


경찰관이라고 ‘슈퍼맨’은 아니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 해경 단속반이 접근하면 던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던진다. 추·볼트 같은 것은 물론이고, 어선에 창을 꽂아 놓기도 한다. 한 해양경찰관은 “중국 어선에서 날아든 물건에 맞고 기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추였는지 연장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중국 어선들의 저항이 많이 약해진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다치는 해양경찰관은 여전히 있다.

출처: jobsN
(왼쪽부터)시야를 살피는 김 정장과 정박을 준비하는 해경들

올해 해양경찰 975명 채용…“설에도 한국 바다 지킬 젊은이 찾는다”


해경은 올해 경찰관 915명, 일반직 60명을 채용한다. 채용은 3회에 걸쳐 진행한다. 1차는 간부후보생 10명, 함정요원, 해양학과 특채 순경 등 총 304명이다. 1차 채용은 2017년 11월에 모집을 시작해 필기·실기 시험을 진행했다. 오는 3월 26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2차는 순경 공채다. 순경 279명, 구조 특기 특임순경 85명을 포함해 364명을 채용한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18~40세 성인남녀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오는 3월 2일 모집을 시작한다. 3차는 특채 위주의 채용이다. 함정요원, 정보통신, 외국어 등을 수행하는 인원을 뽑는다. 247명을 채용한다. 7월 10일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2017년 채용에는 지원자 1803명 중 220명을 선발했고, 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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