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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지옥' '초과근무 끝판왕' 다니는데 재택근무?

조회수 2020. 9. 23. 15: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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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님, 집에서 근무하고 내일 나갑니다~" 은행권에 퍼지는 유연근무제
신한은행 2016년 재택근무 등 도입
국민은행은 '2교대' 중 골라서 근무
부산은행, 임신 시 근무 1시간 줄여주기도

A은행에 다니는 3년 차 직원 김모(29)씨. 은행 마감은 오후 4시지만 정작 진짜 근무는 오후 4시 1분부터 시작한다는 우스갯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월말 등 일이 몰리는 때에는 밤 11시를 넘어서 퇴근하는 일도 다반사다. 집에 가면 잠자기 바쁘다. 자기계발은 외국 이야기처럼 들린다.


대개 은행 지점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하지만 대출 서류 정리, 거래 마감 등 추가적인 일이 더 많다. 오후 4시는 물론이고 6시 정각 퇴근도 거의 불가능하다.


출근도 빡빡하다. 아침 9시는 말 그대로 고객이 방문하기 시작하는 시간일 뿐, 실제로는 오전 8시까지는 나와야 업무 준비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은행권은 ‘야근 지옥’ ‘초과근무 끝판왕’ 등의 별명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은행권에서도 ‘유연 근무제’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신한은행·KB국민은행·부산은행 등에서 유연근무제와 일가정 양립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jobsN이 이들 제도를 알아봤다.

출처: 조선 DB
서울 역삼동 신한은행 ‘스마트 워킹센터’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첫 도입 신한은행…강남 등에 스마트워킹센터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7월 재택근무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했다. 은행권 최초로, 시행 당시 파격으로 불렸다. 스마트근무제란 근로자의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하거나, 집에서 가까운 스마트워킹센터로 출근해 근무하는 것, 개인의 스케줄에 맞게 출퇴근시간을 조절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재택근무는 본사 소속 사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지점 근무자의 경우 은행전산망의 보안 문제 때문에 정위치가 아니면 근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속 부서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스마트워킹센터는 을지로 본점·강남·영등포·죽전 4곳에 있다. 이곳에서는 독서실처럼 노트북을 들고 와서 일을 할 수 있는 자율좌석이 있다.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다. 그 외에 회의공간과 휴식시설이 있다. 데이터 분석, 외부 섭외 등 ‘단독으로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직원’이 사용 가능한 대상이며, 전날 예약이 가능하다.


자율출퇴근제는 하루 8시간의 근로시간을 지키면 출퇴근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해외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아예 오후 2시에 나와 11시쯤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 지사나 거래처 등과 화상회의나 컨퍼런스콜을 하는 경우에도 근무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용하기 어려운 직원들도 적지 않다. 한 신한은행 과장은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어 어머니께 아이를 맡기고 오전 8시까지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조선 DB
국민은행

국민은행 ‘2교대’, 부산은행은 “임신하면 근로 1시간 축소”


아예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2교대로 바꿔, 고객의 편의도 늘리고 직원의 자율성도 늘린 곳도 있다. 2016년 말부터 ‘2교대 근무제’를 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2016년 15곳, 2017년 38곳의 지점에서 2교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은행의 오전 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오후 조는 낮12시부터 밤 9시까지 근무한다. 조 편성은 본인의 희망을 반영한다. 그 대신 이들 점포에서는 영업 마감을 기존의 오후 4시가 아닌 오후 7시로 늦췄다. 그래서 고객들이 오후 7시까지 점포를 방문해 계좌 개설이나 대출신청 등을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2교대 근무를 하면서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오전에 어학원을 다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BNK부산은행은 ‘강제 퇴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월~금 모두 오후 7시가 되면 은행 내 모든 PC의 전원이 꺼진다.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기 위한 강제 조치다. 이재진 부산은행 차장은 “꼭 필요한 야근의 경우에는 부서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또 임신한 여직원의 경우 1시간 늦게 출근을 할 수 있다. 퇴근 시간과 월급은 같다. 출산 후 육아휴직을 낼 경우에는 복직 시 희망자에 한해 집 근처 지점으로 인사조치를 내주기도 한다. 

출처: 그래픽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제2금융권에서도 유연 근무 확산 움직임


주요 금융지주 산하 금융사를 중심으로 카드업계와 제2금융권 등에서도 유연근무제 도입이 한창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산하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 전 계열사에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야근을 피할 수 없는 펀드매니저가 있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변형근무제’를 한다. 펀드관리팀 야간 근무자는 다음날 오후 1시 출근한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도 맞벌이 직원을 위한 ‘출퇴근 플렉스 타임 제도’가 있다.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정해진 근로시간을 채운 뒤 퇴근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본부, 신사업 본부, 브랜드 본부에 근무하는 임직원, 그 외 본부에 근무하더라도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이 대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인 투 식스(9-6)’를 기반으로 야근을 많이 하는 금융기관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업(業) 특성상 유연근무제는 제1금융권에서도 지키기 어려운 제도”라면서 “제2금융권 근무여건을 감안하면 실천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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