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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 증권맨→40살 중앙대 약대 과수석…지금은?

서울대 출신 증권맨에서 약사, 둘다 그만두고 하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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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증권맨에서
약사 겸 번역가로
과학 도서 번역 16년째

양병찬(58세)씨는 올해로 16년차 과학번역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1984년 모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외환은행, 대우증권, 대한항공 등에서 일했지만,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 약대 진학을 결심했다.


중대 약대 99학번, 1·2학년 때는 과수석으로 장학금까지 탔다. 처음 접한 식물학·생화학·면역학·분자생물학 등의 공부가 흥미로웠다. 문과 출신으로 경제학, 문학, 역사학, 철학으로 세상을 배워 왔다. 나이 마흔에 이과 메커니즘으로 생명현상을 접하니 세상이 달라보였다.

시험기간, 스무 살 어린 동기들은 족보만 달달 외웠다. 그는 영문판 원서를 보고 필요한 내용을 더 보충했다. 중요한 설명을 번역해 나눠 주기도 했다. 과학번역은 그렇게 시작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에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사이언스·네이처·셀 등 해외 전문지를 읽고 번역했다.


“졸업할 때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 과학 저널 번역을 보냈어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났습니다. 유럽과 미국 현지에서 한창 기사가 쏟아지는 시간이지요. 지금도 최신 과학뉴스를 번역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6시간을 꼬박 최소 3000자에서 최대 1만자를 번역합니다."


16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복해온 일과. 책임감과 성실함은 수준 높은 번역의 밑거름이다. 인문학적 감성과 과학적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 의약계 종사자는 물론 대중도 쉽게 읽는다.


“하루 4페이지씩, 80일 동안, 320페이지 정도의 책 한권을 끝냅니다. 이제까지 번역한 책은 30권이 좀 넘습니다. 3년 전부터 과학분야 베스트 셀러를 맡았습니다. ‘센스 앤 넌센스’, '나만의 유전자', '매혹하는 식물의 뇌', '곤충연대기', '핀치의 부리' 등을 번역했죠.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 된다면 전공지식 이해도와 국어가 더 중요해요.”


구로구에서 약사로 일했던 그는 번역을 위해 2년 째 휴업 중이다. 꼼꼼한 복약 지도와 양심적 처방으로 좋은 평판을 받았다. 일부 의료인 중 과잉처방과 진료를 부추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남는 피로회복제나 영양제 하나쯤 팔 수 있었다.


하지만, 환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약은 처방하기 싫었다. 이런 고집은 번역에서도 통했다. 막히는 글자 하나 넘어가지 않는다.


손에 쥐는 보수 아닌 사명감으로

처음 번역서를 내는 경우, 인세는 정가대비 1~3% 선. 하지만, 과학 도서는 베스트셀러를 기대하기 힘들다. 때문에 원고료를 인세방식으로 받지 않고, 미리 페이지수에 따라 고료를 지급한다. 300페이지 가량의 과학 교양서 번역에 신인 번역가는 500만원, 전문 번역작가는 800만원 정도를 받는다.


“하루 10시간을 투자해야, 전문서적 4~5페이지를 번역 할 수 있어요. 참고 논문 및 문헌 검토까지 필요한 지적 노동입니다. 한달 수입이 200만원이 채 되지 않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결혼과 재테크를 생각하는 젊은 나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젊은 시절 누구나 부러워하던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증권가에서 돈 꽤나 벌 때도 있었지만 지금이 더 행복하다. 과학에 눈 뜬 마흔부터 자신다운 인생을 살았다.


“동년배는 은퇴하는 나이,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여든살까지 계속 할겁니다. 좋아하던 술도 끊었습니다. 맑은 정신으로 번역에만 집중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장채린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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