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인양품' 회장도 놀랐다, 한국 청년 '2평의 기적'

조회수 2020. 9. 25. 22: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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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과 본질에 충실한 브랜드 "로우로우" 이의현 대표
로우로우 이의현 대표 인터뷰
고객과의 협업ㆍ존경 마케팅
기능과 본질에 충실한 브랜드

2011년 10월 신사동 인근 골목에 있는 한 스튜디오. 피팅 모델들이 겨우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는 공간에 책상 하나가 놓여있다. 책상 위엔 가방 디자인과 원단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2평 남짓한 이곳은 패션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rawrow)사무실. 6개월 동안 창업 자본금 2000만원을 모두 가방 300개 만드는데 사용하느라 변변한 업무공간이 없었다. 하지만 가방 자체는 대성공. 플리마켓 등에 내놓은 가방은 모두 팔렸다. 그 뒤로 쭉쭉 성장가도를 달렸다. 6년 뒤 이 브랜드는 가방, 안경, 신발 등 생활 잡화를 팔아 연 매출 80억원을 올리는 곳으로 성장한다.


자신을 가방장수·안경장수·신발장수라고 소개하는 이의현(37) 로우로우 대표의 창업 초기 이야기다. 로우로우는 ‘일상에 꼭 필요한 생활잡화를 만듭니다’라는 철학으로 제품을 만든다. 사업 시작 6년 만에 연 매출 80억원의 브랜드로 컸다.

출처: jobsN
로우로우 이의현 대표

가난한 어린시절 돈 많이 버는게 목표

어릴 적 청년 이의현은 부친이 개척교회 목사였기에 어려운 생활의 연속이었다. 이 때문에 성공을 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고 했다. 최연소 팀장, 과장 타이틀을 달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이 대표가 관심을 둔 분야는 패션이었다. 그는 학창시절 도매업체에서 나이키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신발을 떼와서 인터넷 카페 등에서 팔았다. 이 대표는 “당시 맥도날드 시급이 1800원이었는데 신발 하나 팔면 최대 3만원 정도 남았다”고 회상했다.

군대 전역 후에는 리바이스코리아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1년 뒤 학교에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패션회사에 티지엠트랜드에 들어가 브랜드 론칭을 담당했다. 3년만에 연 매출 100억원의 브랜드로 키웠다.

그 뒤 이 대표는 미국으로 갔다. 국내 패션 잡지 ‘패션비즈’에서 미국 현지 통신원으로 일했다. 이후 동양그룹에서 제안을 받고 귀국했다. 매그앤매그 편집샵 사업기획팀장을 역임했다.

출처: 로우로우 블로그 캡처
(왼쪽부터)로우로우 첫 손님 민우씨와 협업한 민우가방과 안경테 제조업체인 대한 하이텍 이름을 새기며 '존경마케팅'으로 화제가 된 로우로우 안경

스튜디오 구석에서 창업…첫 해 매출 8억 대박

창업은 2011년 결심했다. 편집샵 업체에서 최연소 과장이 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내 브랜드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패션에 관심도 있었고, 경력도 쌓이니깐 내 브랜드 론칭이 절실했죠.” 회사를 다니면서도 내 브랜드 생각만 나자 결국 창업에 나섰다.


시작은 친구가 운영하는 사진스튜디오 구석에서였다. 로우로우라는 이름으로 가방을 만들었다. 첫 작품은 12만9000원짜리 백팩이었다. 브랜드도 무명이고 홍보도 안 해 팔리지 않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2주만에 첫 물량 300개를 몽땅 팔았다. 이후 에이랜드, 프리스비 등 유명 편집숍에 입점했다. 첫해에만 약 7000개를 팔아 8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듬해 홍대에 사무실 겸 매장을 냈다. 직원도 채용하고, 가방 외에 지갑, 모자 등 잡화류도 만들었다. 이후 2015년 광장시장에 2호점을 내는 등 지금까지 6개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중국과 독일, 홍콩 등 12개 지역에 수출도 한다.


성공의 비결을 묻자 이 대표는 “제품의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더더기는 줄이고 오직 기능에만 집중한다고 했다. 문제 해결방법을 찾고 고객이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그는 정의했다. 예컨대, 가방 안감을 검정색이 아닌 하얀색으로 하는 것이 그렇다. 빛을 반사하는 색으로 구석에 있는 물건까지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대표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점이라도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면 디자인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출처: jobsN
일본 시부야 로프트에 입점해있는 로우로우(좌)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이의현 대표(우)

카나이 회장이 찾아와 “컨퍼런스 참석해달라”


지난 2017년 11월 이 대표는 일본계 생활잡화 브랜드 ‘무인양품’ 컨퍼런스에 초대받기도 했다. 무인양품은 연 매출 3조억원 선의 생활용품 분야 대표 글로벌 기업이다. 이 컨퍼런스에는 각국 지사장과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카나이 마사아키(金井政明) 무인양품 회장을 만났다. 오오니시 카츠시(大西克史) 무지코리아 대표가 유망한 브랜드라면서 카나이 회장에게 로우로우를 소개했다. 카나이 회장이 관심을 보여 직접 로우로우를 찾았다. 그때 컨퍼런스에 직접 초대했다. “무인양품과 상품철학이 비슷하다”는 이유였다. 컨퍼런스에서 이 대표는 로우로우의 창업 역사와 경영 철학, 비즈니스 전략 등을 발표했다. 무인양품 디자인팀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또 로우로우는 협력을 한 제조업체의 브랜드와의 상생도 강조한다. 이 대표는 “지퍼의 YKK, 신발 아웃솔의 비브람 등 해외에서는 제조업체가 거대 브랜드로 성장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도 뛰어난 업체가 많은데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로우로우의 안경에는 제조업체인 대한하이텍의 이름이 함께 들어간다.


로우로우는 지난 6년간 연 20~30%씩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현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 장기 목표는 “사람들의 일상에 꼭 필요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대표는 “오직 제품과 제품을 쓸 고객에게 집중을 했더니 해외 입점 문의, 해외 파트너십 제안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게 경쟁력이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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