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넹/넴/네/네넵/네네..이 말투의 차이점은?

조회수 2020. 9. 25. 22: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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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하루는 '넵'으로 시작한다

‘급여체’가 등장했다. 급식 먹는 청소년 말투가 ‘급식체’라면, 급여로 밥숟가락 뜨고 사는 직장인이 쓰는 말이 어느 순간 ‘급여체’라는 이름을 얻었다. ‘월급체’, ‘직장체’, ‘직딩체’, ‘직장인체’ 등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신조어는 가끔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가져온다. (왼쪽부터), 직장인 유행병 '일하기싫어증'

직장인의 말말말


듣도보도 못한 말이 주류인 급식체와는 달리, 급여체 대부분은 일상에서도 쓰긴 쓰는 말이다. 다만 월급 받아 사는 사람들이 남들보다 훨씬 많이 쓸 뿐이다.


우선 대화나 메신저로 자주 쓰는 급여체가 있다. 이 어투에선 직장인 인생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잘 드러나니, 학생이나 취준생도 미리 봐두면 도움이 될 듯하다.


기본대답체 : 넵/넹/넴/네/네넵/네네. 기분별, 친분별, 상황별에 따라 다른게 특징. 전통적인 ‘예 알겠습니다’ 등은 너무 딱딱하고 군대 느낌이라 최근엔 사라지는 추세다. 물론 그렇다 해서 저렇게 답하는 직장인들 맘이 편한건 아니다.

기본부탁체 : 피드백(or컨펌) 요청드립니다. 직장인들은 하루에도 수십번을 ‘드린다’.

휴먼격동굴림체 : 수정 요청드립니다. 주로 어려운 부탁을 할 때 쓴다.

휴먼독촉체 : 동음이의어는 아삽(ASAP). 애즈 순 애즈 파서블(as soon as possible)이다. 대개 말이야 ‘가급적’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제발 빨리 좀 하라는 소리다.

책임공동분담체 : 크로스체크(대조·분석) 부탁드립니다.

이메일마지막문단체 : 일정 확인 또는 연락 부탁드립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말도 상황따라 느낌은 다르다.

‘알아두면 쓸 데 있는’ 급여체도 있다. ‘회사’라는 조직 특성에서 비롯된 말들로, 외부인은 알기 어려운 나름의 전문성이 묻어 있다. 주로 상사의 지시나 공동 업무에서 많이 쓰인다.


“디벨롭해서 다시 가져와” : 문서나 아이디어의 초기 내용이 부실하여 살을 붙이다


“바쁘니까 네가 어레인지 해와” : 피드백, 미팅 등을 조율 및 정리한다.


“이번 보고서 캐주얼한데?” : 문서나 아이디어가 편안하고 프리하지만 나름 폼은 갖췄을때.


“이건 사이즈베리(or바리)해” : 시안의 사이즈를 바꾸다.


“후려치자” : 예산 부족으로 견적을 깎다.


“아이데이션 좀 더 해봐” : 해외 성공 사례를 찾다, 구글링하다, 네이버에게 묻다.


“다음주부터 킥오프~” : 프로젝트 시작, 곧 무한 야근 헬게이트 열린다.


“그건 내가 개런티못해” : 확실하게 보장 못한다. 한마디로, 알아서 해라.


“레퍼런스를 전달해서 이렇게 됐잖아” : 클라이언트의 눈높이를 한껏 높이다.

출처: '무한상사' 캡처
희망과 애증의 월급날

해석은 자유, 직장인 애환 담겨


급여체는 실제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문장이나 상황들을 위트있게 잘 찝어내 직장인들 사이에서 공감과 재미를 얻고 있다. 잡지사에서 일하는 이우종(29)씨는 “마감이 다가와 급할때면 대화하는 시간도 아까운데, 짧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급여체가 편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회사원 양세준(35)씨는 “매일 쓰는 말에 ‘~체’라는 이름이 붙으니 재밌기도 하지만, 들을수록 지치는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무한상사' 캡처
직장생활의 절반은 말이다.

급여체 해석에 정답은 없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도, 듣는 사람의 이해도 사람마다 다르다. 각자 해석은 자유지만, 주로 사용하는 말들에서 직장인 문화를 엿볼 수 있다. 하기 곤란한 말은 부드럽게 돌려말하거나, 직장내 은어도 있다. 영어 뒤에 ‘~하다’를 붙여 영어와 우리말을 혼용해 표현하고 있는 것도 급여체의 특징이다.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거나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워 해야하는 직장인들의 심리도 엿보인다.


글 jobsN 김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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