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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설현 뒷모습 대신한, '수중 모델'그녀의 고충

조회수 2020. 9. 25. 22: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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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광고 속 전지현·설현 뒷모습의 정체
수중 모델 겸 기획자 김희진
전지현·설현 뒷모습의 주인공
"물 속에 있을 때 가장 행복”

드라마에서 아름다운 인어의 뒤태를 뽐냈던 전지현. 광고에서 시원하게 풀장으로 입수하던 설현. 이 장면에는 비밀이 있다. 화면 속 뒤태가 본인이 아니라는 것. 물속에서 전지현과 설현 모습을 하고 자유자재로 유영하던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수중 모델 김희진씨다.


톱스타 대역뿐 아니라 수심 10m 대형 수조에서 한복과 웨딩드레스를 입고 화보 촬영을 한다. 때로는 가오리, 상어와 함께 어울려 공연을 선보인다. 김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티스틱 스위밍으로 물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국가대표 선수를 거쳐 지금은 수중 모델 겸 기획자로서 각종 촬영을 하고 공연을 기획한다.

출처: jobsN
수중모델 김희진

얼떨결에 시작한 아티스틱 스위밍‥국가대표까지


-아티스틱 스위밍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국가대표를 꿈꾸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수영할 줄 아는 학생 중에 자원을 받았어요. 아티스틱 스위밍이 뭔지도 모르고 지원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혔고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대학교 1학년까지 활동했어요. 대학교 2, 3학년 때는 학교 소속으로 대회를에 나갔습니다."


-수상경험은

"바르셀로나 세계 선수권 대회 팀 11등,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11등 했습니다. 매번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아티스틱 스위밍은 비인기 종목입니다. 선수 시절 지원을 못 받았고 이후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수중모델로 공연과 촬영..공연기획까지


대학교 3학년 무렵 선수를 그만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코치로만 남기에는 아쉬웠다. 2009년 졸업 직후에는 심판 자격증을 취득해 활동했다. 이후 수중 공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나중엔 공연 기획팀도 직접 만들었다.

출처: 김희진 인스타그램 캡처
아쿠아리움에서 공연하는 김씨와 팀원들, 한복 입고 수중 촬영에 임하고 있는 모습

-수중 공연은 어디서 했나요


"한화 아쿠아 플라넷에서 섭외가 왔습니다. 음악과 컨셉에 맞춰 공연을 했어요. 싱크로나이즈는 물에서 많이 올라올수록 점수가 높아서 깊이 잠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중 공연은 말 그대로 물속에서 하는 거라 처음에 힘들었지만 곧 적응했습니다. 가령 세계 지구의 날이 있는 5월엔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컨셉의 공연을 합니다. 물의 신, 하늘의 신, 땅의 신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시즌에 맞춘 공연이 대부분이죠. 1년 정도 아르바이트로 하다가 2010년 겨울부터 수중촬영 및 기획 회사 ‘제이스포(JSPO)’를 차렸습니다."


-제이스포에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수중 공연을 기획하고 수중 광고 및 잡지 촬영 등을 합니다. 모델이 필요한 곳에 후배를 소개하기도 해요. 공연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2017년 초부터는 경기도 아티스틱 스위밍 팀의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광고 촬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수심 7~8m의 대형 수조에 들어가서 컨셉에 맞게 포즈를 취합니다. 세탁기 광고부터 방수 제품 광고 등에 출연했는데 광고 촬영이 물에서 하는 것 중 가장 힘듭니다. 첫 광고 촬영 때는 숨을 쉬지 못해 아찔한 상황까지 갔던 적도 있어요. 세탁기 광고 때 드레스를 입고 촬영했습니다.


촬영 때는 중간에 수면 위로 올라가 숨을 쉬는 자가 호흡법과 호흡기를 물고 있다가 촬영 때 떼는 방법이 있어요. 당시에는 자가호흡이었죠. 숨을 쉬려고 올라가는데 다리에 드레스가 엉켜서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허우적거렸더니 촬영팀은 계속 포즈를 잡는 것으로 착각하더군요. 겨우 올라가 숨을 쉬었어요. 죽을 뻔했습니다. 다음부터 더 조심하게 됐죠."


전지현, 설현 등 톱스타 대역

출처: 김희진 인스타그램 캡처
김희진씨가 대역으로 촬영 후 방영된 장면과 극 중 남자배우 집 안 수영장에서 인어 옷을 입고 찍은 사진, 설현이 출연한 TV 광고에서 수영하는 모습

-배우 대역도 했다고 하는데

"광고나 드라마 촬영 때 배우가 소화하기 어려운 수중 장면이 있으면 제가 대신 연기를 했어요. 대표적으로 SBS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씨와 스프라이트 CF 설현씨 대역을 맡았습니다."


-대역 촬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섭외가 들어오면 대본을 받아 촬영할 장면을 파악합니다. 이후 촬영장에서 배우와 최대한 비슷하게 옷과 머리 스타일을 맞추죠. 촬영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배우가 소화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장면이 나오면 제가 들어갑니다. 가령 푸른바다의 전설에서는 전체장면, 전지현씨가 물속에서 멈춰있거나 집안 수영장 장면 등을 제가 대신 촬영했습니다. 워낙 전지현씨가 수중 촬영을 잘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대역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

"촬영에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안 해줍니다. 지금은 괜찮은데 처음엔 많이 헤매기도 했어요. 또, 드라마는 한 장면을 방향을 다르게 해서 1~2컷에 끝나지만 CF 대역 같은 경우는 드라마보다 3배 더 오래 걸립니다. 스프라이트 광고 촬영 때 물 위로 올라와서 숨 쉴만 하면 다시 들어가서 촬영 해야했어요. 그래도 촬영 감독님이 생각하는 것과 저의 연기가 잘 맞으면 뿌듯합니다."


귓병·감기 달고 살지만 행복


-직업병이 있다고 하는데..

"귓병을 항상 달고 삽니다. 물에서 거의 눈을 뜨고 있어서 눈에도 많은 무리가 옵니다.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감기입니다. 깊은 물 속에 들어가면 수압을 견뎌야 하는데 코가 막히면 그게 어려워집니다. 항상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해요."

출처: 김희진 인스타그램 캡처
수중 촬영 중인 김희진씨

-수중모델은 어떻게 하나요

"아티스틱 스위밍을 하던 친구들처럼 선수 출신이 많이 하는데 따로 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일반인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촬영회 같은 곳에 참여하다 보면 다양한 촬영 기회가 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물속에 있으면 편안합니다.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직업병에 시달리고 힘든 점이 있어도 물속에 있을 때가 행복합니다.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고 싶어요. 아직 수중 모델 시장이 작습니다. 후배들이 조금 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겁니다. 저는 광고 편당 200만원 정도 받습니다. 사실 아직 명확한 보수 기준이 없습니다. 후배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끔 그 기준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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