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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맞으려고 들어갔다가 ‘화들짝’ 놀라고 나오는 이곳은?

개팔자가 상팔자‥반려견이 침 맞고 뜸 뜨고 한약 먹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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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수의사 강무숙 원장
동물 위한 침구보정틀 개발
"양의학, 한의학 시너지 내길"

코를 찌르는 한약냄새와 익숙한 약장. 일반 한의원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침을 맞고 있는 환자는 사람이 아닌 강아지. 강아지들이 가만히 엎드려 침과 뜸을 맞고 있는 이곳은 한방수의원이다. 강무숙(43)원장에게 진료받는 강아지들은 주사를 맞고 가루약을 먹는 대신 침 치료를 받고 한약을 먹는다.


한방수의원 찾는 동물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중증환자다. 마비가 온 반려묘, 홍역을 앓고 있는 반려견 또는 암 걸린 반려 토끼 등 강원장 손에서 한방치료를 받는다. 대부분은 몇 주간의 치료 후 다시 걷거나 피부를 회복한다. 반려동물을 위해 침을 놓고 한약을 짓는 그녀 역시 처음엔 일반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수의사였다.

강무숙 원장

출처jobsN

슬럼프 겪고 전통수의학회 알게 돼


강 원장은 전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다. 여느 수의학과 학생처럼 수의사 면허 시험을 봤다. 한 번에 면허증을 취득한 그녀는 병원에서 일을 시작했다. 1~2년 차 때는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것이 재밌고 뿌듯했다고 한다.

"1~2년 차 때는 배운 대로 치료를 하면 강아지들이 감쪽같이 나았습니다. 신기하기도 했고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3년 차에 들어서자 전과는 다르게 치료를 해도 아픈 친구들이 낫지 않았어요. 나중에 보니까 처음엔 어렵지 않은 진료를 주기 때문에 마치 명의가 된 것처럼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던 겁니다. 뜻대로 안 될 땐 포기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때 전통수의학회를 알게 됐죠."


한방수의학 공부


워낙 한의학에도 관심이 있었다. 수의사학회공고를 통해 한방수의학을 알았다. 전통수의학회는 한의학에 관심이 있는 수의사들이 모인 곳이다. 한방수의학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강의를 열어 일반 수의사들에게 한방수의학을 가르치기도 한다. 2003년 학회에서 진행한 제1회 한방수의학 강의를 들었다.


"한의학의 기초 음양오행, 주요 혈 자리 등 이론 강의를 들었어요. 실제 반려동물을 데리고 침·뜸 치료 실습도 했습니다. 처음엔 한의학이 이상 했습니다. 가령 서양의학에서는 마음이 아프다고 하면 정신질환으로 보고 그쪽에 치료를 맡겨요. 그런데 한의학에서는 마음이 아픈 건 심장에 문제가 있는 거라고 말합니다. 2000년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도 했죠. 그런데 강의를 들을수록 한의학은 개인의 상태와 주변 상황에 대해 섬세하게 다가가더군요. 거기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직접 반려견에게 침 시술을 하는 강 원장(좌) 강원장이 직접 개발한 침구보정틀에서 침·뜸 치료를 받고 있는 강이지들

출처jobsN, 동물제중원 금손이 페이스북 캡처

강의는 일요일 9시부터 6시까지 대전에 위치한 충남대학교에서 진행했다. 강원장은 "그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서울에서 일했는데, 1년 동안 주말을 반납하고 공부했다"고 한다. "피곤했지만 좋아하는 일이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1년 동안 모든 강의를 수료하면 시험을 본다. 시험은 '다음 중 혈의 기능이 아닌 것은' '혈 자리를 고르시오' 등의 객관식 위주라고 한다. 80점 이상이 합격이다. 합격하면 전통수의학 수료증이 나온다.


침구보정틀 개발


한방수의학 강의 수료 후, 다른 수의사와 함께 D동물병원에서 양방과 한방치료를 병행했다. 처음 한방진료를 봤던 강아지는 페키니즈였다. "잘 걷지 못해서 MRI를 확인하니 디스크 초기였어요. 뜸을 포함한 침 치료와 한약 처방으로 2주 정도 치료를 했습니다. 그러더니 잘 걷더군요. 처음에는 믿지 못했습니다. 나을 때가 돼서 걸은 것인지 제 치료 덕분인지 몰랐는데, 2년 정도 지나니 알겠습니다. 한방치료가 효과가 있던 것이었죠."


당시 침 치료를 할 때는 강아지를 주인이 안고 있었다. 비글이나 슈나우저와 같은 중형견 경우에는 간호사와 주인이 치료하는 20분 내내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있어야 한다. 힘이 센 강아지들은 치료가 끝나면 간호사가 진이 빠져 다음 진료를 못 볼 정도였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강아지는 물론 의료진도 편하게 진료를 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사람이 침을 맞을 때 편하게 누워있는 것처럼 반려견들도 편하게 누워있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아지 신체구조에 맞는 침대를 만들면 될 것 같았습니다. 직접 목재를 사다가 만들었죠. 7~8가지 시도 끝에 지금의 침구보정틀을 완성했어요. 2년 정도 걸렸습니다. 국내 한방치료를 하는 동물병원 200여 곳에서 사용 중입니다. 심지어 중국, 일본 등에서도 사 갔어요."


동물제중원 금손이 개원


2013년에 독립해 한방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동물 제중원 금손이를 열었다. 100% 예약진료제다. 1시간에 최대 두 마리씩, 초진일 경우에는 1시간에 한 마리만 본다. 하루에 15~20마리만 예약을 받고 그 이상은 받지 않는다. 강원장은 "그래야 제대로 진료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진료 과정은 사람과 비슷하다. 아픈 반려동물의 맥을 짚고 설진(舌診·혀의 상태를 보고 질환을 판단하는 방법)을 본다. 그리고 주인에게 '아이가 밥은 먹나' '최근 기분은 어떤가' 등의 질문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찾는다고 한다. 강원장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노견이나 중증환자다.

만성 피부병을 앓고 있던 포메라니안. 약을 처방받았지만 약을 받을수록 각질이 심해지고 나중엔 탈모까지 와서 강 원장을 찾았다. 강원장은 "면역력 증진을 위한 한방치료와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을 병행했다"고 말한다. 이후 완치가 된 모습.

출처동물제중원 블로그 캡처

"디스크는 물론이고 피부질환, 마비가 온 아이들이 찾아옵니다. 선천적으로 뇌가 80% 없는 친구도 입원한 적이 있어요. 장애 때문에 이미 두 번의 파양을 당했던 친구고, 저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전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이후였죠. 이런 친구들은 깨어나도 정상으로 못살 거라고 말했는데도 살리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뇌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보통 간하고 콩팥이 약합니다. 이를 보완해주기 위한 침·뜸 치료를 계속했죠. 당시 퇴근해서도 집으로 데리고 가 치료를 했습니다. 입원한 지 3일 만에 깨어났어요. 지금은 장애를 갖고 있지만 건강하게 잘살고 있습니다."


강원장의 목표는 "반려동물이 21살까지 건강하게 주인과 함께 살게 하는 것"이라며 "평균수명이 15~16살이다. 현실적으로 건강관리를 잘한다면 스무 살은 넘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목표를 21살로 정했다"라고 말한다. "누구는 한의학을 비과학적이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그랬어요. 과학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이해되지 않는 설명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목표는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서로를 비판하기보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합해 시너지를 내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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