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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스비" 외치던 남자..이런 사람이었어?

조회수 2020. 9. 21. 18: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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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덴츠 코리아 수석국장 오경수
광고모델부터 영화출연까지
"본업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거꾸로 거꾸로~거꾸로 아닌가 봐요 가스비 만만치 않을 텐데"


까까머리에 동그란 안경, 만화 캐릭터처럼 턱수염 난 아저씨. TV 채널을 돌리다가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이 사람 이름은 오경수(50). 사람들은 그를 연기자나 개그맨 광고 모델로 알고 있다. 여러 광고에 나왔고 SBS 샐러리맨 초한지, 완벽한 파트너 등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따로 있다.


바로 광고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현재 광고대행사 덴츠 코리아의 수석국장이다. 드라마, 영화, 방송을 누비는 오 국장은 광고업계에서 멀티플레이어로 통한다. 최근엔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강의도 나간다.

출처: jobsN
오경수 국장

종합예술의 꽃 광고대행사 입사


처음부터 광고에 뜻이 있는 건 아니었다. 전시나 쇼윈도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다. 국민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 후 쇼윈도 디자이너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이 적었다. "당시 과 동기들은 대부분 광고대행사에 취직했습니다. 광고 대행사를 종합예술의 꽃이라고 불렀어요. '일단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1994년 대홍기획에 인턴으로 입사했습니다."


1년 동안 인턴으로 일했다. 1995년에 디자이너로 정식 입사했다. 디자이너는 인쇄 광고 담당이지만 그는 영상 광고, 프로모션 등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다. 영상광고를 담당하는 PD 회의에 끼어들어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 같은 광곤데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 않나'라는 신입사원의 패기였다고 한다. 욕도 많이 먹었지만 나중엔 선배들이 PD 회식 자리에 끼워 주기도 했다.

출처: 본인 제공
다양한 광고에 출연한 오 국장. 그동안 그가 출연한 광고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러다 직접 광고에 출연 하기 시작했다. "광고제작자가 광고에 출연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엑스트라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석기시대 초콜릿 광고에 처음 출연했습니다. 원시인 추장 역할을 맡은 분이 추장치고 너무 젊었어요. 배도 조금 나오고 머리카락도 없는 제가 대신하게 된 거죠. 빵빠레, 찬호박 등 제과 광고 20여 편에 출연했습니다. 처음엔 수줍었는데 몇 번 해보니 촬영을 즐기게 됐어요."


제일기획에서 끼를 펼치다


1999년 2월, 대홍기획에서 나와 잠깐 외국계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다. 코카콜라, 로레알, 모토로라 등의 광고를 맡았다. IMF가 끝날 무렵 제일기획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고 2000년 6월에 이직했다.


서울우유, 하이모, 세콤 등 광고 출연도 계속했다. 그러다 귀뚜라미 보일러를 만났다. "귀뚜라미 보일러 경비원 편을 제작했어요. 콘티 발표 때 15초짜리 영상처럼 연기하면서 설명했습니다. 그게 회장님 마음에 쏙 들었던 모양입니다. 모델로 제시했던 김인문 배우 대신에 제가 연기를 했어요. 한두 번 하고 말 줄 알았는데 15년 동안 귀뚜라미 보일러 전속모델로 활동했습니다. 전문 모델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델료는 회장님 재량에 따라 받았습니다. 다만 귀뚜라미 광고 이후 1억원짜리 광고제안이 들어왔는데 타 광고 대행사 광고라서 고사했어요."

다양한 광고에 얼굴을 비추다 보니 드라마 출연 제안을 받았다. 회사에서도 허락했다. 그래서 출연한 것이 KBS 드라마 '달자의 봄'. 3개월 동안 드라마를 찍고 회사로 돌아왔다.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다. 광고뿐 아니라 방송, 예능 등 다양한 곳에서 섭외 문의가 들어왔다. 광고 제작부터 출연까지 바빴지만 힘들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때는 일에 푹 빠져 있었어요. 즐기지 않았으면 못했을 겁니다. 대신 가정에 소홀했죠. 지금까지도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또, 그때 회사에서 광고와 방송 활동 중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맞아요. 두 가지 일을 다 잘하기 어렵죠. 그런데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통해 나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보고 싶었어요. 고민 끝에 제일기획을 나왔죠."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본업은 광고인


2008년에 외국계 광고 대행사 덴츠 코리아로 이직했다. 오 국장의 광고·드라마 출연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오히려 좋게 봐줬다고 한다. 이후 MBC 장난스런 키스, SBS 샐러리맨 초한지, 영화 완벽한 파트너 등에 출연했다. 연기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고 말한다.


"연기와 광고 둘 다 대본을 해석하고 내 역할을 파악해요. 어떤 느낌으로 연기할지 컨셉을 잡죠. 다만 초반에 연기자들과 어울리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분장실에선 '하던 일이나 잘하지 여긴 왜 와 있는 거야'라는 말도 들었어요. 평생을 치열하게 연기해온 분들에겐 제가 안 좋게 보이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역할이든 아니든 최선을 다하니까 나중엔 연기자들과도 친해졌습니다. 촬영장 인연으로 제 광고에 출연한 배우도 있었죠."


광고제작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한 소셜 커머스 런칭 캠페인을 맡아 200만 명이 채 안 되던 가입자를 1400만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캐논 카메라, 스케쳐스 신발 등 지금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오 국장은 "언제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일이 1순위"라며 "광고와 방송출연으로 바쁠때도 광고주와의 관계를 형성하거나 광고를 제작할 때 도움이 많이 돼 괜찮다"고 말했다. 회사 규모와 개인 실적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광고대행사 국장급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연봉은 1억이 넘는다. 

출처: jobsN

지금은 카메오 출연만 하면서 본업인 광고제작에 힘쓰고 있다.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제 본업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광고모델, 드라마·영화·방송출연은 미지의 분야가 궁금해서 시작했던 일들이에요. 커리어에 도움이 많이 됐죠.


이처럼 광고인은 폭을 넓혀가는 사람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야 해요. 관심이 없어도 기웃거려보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연기에 도전했던 것과 같아요.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안 하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더군요. 그러니 도전하세요. 시도 조차 안 하면 내 안에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도 모르고 끝나버리니까요."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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