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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1' 준우승 '신들린 젬베' 조문근, 요즘 뭐하세요?

조회수 2020. 9. 21. 17: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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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K' 첫 준우승자 조문근씨, 요즘 사는 모습은
슈퍼스타 K 초대 준우승자 조문근씨
프로 무대 버리고 인디 음악계로 되돌아가
"풍족하진 않아도, 좋아하는 일 하니 행복해"
출처: 조선DB

지난 2009년 10월 9일, 두 달 간 온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Mnet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가 그 막을 내렸다. 71만 3503명에 달했던 참가자 중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은 단연 조문근(32)이었다. 비록 서인국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젬베(djembe)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연 이후 한동안 스포트라이트 속에 서기도 했지만, 오래지 않아 그는 프로 무대를 버렸다. 그리고 다시 홍대 앞 인디 뮤지션으로 돌아왔다. 비록 풍족하진 않지만,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한다. 그렇게 8년을 살았다 했다.

출처: jobsN
서울 마포구 합정역 부근에서 만난 조문근씨.

되돌아오기까지

슈퍼스타 K로 이름을 알리기 전, 그는 인디밴드 멤버였다. "기타 치는 신홍민 형과 함께 ‘길잃은 고양이’ 팀으로 활동했어요. 저야 즐거웠지만, 집에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아들이 실용음악과 지원해 떨어지고 군대 다녀와, 고졸 신세로 젬베만 끼고 있었으니까요."


본인 뜻으로 슈퍼스타 K에 참가한 건 아니었다 한다. "길거리 공연을 자주 했는데, 홍민이 형 친구가 그 장면을 찍어 슈스케(슈퍼스타 K)에 내는 바람에 출전하게 됐어요.” 이후엔 규제가 풀렸지만, 슈퍼스타 K 첫 시즌까지는 팀 단위 참가를 허용하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길잃은 고양이’가 둘로 쪼개졌고, 신씨는 TOP10에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 때문에 경연 직후 이어진 주류 가요계에서 홀로 활동해야 했다. “고등학교 밴드 보컬로 음악을 시작한 이래, 혼자 다녀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동료가 없으니 노래하는 게 흥이 나지 않더군요. 더군다나 메이저에선 음악성을 떠나 잘 팔릴만한 음악을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출연자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내가 뭐하고 있는 건가 싶더라고요.”

방송 무대를 떠나 거리로 돌아왔다. 그러다 버스킹(거리 공연)을 하던 드러머 이시영씨를 만났고, 이씨 소개로 베이스 이재하씨를 알게 됐다. 이재하씨는 기타 이홍휴씨를 소개했다. 이들은 이렇게 인연을 맺어 2012년 ‘조문근밴드’를 결성했고, 2013년 앨범 ‘말 좀 해봐’를 내고 데뷔했다. 지난 5년간 앨범 6개를 냈고,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출처: 조문근밴드

조문근밴드

조문근밴드 목표는 누구나 즐겁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곡을 만들려 록(rock), 힙합, 일렉트로닉, 블루스 등 웬만한 장르는 다 한 번씩 손대봤어요. 해 본 적 없는 장르라도 괜찮네 싶으면 무작정 덤볐거든요. 그래서 너희 음악 장르가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답을 못해요. 사실 딱히 상관은 없어요. 장르는 듣는 분이 정해주시는 거지, 연주하는 사람이 주장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니까요.”


예전처럼 간혹 버스킹도 한다. “만든 음악을 평가받고 싶어서에요. 시험 무대라지만, 준비만큼은 슈퍼스타 K 생방송 때 못지않게 하고 나가요. 관객께서 시간 써가며 봐주시는 공연이니까요. 지나다 우연히 붙잡힌 발걸음일지라도 말이죠. 실력도 준비도 갖추지 못한 버스커가 하는 공연은 불필요한 공간 차지에 소음공해일 뿐이에요. 예술가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은 있어야죠.”


수입은 그리 많지 않다 한다. “앨범 수익은 정확히 사람 머릿수대로 나눠서 가져가는데요. 솔직히 그것만으로 먹고 살 순 없고요. 이 때문에 각자 부업을 하죠. 밴드 차원에서 ‘합정역 6번 출구’라는 이름으로 작곡팀을 꾸려 영화나 드라마 OST 제작에 참여한 적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엔 드라마 ‘돌아온 복단지’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OST를 부르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음악 하는 게 재밌어 행복하다. “좋아하는 걸 직업 삼아 할 수 있다는 건 큰 복이니까요. 형편이 좀 어려운 것쯤은 감수해야죠. 애초에 그저 돈벌 생각으로 음악을 했다면, 굳이 이런 길을 택하지도 않았을 거고요."

앞으로는

우선 목표는 올해가 지나기 전 싱글 앨범을 한 장 더 내는 것, 그다음은 밴드명 변경이라 한다. “저희를 ‘이치현과 벗님들’, ‘신중현과 엽전들’, ‘강병철과 삼태기’처럼 대선배님 시대 밴드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게다가 너무 저만 두드러지는 이름이라 민망한 점도 있고요. 아무튼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만 쭉 해오던 연말 콘서트는 건너뛸 예정이다. “지난 8년간 음악 방송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지며 실력 있는 가수분이 많이 등장했고,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발달해 음악을 듣는 분들도 훌쩍 늘었어요. 자연히 가요계 수준도 높아졌고, 청중의 기대 수준 또한 확 올랐죠. 하지만 제 실력은 시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듯해요. 부끄러운 일이죠.”


단독 콘서트는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음악을 찾아내는 때 다시 열 계획이라 한다. “누가 들어도 편하고 좋은 곡이 분명히 있을 거에요. 단지 우리 실력이 부족해 사람들의 니즈(needs)를 아직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을 뿐이죠. 하루빨리 두루 사랑받는 곡을 만들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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