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도 절반은 나오고, 하루 15시간 근무..연봉은 2천6백

조회수 2020. 9. 24. 0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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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일하는 재미도 있어요" 경기도를 달리는 20대 버스 기사
군대 운전병→마을버스→시내버스 기사
일할 때 간섭 받지 않아 스트레스 적은 편
장애인 위한 택시 운전하는 공무원 꿈꿔

"기사님, 추석 잘 보내세요."

"연휴 잘 보내시고 소원 꼭 이루세요."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를 달리는 한 버스 안. 새내기 버스 기사 방영훈(25)씨가 승객들과 추석 덕담을 주고 받는다. "명절이라 승객이 많이 줄었어요. 평소 출퇴근하는 분들이 많이 타거든요. 도로에도 차가 거의 없네요."


방씨는 2016년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시작해 올해 6월부터 시내버스를 몬다. 최장 10일을 쉬는 이번 황금 연휴에도 절반은 근무한다.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 운전 일정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버스 운전을 하면서부터 명절에도 일하는 게 당연해졌다. "아무래도 온전히 쉬지 못하니 서운하기도 하죠. 하지만 명절에 일하는 재미도 있어요. 평소에는 교통카드만 찍고 지나가시던 승객들이 명절에는 '고생한다'고 격려도 해주세요."

출처: 천국의 기자단
2년째 버스 운전을 하는 방영훈씨

하루 15시간 격일 근무‥연봉 2600만원↑


방씨는 하루 15시간 일한다. 대신 근무한 다음날은 쉰다. 경기도 파주에서 출발해 고양시까지 가는 노선을 하루 4~5번 정도 왕복한다. 한 번에 70㎞, 한 번에 2~3시간 정도 걸린다. 출근 시간은 배차 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오전 5시 첫차를 운전할 때는 새벽 4시에 나온다. 늦어도 오전 7시에는 출근한다. 퇴근은 출근 시간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 사이에 한다.


-버스 운전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군대에서 운전병을 했습니다. 운전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운전을 하면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찾다보니 운전직 공무원을 꿈꾸게 됐어요. 그 중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택시 운전을 하고 싶습니다. 운전직 공무원을 하려면 대형버스 운전 경력이 필요하더군요. 길가에 붙은 마을버스 운전기사 모집 현수막을 보고 무작정 찾아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공무원이 되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적성에 잘 맞습니다."


9급 운전직 공무원은 제설차나 정부 의전용 차량 같은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차량을 운행·관리한다. 연봉과 복리후생은 9급 공무원과 같다. 채용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지만 운전직 공무원에 응시하려면 1종 대형 운전면허를 갖고 있어야 한다. 1년 이상 대형버스 운행 경력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2016년 경쟁률은 대략 50대 1 수준이었다. 대부분 마을버스로 경력을 시작한다. 하지만 마을버스는 대형버스 규격에 맞지 않기 때문에 1~3년 경력을 쌓고 시내버스로 이직한다.  

출처: 천국의 기자단
안전운전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버스를 정비한다.

-출근해서 반드시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보통 첫차는 오전 5시, 막차는 오전 7시 50분에 출발합니다. 매번 바뀌는 일정에 맞춰 보통 1시간 전에 출근합니다. 보통 그날 받은 버스를 하루 종일 운전합니다. 운행 전 차량 정비부터 합니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청소도 직접 합니다. 좌석 구석에 있는 먼지나 쓰레기를 치우고 창도 깨끗하게 닦습니다."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요?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운행 거리가 비교적 짧은 마을버스 기사는 월급 150만~180만원을 받습니다. 연봉으로 치면 2000만~2600만원 수준입니다. 시내버스는 마을버스보다 조금 더 받습니다." 

출처: 천국의 기자단
격일제로 일하는 방씨는 오전 4~7시 사이에 출근해 하루 15시간 일한다.

열정 못지 않게 꾸준함 중요


20대 버스기사는 아직 흔하지 않은 편이다. 방씨의 동료는 대부분 40대 이상이다. "친절하다" "친근하다" 라는 승객도 있지만 원치 않게 구설수에 오를 때도 있다. "얼마 전 한 승객이 다른 20대 버스 기사 얼굴을 몰래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조롱한 적이 있다"라며 "버스는 누구나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라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20대가 흔치 않은 직업인데 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20~30대 지원자들도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40~50대 동료가 많습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젊은 사람이라 조만간 그만둘거다' 하셨대요. 이제 2년이 돼가니까 '운전도 잘하고 싹싹하다'라며 다들 좋아해주세요."


-청년들이 도전하기 어렵지 않나요?

"요즘에는 20~30대들도 꽤 늘었습니다. 운전직 공무원 지원자격을 채우려는경우도 있지만 운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이라 면허만 있으면 도전해 볼 수 있어요. 사실 버스 운전이 쉽지 않습니다. 하루 근무 시간이 길다보니 집중하지 않으면 크고 작은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집중력이 좋아야 해요. 운전 기사 나이에 따라 서로 장점이 있어요. 연령이 높으면 운전 실력이 좋고, 나이가 어리면 체력이 좋거든요."


-식사와 화장실은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일단 운행을 시작하면 종점에 가기 전까지 화장실을 잘 안가려고 합니다.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화장실 가고 싶으면 신(神)을 먼저 찾아라' 라는 말을 해요. 생리현상을 참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운행 중에는 절대 음료수를 안 마십니다. 출발 전에 꼭 화장실에 들리고요. 하도 참다보니 직업병 중 하나가 방광염입니다. 밥은 때에 맞춰 회사에서 먹습니다."

출처: 천국의기자단
운행 일지를 꼼꼼하게 살핀다.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일할 때 간섭받지 않는게 가장 좋습니다. 일반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직장 스트레스가 크더군요. 대부분 상사 등 직장 동료와 마음이 잘 안 맞을 때 생긴다고 해요. 단점은 격일제로 일하다보니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는 겁니다. 토요일, 일요일 중 하루는 일하다보니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요. 늦은 시간까지 놀기도 어렵고요."


-앞으로의 목표는?

"우선 버스기사로서 사고 없이 일하는게 목표입니다. 승객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는 게 가장 큰 기쁨이거든요. '젊은 사람이 공무원을 하고 싶다는 건 꿈이 없는 것이다' '20대인데 왜 도전하지 않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20대에게 열정이나 도전도 중요하지만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꾸준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꾸준히 제 일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글 알바천국XJOB& 천국의기자단 한상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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