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하겐다스, KFC가 월병, 떡에 목메는 이유는?
글로벌 식품 기업인 스타벅스, 하겐다즈, 패스트푸드점 KFC가 요즘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판매경쟁을 벌이는 제품은 다름 아닌 월병(月餠, 위에빙)이다. 월병은 한국의 중국인들이 가족끼리 중추절(추석)에 먹는 음식이다. 달모양을 상징해 다양한 소를 채워넣은 동그란 밀가루 과자. 사업 파트너나 지인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선물용으로 주고받는다. 말하자면 중국 송편이다.
비싼 가격에도 '품절'···'전통 찾는' 중국 소비시장
가격이 만만치 않다. 중국 최대 쇼핑몰 타오바오몰에서 스타벅스 월병(마끼아또 프렌치 블루베리 맛) 6개짜리가 328위안(약 5만6400원)에 팔린다. 하겐다즈 월병 아이스크림은(초콜렛·커피·딸기 등)는 9개 498위안(약 8만5600원), KFC 숫불고기맛 월병은 2개 49위안(약 8400원)이다. 럭셔리 먹거리인 셈이다. 비싸도 인기다. 하겐다즈 홍콩 공식 사이트에선 월병이 모두 품절이다. 하겐다즈는 2015년 중국 전체 월병 시장의 약 4%를 차지했다.
중국인 58% 구매 결정시 "중국적 요소 중시"
글로벌 식품 업체들은 월병 뿐 아니라 다양한 중국 전통 음식들을 판매한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중국 3대 명절중 하나인 단오절(端午節)에 '쫑즈'(粽子·찹쌀, 쌀, 쌀가루 등으로 만든 떡)를 만들어 판다. 세계적 식품 기업들이 중국 과자, 떡을 만들어 파는 이유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의 특성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중국 냄새가 나는 제품을 선호한다.
글로벌 PR회사 루더핀(Ruder Fin)과 시장조사업체 CSG(Cunsumer Search Group)가 작년 중국인 1040명에게 물건을 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응답자의 58%가 '중국적 요소'라고 답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중국에선 떡을 파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런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해 2017년 3월 기준 중국 커피 체인점 시장의 73%를 차지했다.
또 중국 명절에 팔리는 월병이나 떡은 수익성이 좋다. 베이징 5성급 호텔의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월병 선물 상품 마진률은 50% 이상"이라고 밝혔다. 하겐다즈, 스타벅스, KFC 등 다국적 기업이 월병을 만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출량도 증가
중국 추석이나 단오를 상징하는 월병과 떡은 이제 중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광저우 식품회사인 르펑식품(乐丰食品) 구오(Guo) 매니저는 "2016년 미국에 수출한 월병은 약 5톤이지만 올해 수출량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호주에 처음으로 약 6.93톤을 수출했다"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국의 송편을 비롯한 명절 음식들의 세계화도 생각해 볼 때가 왔다는 지적이다.
글 jobsN 김지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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