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환상의 섬'에서 24시간 보내는 이 한국인

조회수 2020. 9. 24. 00: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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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섬' 몰디브에서 일하는 20대 한국인 호텔리어 "일과 후 바다거북이 보는게 재미죠"
몰디브 호텔리어 "한국인은 전담하죠"
영어는 기본, 독어·스페인어 가능하면 도움
전세계 포시즌스 호텔·리조트 이용도 가능

1190여개의 산호섬으로 이뤄진 몰디브는 ‘꿈의 섬’으로도 불린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는 물 바깥에서도 바닥까지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에메랄드빛’을 띄고 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이런 바다를 알록달록한 무늬의 손바닥만 한 물고기 50여종이 휘젓고 다닌다.


‘이런 곳에서 살며 돈까지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주영(29)씨는 이런 생각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몰디브 수도 말레에서 보트로 30분 이동해야 하는 작은 섬 ‘쿠다후라’의 포시즌스리조트(Four Seasons Resort Maldives at Kuda Huraa)에서 근무한다. 포시즌스는 전 세계에서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글로벌 체인이다. 35개국 출신 450여명의 직원들이 쿠다후라 섬에서 근무한다. 김주영씨는 이곳에서 유일한 한국인이다. 근무한지 11개월이 지났다. 

출처: 김주영씨 제공
포시즌스리조트 쿠다후라에서 근무하는 김주영씨 모습(왼쪽).

‘리셉셔니스트’로 불리는 그는 프론트데스크에서 관광객을 안내한다. 리조트에 머무는 여행객이 궁금한 것을 전화로 물으면 응대한다. 한국인 관광객은 그가 전담한다.


하루 9시간을 근무한다는 그는 일과 후 남는 시간에 동료들과 취미생활을 즐긴다고 했다.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배우기도 합니다. 제가 바다에 들어가면 예쁜 물고기는 다 도망가는지 안 보이네요.”


몰디브는 다이버들이 선호하는 나라다. 만타 가오리, 고래상어 서식지로도 유명한데 스노클링을 하면서 어렵지 않게 이런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출처: 포시즌스 홈페이지
몰디브 리조트에 마련된 개인용 수영장(왼쪽), 바닷가 앞에 마련된 대형 수영장.

몰디브 호텔리어 "한국인은 제가 전담하죠"


-호텔리어가 된 계기가 있나요

“호텔 관광산업에 관심이 있었어요. 대학에서 컨벤션경영을 공부했는데 기왕 호텔에서 일한다면 글로벌 기업에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에서 공부하던 중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건너갔다. 텍사스 휴스턴 대학, 힐튼 칼리지에서 호텔·레스토랑 경영을 공부했다. 이후 홍콩 중문대학에서 호텔·부동산을 더 공부했다.


-근무지로 몰디브를 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고급 호텔이 모여있는 곳에서 호텔 경영과 서비스 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몰디브 자연환경이 정말 좋다는 점에도 끌렸습니다. 맑은 바닷물은 기본이고, 미세먼지나 황사는 생각도 할 수 없죠. 저는 추위를 잘 타는데 이곳 기온이 연중 27~33도 수준이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출처: 김주영씨 제공
바다위 보트에서 일몰을 보며 사진 찍은 김주영씨 모습.

그는 4번의 면접을 거쳐 포시즌스에 입사했다. 인사부, 프론트데스크 매니저, 객실부장, 총지배인 순이었다. "포시즌스는 대부분 이런 면접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번에 30분~1시간 가량 인터뷰를 했는데 일주일 만에 전형이 끝났습니다. '섬 생활에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이 매번 나와 기억에 남습니다."


섬에서의 생활이 특별히 힘들다기보다, 가족과 친구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 외로움을 견딜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접하는데 흥미를 느낀다"고 했다.


영어는 기본, 독어·스페인어 가능하면 도움

출처: 포시즌스 홈페이지
포시즌스 리조트에서 진행하는 다이버 강습(왼쪽). 몰디브 바닷속 모습.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인데 집안 반대는 없었습니까

“제가 호텔 관련 공부를 할 때도 부모님께서 큰 반대는 하지 않으셨어요. 다만 취업 전 크루즈선에서 근무해볼까? 했을 때는 많이 걱정하셨죠. 바다 위에서 근무하는 걸 위험하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제가 몰디브라는 섬에서 근무한다고 말씀드리자 ‘뭍은 밟고 일하니 낫다’며 응원해주셨습니다.”


몰디브는 한국 인천공항에서 직항 비행기를 타도 9시간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다. 그는 1년에 1~2번 부모님을 만난다고 했다. 

출처: 포시즌스 홈페이지
바닷가 앞에 마련된 수영장과 식당(오른쪽) 모습.

-몰디브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팁을 준다면

"이곳에서 일하려면 영어가 필수 입니다. 리조트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손님들과 의사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영어 말고 다른 언어를 할 줄 아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한국어’를 할 수 있죠…. 최근에는 중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만약 몰디브에서 호텔리어를 꿈꾸는 분이라면 스페인어나 독일어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 관광객이 많이 오시거든요.”


-힘들거나 불편한 점은 없습니까

“주 6일 근무인데 쉽지 않습니다. 밤샘 근무도 가끔 있어요. 도시에서 떨어진 섬이라 개인 물품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넷쇼핑을 하더라도 물건을 받으려면 한 달은 기다려야 합니다. 도심에 나가려면 배를 타고 30분은 가야 하죠. 국교가 이슬람이기 때문에 리조트가 아니면 돼지고기 요리나 술을 접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습니다.”

전세계 포시즌스 호텔·리조트 이용도 가능


하지만 좋은 점도 많다고 했다. "1년 동안 26일 휴가가 나옵니다. 상사 눈치 볼 필요 없이 적당한 때 쉴 수 있어요. 이 때 전 세계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이나 리조트를 이용할 수도 있고요. 여가시간에는 다이빙 강습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레크리에이션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섬 안에선 요리대회나 스태프 파티도 종종 열립니다.”


그는 멋진 자연환경이나 근무 조건을 생각해 몰디브에서 일하고 싶어 할 수도 있지만, 호텔리어의 역할을 항상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님을 대하는 일이잖아요. 어디서 일하느냐 보다, 손님이 얼마나 기뻐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연봉에 대해선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직업 연봉 정보사이트 페이스케일에 따르면 호텔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의 평균 연봉은 4만 1169달러(약 47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호텔·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있습니다. 틈나는 대로 공부하고 있고요. 기회가 된다면 호텔리어 역할 말고도 다른 역할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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