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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수술비 구하려 수천만원 대출 받은 현지 가이드 사연은

패키지여행 A부터 Z까지 관리해주는 사람 누구?…‘모두투어’ 여행 오퍼레이터를 만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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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A부터 Z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역할
현지 가이드, 고객 수술비 마련 위해 수천만원 대출
패키지여행객 수 매년 10%씩 증가세

연간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2000만명인 시대다. 한국관광공사가 밝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국민 중 해외여행을 떠난 사람은 2238만명이다.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사상 최대 인파가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도 점쳐진다. 연휴 기간이 총 열흘로 평년보다 두 배 길어진 만큼 2016년 46만명이던 해외 출국자가 이번 추석 연휴에는 11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긴 추석 연휴를 맞아 더 바빠진 사람들도 있다. 바로 국내외 여행지를 발굴하고 일정을 계획해서 판매하는 여행 오퍼레이터(Operator)들이다. (주)모두투어네트워크(이하 모두투어) 상품 OP 장성철 대리를 만나 일반인이 잘 알지 못했던 여행 OP 이야기를 들어봤다. 모두투어의 상품 OP는 항공권이나 숙박 수배 일을 중점적으로 한다.

모두투어에서 상품 OP를 담당하고 있는 장성철 대리.

출처jobsN

해외출장 다니며 상품기획…상품 OP도 결국 영업직


모두투어 중국 사업부 패키지 3팀 장성철(31) 대리는 홍콩과 계림 지역 상품 OP를 맡고 있다. 상품 OP는 고객들이 원하는 교통과 숙박, 식사 등을 조합해 여행 일정을 짜는 일을 한다. 예약 고객이 출발하기 전부터 여행을 다녀와서의 피드백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 상품 OP를 ‘수배 OP’라고 부르기도 한다. 항공권이나 숙박 시설을 수배해서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이용 가능한지를 확정하는 게 상품 OP의 주요 업무이기 때문이다. 상품 OP는 여행 상품 가격을 직접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여행 상품 기획 과정은 어떻게 되나


“현재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만 해도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홍콩의 경우 한 날짜에만 50~60개 패키지 상품이 존재한다. 각각의 지역마다 웬만한 해외여행지 틀은 다 갖추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담당 지역에 새로운 관광지나 교통편, 호텔 등이 생겼을 때 일정을 추가한다거나 교통편 교체 작업 등을 해서 기존 상품을 업데이트 해나가는 방향으로 일을 한다. 현지 호텔에서 저희 쪽으로 계약을 맺자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하고 저희가 온라인 서칭이나 출장 조사를 통해서 업데이트 사항을 발굴할 때도 있다.


여행 상품 가격은 항공료와 지상비, 회사 수익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지상비’는 해외 현지에서 들어가는 교통, 숙박, 식사 등의 전반적인 비용을 말한다. 모객 수가 많을 걸로 예상되는 날에는 회사 수익 비용을 좀 더 높게 잡고, 모객 수가 적을 걸로 예상될 경우엔 아예 마진을 포기하며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성수기와 비성수기를 떠나서 대체로 수·목요일에 출발해서 토·일요일에 한국에 도착하는 일정을 고객들이 선호한다. 그럴 땐 수익률을 좀 더 올린다. 반대로 주말에 출발해서 수·목요일에 도착하는 일정은 수요가 적어 수익률도 낮게 책정한다.”

장성철 대리가 마카오 출장을 갔을 때 모습.

출처장성철 대리 제공

-‘현지 협력사’와 조율할 때 특별히 어려움은 없나


“모두투어는 해외 사업부가 ‘중국·남태평양·미주·유럽·동남아·일본’ 총 6개 권역으로 나뉜다.


현지에 협력사를 두고 수배 업무 서포트를 받는 거다. 중국 같은 경우 시차가 크지 않아서 시간 조율의 어려움은 없다. 미주 사업부 특히 하와이 지역은 오전 10시까지만 근무시간이 겹친다. 급한 사안들은 출근해서 1~2시간 안에 먼저 처리하고 이후 발생하는 업무 내용은 이메일로 소통한다.


유럽 권역은 타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근이 많다. 현지 협력사가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후 5시부터 일을 한다. 피치 못하게 야근을 하지만 유럽권 담당자들은 출장을 가면 유럽이나 아프리카 등지를 돌기 때문에 그걸로 위안 삼는 것 같다.


해외여행을 담당하니까 언어장벽으로 고생할 줄 알았다. 중국에서 대학을 나와서 당연히 중국어가 익숙한 사람이다. 그런데 정작 일을 할 땐 중국어를 잘 쓰지 않는다. 현지 협력업체 직원들이 한국어를 너무 잘한다. 다만 급한 일처리를 해야 하는데 현지 협력업체와 연락이 잘 닿지 않을 때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상품 OP가 직접 중국 웹사이트를 참고하거나 온라인 서칭을 해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상품 OP는 출장을 가서 직접 여행지를 시찰하고 새로운 상품군을 기획하기도 한다.

출처모두투어 홈페이지 캡처

-그렇다면 출장은 자주 가나


“평균적으로 1년에 3회 정도 간다. 기존에 우리 고객들이 이용하는 호텔들을 쭉 돌아보고 쇼핑점 같은 경우엔 손님한테 어떻게 물건을 팔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일종의 시찰이다.


2년 전에 계림 출장을 갔다. 고객분들의 피드백 중에 호텔이 너무 낡았다는 이야기가 많더라. 그래서 해당 호텔을 간 건데, 정말 냄새도 많이 나고 외진 곳에 위치해 있기도 했다. 그때까지 준 4성급 호텔을 숙박 장소로 이용했는데, 출장 후 아예 준 4성급 호텔은 모두 빼고 무조건 준 5성급 호텔로 교체했다.


출장 가서 새로운 상품 기획을 하기도 한다. 지난 7월 계림 출장을 다녀온 후 직항편을 이용하는 대신 마카오로 입국해 고속열차를 타고 계림으로 들어가는 상품을 기획했다. 교통비가 수십만원 차이가 나기 때문이었다. 8월에 홈쇼핑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현재 11월까지 예약률이 좋은 편이다.”


-가장 큰 고충은 뭔가


“상품 OP도 결국 영업직이다. 매달 목표 모객수와 매출액이 정해져 있다. 그런데 현지 사정으로 여행객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때가 있다. 자연재해나 질병 문제가 많다. 가령 홍콩 독감이 유행하면 자연히 여행객 수는 급감한다.


요즘 중국 사업팀은 단연 사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에서 관광객이 안 오니까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그럼 우리도 중국 안 간다’ 하는 분들이 많더라. 중국 여행 취소를 넘어 이제는 아예 예약 자체가 안 들어오고 있다. 이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에서 지진과 같은 극명한 자연재해 이슈가 있어도 3개월이면 매출이 회복된다. 터키나 프랑스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4개월 만에 예약 취소 사태가 진정됐다. 그런데 이번 사드 이슈와 관련해선 6개월이 지나고 5월 연휴 기간이 있었음에도 회복세가 약하다.”

장성철 대리가 계림에 출장 갔을 때 모습.

출처장성철 대리 제공

-그래도 상품 OP로서 보람된 순간이 있지 않나


“담당하고 있었던 마카오 상품을 이용해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 50대 여성분이 있었다. 현지에서 이튿날부터 계속 구토를 하고 어지럼증을 호소해서 가이드가 병원에 모시고 갔다. 그런데 그 고객이 뇌졸중 판정을 받은 거다.


수술이 급하다고 해서 계속 가족분들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으로 돈을 부쳐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지에서 걸려온 전화를 ‘보이스 피싱’으로 알더라. 너무 다급한 나머지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위해서 현지 가이드가 대출을 받았다. 수술은 다행히 잘 됐다. 결국 가족분들도 중국에 들어가 고객을 만나고 수술비 문제도 해결했다. 어느 정도 회복된 고객분이 고맙다며 직접 전화도 걸어오시고 회사 홈페이지에 글도 올리셨다. 현지 가이드와 계속 연락하면서 마음 졸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고객의 안전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상품 OP로서 가장 긴박하면서도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다.” 

패키지여행객 수는 매년 전년대비 10%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출처모두투어 제공

-여행업계 시장은 계속 커질 텐데 상품 OP가 전망이 있다고 보나


“원래는 비전이 없는 직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회사에 들어와서 업무를 해보니까 패키지 인원이 매년 10%씩 꾸준히 늘더라.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많아지는 거다. 요인을 생각해봤는데 점차 고객들은 가격보다는 편리성과 품질 좋은 상품 서비스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각종 매체에서 ‘욜로(YOLO)’ 이슈를 다루면서 자유여행객이 더 많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퍼센티지로 봤을 때는 자유여행객 증가 비율이 더 클지 몰라도 기존 패키지여행객 파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절대적인 증가 수치는 패키지여행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상품 OP 직무가 아니더라도 여행업계에서 종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다. 이곳에는 자신이 직접 여행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누군가를 여행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여행’에 대한 환상을 가진 분들은 괴리감을 느끼기 쉽다. 자연히 그런 부류의 합격자들은 퇴사율도 높다고 한다. 인사팀에서 알려준 팁으로는 면접 때 ‘내가 직접 여행 가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걸 너무 적극적으로 어필하면 불합격을 자초할 수 있다고 한다.”


글 jobsN 박가영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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