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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 4100만원..30명 뽑는데 1만4000명 몰린 회사

조회수 2020. 9. 24. 00: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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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스테디셀러만 수십개, 초봉 4100만원·평균 근속연수 10년5개월
2017년 하반기 신입 9월18일까지 접수
바나나맛우유·메로나·붕어빵 등
스테디셀러 사업다각화

“어릴 적부터 바나나맛우유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바나나맛우유 뿐만 아니라 빙그레에서 나온 제품을 즐겨먹으며 빙그레에 대한 애정을 키웠습니다. 사랑하는 빙그레에서 꼭 일하고 싶습니다."


50년 장수 식품 회사인 빙그레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회사다. 따라서 A씨처럼 자기소개서에 회사에 대한 무한 애정을 나타내는 지원자들이 많다. 하지만 A씨처럼 '회사 사랑'만 강조하면 탈락 대상이다. 서류 전형을 뚫고 최종합격한 B씨의 자소서는 어떤 방식으로 회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전공이었던 러시아어와 영어 실력을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대학 동아리에서 외국 대학생들과 문화 교류를 했습니다. 또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료와 스낵에 대한 이해를 쌓았습니다. 식품업계이면서 해외영업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던 중 '빙그레'를 알았습니다. 러시아에선 빙그레 꽃게랑이 국민 스낵일만큼 인기가 좋습니다. 빙그레의 다른 제품들도 러시아를 비롯 다른 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B씨는 취업을 준비하며 회사보다 '직무'를 먼저 고려했다. '빙그레'에 해외영업 직무가 있다는 걸 알고 난 후 빙그레 홈페이지에 들어가 최신 뉴스, 제품 CF를 찾아봤다. 그는 회사 가치와 직무를 모두 잘 이해하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종대 대리는 "직무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첫번째, 다음 왜 빙그레에서, 어떤 근거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써야 한다"고 했다.


빙그레는 1967년 설립된 이후 여러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제품을 만들었다. 바나나맛우유·따옴·요플레·메로나·투게더·비비빅·엑설런트·참붕어싸만코·찹쌀떡아이스·빵또아·요맘때·쿠앤크 등 소비자가 이름만 들으면 다아는 브랜드가 수십 개다.


빙그레가 2017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2016년 기준 직원 1578명의 1인당 평균 연봉은 4875만원이다. 남자 직원은 5082만원, 여자 직원은 4133만원이었다. 

출처: 빙그레 제공
(왼쪽부터) 서울 중구에 있는 빙그레 본사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공장.

채용 계획과 절차


빙그레 채용 홈페이지(https://recruit.bing.co.kr/app/web/main/index_new.jsp)에서 서류를 접수 받는다. 접수 기한은 9월 21일 오후 6시까지다. 채용 예정 인원은 30~40명이다. 2016년 하반기 채용에서는 30명을 뽑는데 1만4000명이 지원했다.


영업(국내영업), 관리(회계·법무·광고 및 기업 PR), 마케팅(마케팅PM·포장개발), 연구(R&D), 생산(생산관리·생산지원·원가회계·낙농·인사노무) 분야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졸업자 혹은 2018년 2월 졸업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직무별로 우대하는 전공은 있지만, 어학 점수와 나이 제한은 없다. 


국내영업 직무 지원자는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법무 직무는 중국어 능통자를, 포장개발 직무 지원자는 AutoCAD 숙련자를 우대한다. 마케팅PM 직무 합격자는 입사 후 1~2년 동안 국내영업을 먼저 경험한 뒤 마케팅 부서에 배치한다.


전형 절차는 서류전형-인·적성 검사-1차면접-2차면접 순이다. 서류전형 합격자는 9월 29일 오후 7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인·적성 검사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10월 둘째주다. 1차 면접은 10월 18~19일, 2차 면접은 11월 초에 볼 가능성이 높다. 이공계와 상경계는 각 35% 수준이며, 인문계는 20% 수준이다. 2017년 상반기에는 20명을 뽑았으며 신입사원 남·여 비율은 5 대 5였다. 

출처: 빙그레 제공
(왼쪽부터) 현대시티아울렛에 있는 옐로우카페, 메로나를 콘셉트로 만든 제품들. 휠라와 신발을, 애경과 칫솔을, 스파오와 티셔츠를 만들었다.

서류 전형


2017년 하빈기 빙그레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음과 같다.


1. 빙그레 인재상에 비춰볼 때, 본인은 어떤 유형의 인재라고 생각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기술해주십시오.


2. 해당 직무를 선택한 이유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기술해 주십시오.


3. 본인이 이뤄냈던 가장 뛰어난 성과에 대해, 그 일을 시작한 계기와 노력과정 및 구체적인 성과를 기술해 주십시오.


4. 빙그레의 최근 이슈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그에 대한 본인의 견해 또는 문제해결 방안을 설득력있게 기술해 주십시오.


상반기 공채 때와 자기소개서가 많이 달라졌다. 상반기에는 '향후 빙그레의 비전을 하나의 키워드로 제시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와 본인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기술해 주십시오'를 묻는 5번 문항이 있었다. 대신 글자수가 400자에서 650자(1300byte)로 늘었다. 이종대 인재개발팀 대리는 "400자는 너무 적다는 의견이 있어 글자수를 늘이다보니 마지막 문항을 없앴다"고 말했다. 또 "기존 4번과 5번 문항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고 5번 문항을 없앤 이유를 설명했다. 즉 과거 5번 문항에 쓸 내용을 4번 문항에 적절히 녹여내도 좋다는 뜻이다.


이종대 대리는 “2번과 3번 문항이 중요한데, 여러 경험을 나열하기보다는 하나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게 좋다”고 했다. 빙그레 인재개발팀은 자기소개서 요건으로 3가지를 강조했다. 이 대리는 “그 일을 왜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떠한 결과를 얻었는지, 또 그에 따라 무엇을 느꼈는지를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열정’, ‘책임감’, ‘노력’, ‘꼼꼼함’ 같은 추상적인 단어만 강조하거나 학생회에서 했던 활동을 줄줄이 나열하는 자소서는 탈락 대상이다. 광고팀 김명훈 사원은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느낌으로 쓰는 게 좋다”고 했다. 자소서는 인사팀이 심사한 다음 신입사원을 받을 부서의 관리자가 한 번 더 검토한다. 이후 다시 한번 인사팀이 최종 평가한다.


필기 전형과 1차 면접


서류 전형에서는 최종 합격자의 10~12배수를 추린다. 필기 전형은 다른 회사의 인·적성검사와 비교했을 때 '무난하다'는 평가가 많다. 빙그레 관계자는 “시중에 나온 각종 인·적성 문제집으로 유형을 익히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시험은 약 2시간이다.


1차 면접(실무진 면접)에서는 부서장과 과장급 이상 실무자 3명이 면접관으로 들어온다. 영업 부문 지원자는 PT 면접과 질의응답 면접을 본다. 대기실에서 지원자별로 다른 PT 주제를 받고 30분 동안 발표를 준비한다. 이후 면접실에 들어가 각자 3~5분 정도 발표를 한다. 지원자가 발표를 마치면 그 자리에서 면접관에게 질문을 받는다. PT와 질의응답을 합쳐 50분가량이 걸린다.


과거 PT주제는 ‘아카페라 판매 확대 방안’, ‘기존 거래처의 매출 활성화 방안’, ‘유커 대상 프로모션 운영 전략은?’, ‘캠핑 문화와 연계한 빙그레 제품의 판매촉진 전략을 제안하시오’, ‘10년 후 식품업계 추세와 흐름’ 등이었다.


빙그레와 관련한 업계 이슈를 먼저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빙그레는 ‘옐로우카페’, ‘바나나맛우유 화장품’을 선보이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2016년부터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제주 중문관광단지에서 '옐로우카페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에서 판매했던 바나나맛·딸기맛우유 화장품은 2016년 하반기 출시 10일만에 2만개가 팔렸다. 젊은층은 바나나맛우유를 ‘단지우유’, ‘항아리 우유’, ‘뚱바(뚱뚱한 바나나)’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좋다. 2015년까지 1700억원 안팎에서 머무르던 바나나맛우유의 매출은 2016년 1950억원(수출액 포함)으로 성장했다.


2017년에는 편의점 씨유(CU)와 의류 브랜드 스파오(SPAO)와 협업해 '메로나 칫솔', '메로나 신발', '메로나 옷', '붕어빵 옷'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장수 제품이 주는 신뢰도와 트렌디한 디자인이 만난 이색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협업을 통해 사업 다각화했기 때문에 빙그레가 화장품이나 외식업에 진출한 건 아니다. 이종대 인재개발팀 대리는 "'빙그레가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고 말한 지원자가 있었다"며 "매스컴에서는 그렇게 보이는 데다, 빙그레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으니 탈락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루뭉술하게 아는 것보다 이왕이며 정확하게 알아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빙그레 채용 홈페이지
(왼쪽부터) 마케팅담당 상품개발팀 신은재 대리, 식품연구소 Dairy제품연구팀 성소연 사원, 경영관리담당 재경부 경영회계팀 원정용 사원

이종대 대리는 “‘이런 상황인데 빙그레 직원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하면 된다”며 “예를 들어 ‘사드 문제로 중국과 트러블이 있는데 판매촉진 전략을 어떻게 해야할까’, ‘야구시즌인데 우리와 어울리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빙그레는 7월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혼밥족’이 늘어나는 배경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물을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 커피·빙수 전문점, 저가·고급형 등 디저트 시장은 계속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물을 가능성이 있다.


영업 직군 이외 직무 지원자는 ‘직무 에세이’를 쓰고 질의응답 면접을 본다. 별도 장소에서 주제에 맞게 50분간 에세이를 쓴다. 면접관이 지원자가 쓴 에세이를 10~15분 동안 검토한 후 면접을 본다. 예전엔 에세이를 발표하는 순서가 있었지만 최근 없앴다. 이종대 대리는 “나중에 발표한 지원자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한 평가를 막는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최근 나왔던 직무에세이 주제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타겟 지향적 관점에서, 요맘때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체화하세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끌레도르의 활성화 전략을 쓰시오’가 있었다.


회사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는 지원자 혹은 직무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 중 어떤 지원자가 유리할까. 직무에 따라 다르다. 인재개발팀 이종대 대리는 “R&D나 생산설비 분야는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직무 지식이 중요해 전공 질문이 많다”고 했다. 반면 “영업이나 관리 직무는 관련 경험을 쌓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인성 질문을 많이 한다”고 했다.  

2차 면접


사장과 각 부문 임원 등 4~5명이 참석하는 임원 면접이다. 최종 합격자의 3~5배수가 들어온다. 이종대 대리는 "신입사원에게 뛰어난 직무지식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인성 질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나나맛우유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바꾸고 싶은 패키지 디자인이 있는가', '생산제조 현장에서 무엇이 중요한가'같은 실무 질문부터 ‘학점이 낮은 편인데, 왜 학점이 좋지 못하냐?’, ‘살면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경험과 극복한 방법’,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과 같이 다소 고민을 해야 하는 질문을 했다.


국내영업 직무에선 ‘영업을 하는데 옆집에서 더 싼 제품을 판매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장점과 단점·지원 동기·입사 후 포부·취미·특기 등과 같이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도 물어본다. 해외영업이나 구매, R&D 직무에서는 영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기도 한다.


빙그레는 지원자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면접 당일 건물 로비에 바나나맛 우유 등 빙그레 음료를 채운 냉장고를 비치해 마음껏 가져가도록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큰 가방을 들고 오는 지원자도 있다. 빙그레에 취업한 신입사원들은 매일 바나나맛 우유를 비롯해 각종 빙과류와 스낵을 즐긴다.

출처: jobsN
빙그레 본사 11층에 있는 휴게실 냉장고에는 직원들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도록 빙그레 제품이 채워져 있다.

복지 및 기업문화


대졸 초임은 4100만원이다. 성과 인센티브가 있다. 직무별로 추가 인센티브도 있다. 영업 분야는 BPSS(Binggrae Profit Sharing System), 마케팅과 연구 분야는 CI(Creative Incentive)라 부른다. 평균 근속 연수는 10년 5개월이다.


대표적인 복지혜택은 ‘휴나인(休Nine) 제도’다. 시기와 상관없이 임직원 누구나 연속으로 9일 동안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홍보팀 관계자는 “빙그레는 유음료와 빙과류 판매를 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매우 바쁘다”며 “성수기 이외에 장기 휴가를 다녀오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했다. 부하 직원이 휴가를 다녀오지 못하면 팀장과 부서장의 인사평가에 반영한다. 해외영업팀 황채연 사원은 “2015년 11월에 입사했는데 2016년 9월에 휴나인 제도를 신청해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빙그레는 2017년 설립 50주년을 맞아 사내 문화와 분위기를 크게 바꾸고 있다. 2016년 하반기부터 대리와 사원급 젊은 직원 20명이 모여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태스크 포스(Task force)를 만들었다. 최근 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복지 제도를 개선했다.


1시간 단위로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를 시작했다. 하루에 8시간 근무시간만 채우면 된다. 예를 들어 오전 7시에 출근하면 오후 5시에, 오전 10시에 출근하면 오후 7시에 퇴근한다. 금요일에는 회식이나 행사를 금지하기로 했다. 워크숍을 가더라도 근무시간에 끝내도록 했다. 재직 1년 이후부터 연간 23일 휴가를 간다. 기본적인 연차 휴가(15일) 이외에 리프레시 휴가, 특별 휴가를 모두 쓰도록 회사에서 장려한다. 홍보팀 관계자는 “직원들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점을 직접 듣고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입사가이드는 빙그레 인재개발팀 이종대 대리께서 도와주셨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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