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만에 '채용공고 취소' 취준생 울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회수 2020. 9. 23. 23: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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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홍보 위해 취준생 이용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화나게 하네요. 새벽까지 지원서 작성했더니 채용공고 취소라니요..."


지난 9월 10일 한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그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9월 7일 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썼다. 그러나 심평원은 돌연 공고를 취소해버렸다. A씨는 "새벽까지 정말 열심히 생각하고 썼는데 채용 취소"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공공기관이 채용공고를 냈다가 취소하는 일은 드물다. 게다가 채용공고를 취소한 9일은 휴일인 토요일이었다. 목요일 채용공고를 냈다가 불과 이틀 지난 토요일 서둘러 취소해버린 것이다. 심평원의 9월 7일자 채용공고와 9일 취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심평원 홍보 위해 취준생 이용했다"


심평원이 9월 7일자로 낸 채용공고(제2017-202호)를 보자. 채용 공고의 제목은 'JTBC와 함께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원지역인재 채용공고'다. 

출처: 공공기관 알리오 캡처
공공기관 알리오에 뜬 심평원 채용공고

심평원은 채용 공고문에서 "JTBC와 연계하여 청년취업난 해소를 위한 대국민 감동일자리 프로젝트 특집방송 '나는 취준생이다(가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직접 체험하고, 새로운 취업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본 프로젝트에 열점 넘치는 인재들을 모집한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거창한 채용 계획에 비해 채용 인원은 초라했다. 이번 전형으로 뽑겠다고 한 사람은 고작 1명. 심평원은 공공기관 중 임직원 수로 보면 상위 10% 안에 드는 큰 조직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제공사이트 '알리오'(alio.go.kr) 자료를 보면, 원장을 포함한 전체 임직원 수가 2634명(2017년 2분기 기준)이다. 353개 공공기관 중 30등이다.


심평원은 올 상반기에 127명을 신규채용했다. 상반기 채용 인원 수 기준으로는 공공기관 가운데 21위다. 또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 동안 한해 평균 257.55명을 채용했다. 조직 규모로보나 청년취업난 해소란 거창한 취지로보나 달랑 1명을 뽑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원서 접수 방식도 문제였다. 지원자들은 서류를 심평원이 아닌 JTBC 작가에게 바로 보내야 했다.


방송사 작가에게 입사 지원서를 보내라고?

심평원 9월 7일자 채용공고 중 서류접수 부분
공고에 첨부된 응시원서 양식

심평원은 응시자들에게 성명과 연락처, 경력사항과 자격증, 병역사항 등 개인정보를 JTBC 작가에게 보내라고 했다. 심평원 입사희망자들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심평원이 아니라 사기업인 JTBC에 제출해야만 했다.


방송과 연계해 채용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심평원이 먼저 지원서를 받아 거른 다음 방송사에 출연자 명단을 건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심평원이 아예 모든 지원자 개인 정보를 민간 방송사로 보내게했다.


취소과정도 졸속


심평원은 이같은 지적이 일자 부랴부랴 채용공고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채용 공고 취소 역시 "성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심평원 홈페이지 캡처
심평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공고 취소 공고

심평원은 9일 채용공고 페이지에 '내부사정상 부득이하게 동 채용을 진행할 수 없게 되어 공고를 취소하게 됐다'면서 "취업준비생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용공고를 취소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해명이 없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 일정이 따로 있고 더 검토가 필요해 이번 공고를 취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여러 비판에 대해서는 "취업준비생들께 양해 말씀 드린다고 공고에 썼다"고 말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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