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원..한번 들어가면 18년 다니는 여의도에 있는 회사

조회수 2020. 9. 23. 10: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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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평균연봉 1억 이상, 근속연수 18년..경제 엘리트 기업
9월 15일까지 서류 접수
논술 보는 필기시험이 관건
최고 엘리트가 모이는 회사

"어릴 적부터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아침마다 경제 신문을 즐겨 읽었고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각종 금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경제를 보는 눈'을 길렀습니다. 한국 자본시장과 경제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꼭 일하고 싶습니다."


금융공기업 취업만 노린 취업준비생 A씨는 한국거래소 서류전형 문턱도 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업무영역이 특수하고 전문적"이라며 "어느 기업에나 낼 수 있는 ‘무난한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한국거래소만을 위한 자소서’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9월 1일부터 2018년 1월에 입사할 신입사원을 뽑기 시작했다. 채용 예정 인원은 40명이다. 예년보다 5명 늘었다. 한국거래소 측은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하고, 글로벌 사업 확충·신상품개발 등 업무영역 확대에 따른 인력 충원 수요를 고려해 모집인원을 늘렸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장내 주식시장을 총괄하는 곳이다. 상장·공시·파생상품·불공정 거래 조사에 관한 일을 하는 업무 특성상 국내 최고 인재가 모인다. 회계사나 변호사 자격증이 있거나 석·박사 학위 소지자, 행정고시를 준비했던 사람도 지원한다. 평균연봉은 1억원이 넘고 근속연수는 18년에 달한다. 권위와 명성, 연봉, 복지 3박자를 고루 갖춰 금융업에 입사하길 원하는 취업준비생에게 꿈의 직장이다. 2016년 35명을 뽑는 채용에서 1864명이 몰렸다. 2015년 25명을 뽑을 때도 2100여명이 지원했다.  

출처: 한국거래소 제공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소.

채용 절차  

서류 모집 기한은 15일 오후 2시까지다. 모집 기준에 학력·연령·전공 제한이 없었던 한국거래소는 이번 채용부터 본격적인 ‘블라인드 채용’을 시작한다. 이력서에서 출신지역·학력·가족관계·성별·연령·금융자격증·외국어 항목을 뺐다.


사실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최종합격자에게만 최종학교 졸업(예정) 증명서와 최종학교 전학년 성적증명서 등을 받는다. 지원서와 제출서류 내용이 다르면 합격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5년 동안 한국거래소 채용에 응시할 수 없다.


서류전형 합격자는 9월 25일에 발표한다. 10월 21일 필기시험(논술·인적성)이 있다. 이후 11월 면접전형을 거려 최종합격자를 뽑는다. 최종합격자는 수습 기간이 끝난 후 연수 및 평과결과에 따라 일반직원으로 정식 발령을 받는다.


한국거래소에서는 매년 전국 대학생 증권·파생상품경시대회를 연다. 이 대회에서 수상한 사람이 지원할 때 서류전형에서 우대한다. 특정 자격증을 우대하진 않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각 전형별 선발인원은 타 기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2015부터 공공기관은 아니다. 하지만 경영평가 등에서 아직까지 금융위원회의 평가를 받고 있고 업무 성격도 공공성이 강하다. 이런 점에서 성격이 비슷한 금융공기업 한국은행은 서류전형에서 최종합격자의 30~40배수를, 필기전형에서 2~3배수를 뽑는다. 한국은행과 전형절차가 똑같진 않지만 유사하다 봐도 무리 없다. 

출처: 한국거래소 제공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소.

서류 전형 

자기소개서에도 출신지역·학교명·가족관계 같은 인적사항이 드러나 선 안된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해당 지역이나 학교를 유추할 수 있는 단어를 주의해야 한다.

2018년도 신입직원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음과 같다.


1. KRX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입사하고자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입사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과 준비를 하였는지 기술하시오. (700자 이내)

2. 향후 자본시장의 변화를 전망하고, 10년 후를 대비한 KRX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기술하시오. (500자 이내)

3. 2와 관련, 본인의 장점을 활용하여 KRX의 경쟁력 강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기술하시오. (400자 이내)

4. 사회 각 분야에서 구성원간 갈등에 대한 관리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구성원간 갈등 최소화 또는 해결을 위한 회사의 역할과 구성원 개개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기술하시오. (700자 이내)

5.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에 대해 설명하고, 현재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여건을 고려하였을 때, 기업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자금조달 수단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기술하시오. (1000자 이내)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왜 (내가) 한국거래소에 맞는 인재인지’를 중점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자본시장과 한국거래소가 하는 일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열심히 공부했다’, ‘항상 노력하는 인재’라는 식의 추상적인 어구에서 끝나지 않고 ‘경험’을 들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자본시장과 금융 지식을 교육하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또는 현장 강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기소개서에 '어릴 적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다'거나 '한국거래소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지원동기를 말하는 지원자가 많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거래소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서술해야 한다.


한 합격자는 한국거래소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서술했다. 자본시장법 개정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 악화를 원인으로 들었는데, 해결책으로 다양한 금융수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에 제때 대응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거래소에 대한 관심을 증명한 사례라 볼 수 있다.


2016년 입사한 홍보팀 고상현 사원은 “기존 자소서를 회사 이름만 고치거나 복사해 붙여 넣으면 티가 난다”며 “저 같은 경우에는 자기소개서만 5일 동안 고치고 다시 쓰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출처: 김연정 객원기자·조선DB

필기 전형  

한국거래소 필기시험은 ‘진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승부처다. 오로지 지원자의 전공 지식,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생각만으로 평가한다. 필기시험 시간은 약 2시간이다. 필기시험 범위가 방대해 취업 준비생이 시험을 준비하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장소는 서울과 부산 두 군데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공논술은 경영학, 경제학, 법학, 수학·통계학, IT 중에 한 개를 골라야 한다. 지원서를 접수할 때 응시과목을 선택한다. 한 질문 당 4~5줄 이내로 답을 작성하는 약술형과 특정 개념에 대해 논하는 논술형이 함께 나온다. 문항 수는 매해 조금이 변한다. 약술은 10개 넘지 않은 문항에서 5~6개를, 논술은 2개 주제에서 하나를 고르는 정도다.


한국거래소는 예시 문제나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는다. 기업평가사이트나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취업 후기를 보면 법학 전공 약술에서는 '소멸시효와 제척기간의 차이', '대표자 명의 도용에 따른 표현대표권 성립 가부', '사해목적으로 신회사 설립시 법인격부인론 적용가부'이 있다. 경제 전공 약술에서는 '공유재와 공공재', '배제성과 경합성', '내시균형 확률 계산' 등이 나온 적이 있다. 경제 논술에서는 '노벨경제학 수상자의 이론', 'ISLM 모형', '리카르도 모형' 관련 주제가 나온 적이 있다.


경영과목을 응시한 고상현 사원은 “회계사 시험 수준이 아닐까 걱정하는 지원자도 있는데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기본서를 완벽히 이해한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반논술에서는 자본시장이나 금융 관련 이슈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도 주제로 나온다.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 이슈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간행물을 참고해도 좋다.


일반 논술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과 방안', '한국거래소의 책임', '저출산 문제 근본 원인과 대책',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과 각 기업, 기관의 대책', '제주도 무비자 입국제도의 장단점'이 나온 적이 있다.


필기시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계산이나 이론에만 집중하기보다 실제로 논술을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정 과목에 해당하는 전 범위를 훑기보다 한국거래소와 관련한 지식을 선별·집중해 보는 게 좋다. 고 사원은 “‘이 문제만은 제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몇몇 주제를 골라 모범 답안을 써보고 필요하다만 암기를 해야한다는 소리다. 

면접 전형

면접 전형은 ‘토론면접’-‘실무진 면접’-‘임원 면접’ 순이다. 토론면접과 실무진 면접은 같은 날 본다.


토론면접은 주요 경제·금융 이슈 관련 주제에 대해 여러 지원자가 30분 동안 토론하는 방식이다. 주로 찬·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이슈가 나오지만 반드시 그렇진 않다. 과거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 '미국 대선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 ‘공무원 연금에 대한 생각’, ‘법인세 인하에 대한 생각’이 주제로 나왔다.


실무진 면접에서는 팀장급 면접관 4~5명과 지원자 5~6명이 질의응답을 한다.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을 중심으로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이 이어진다. 임원 면접 역시 다대다 면접이다. 진행 방식은 실무면접과 동일하다. 면접에 임하기 전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읽어보면 면접관이 물을 법한 질문을 대비하는 게 좋다. 홍보팀 고상현 사원은 "자소서 내용에서 면접관이 궁금한 부분을 질문한다"며 "딱딱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과거 면접 질문으로 ‘무임승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리더라고 생각하는가 팔로워라고 생각하는가’, ‘갈등을 겪었던 경험을 말해보라’, ‘회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왜 한국거래소에 입사하고 싶은지’, ‘롤모델은 누구인지’ 등을 물었다. ‘한국기준금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이름’처럼 기본적인 시사 상식도 묻기도 했다. 

기업 문화 및 복지 

한국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 리스트에서 빠지기 전까지 국내 공기업 가운데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다. 2016년 기준 1인당 보수액은 1억882만원, 평균 근속연수는 17.8년이다. 기본급 5807만원에 고정수당 3400만원, 실적수당 397만원, 급여성 복리후생비 253만원, 경영평가 성과급 325만원, 기타성과상여금 702만원으로 구성된다. 초봉은 4000만원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가 낮은 창구영업직이 없고 전문직 인재로만 구성돼있어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다. 2016년 말 기준 직원수는 788명, 정년은 만 60세다.


한국거래소 본사는 부산에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 건물은 서울 사무소다. 이밖에 대구와 광주, 북경 사무소가 있다. 2년마다 순환보직이 원칙이다. 국내외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은 직원에게 학비를 지원한다. 해외 국제 거래소 및 증권파생상품 관련 기관에 파견 가 자본시장과 정책을 공부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3년 1인당 복리후생비가 1000만원을 넘은 적이 있어 비판을 받았다. 바로 다음 해부터 복리후생비를 줄이고 각종 복지제도를 없애면서 ‘예전만큼은 아니다’라는 평이 나온다. 부산 근무시 사택을 제공받는다거나, 주택자금을 지원해주는 복지는 여전하다. 하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를 줄이거나 중복지원을 받을 수 없는 등 제한을 두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학자금을 지원해주는 제도 대신 대출해주는 제도로 바꿨다.


기업평가사이트 잡플래닛에서는 '훌륭한 대우와 복지', '부서별 차이는 있지만 분위기가 자유롭다', '공공분야 특유의 넘치는 보고 문화', '보여주기식 사업', '공기업 문화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 입사가이드는 홍보팀 고상현 사원과 기업정보평가사이트 잡플래닛이 도와주셨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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