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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서 연 1억' 버는 전업주부, 비결은?

조회수 2020. 9. 23. 10: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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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키워서 연간 1억 버는 전업주부..'이색 재테크'인 난테크 주목
난 잘 키워서 연간 1억 버는 강희선씨
취미로 시작해 전문적인 '난 배양가'로
난테크는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 것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저(低)금리 시대가 고착화되면서 수익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재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난(蘭)테크도 그 중 하나다.


난테크는 한 두 촉(난초의 포기 수를 세는 단위)의 난을 정성껏 길러 우수한 품질의 대주(大株·난초 촉수가 많이 난 것)로 만든 뒤, 경매 등을 통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난 중에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것도 많다.


난의 가치가 고가 귀금속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 농가를 터는 도둑도 생겼다. 지난해 11월 청주의 한 농가에서는 50억원 상당의 희귀 난초 622분 도난 사건이 벌어졌다. 도둑맞은 난초 중에는 4억원 넘는 상품도 있었다.


큰 자본금이 없어도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난테크의 세계를 궁금해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잡스엔(jobsN)이 난테크로 연 1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전업주부 강희선(57)씨를 만나 노하우를 들었다.      

출처: 강희선 씨 제공
대상 수상 작품 '아가씨'와 대회 참여 모습

-‘난테크’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쉽게 말해 난초의 종자를 선택, 배양해서 고품질의 난초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재테크입니다. 난 자생지(自生地)를 탐방하며 난을 캐와서 기르거나 촉이 이미 있는 난초를 구입해 배양하고 고품질로 만들어 관상·선물용으로 개인에게 판매하거나 경매장을 통해 판매해 수익을 얻습니다.


난테크 목적으로는 주로 '한국춘란'을 많이 길러요. 한국춘란은 동양난의 일종으로 중국춘란, 일본춘란에 비하면 향은 없지만 색상과 무늬가 화려하고 다양해서 구입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럼 난초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된건가요.

"원래 난초에 관심이 있었어요. 난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어서 볼 때마다 소박하고 청초한 매력이 좋았죠. 그러다 관심이 더욱 커진 건 2005년 남편의 직장 난우회 회원들과 함께 전남 영광군의 난 자생지 탐방을 갔을 때부터에요. 처음엔 호기심에 따라 갔는데 자생지에 핀 한국춘란을 직접 보니 그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됐습니다."

출처: 강희선 씨 제공
난 작업중인 모습

-본격적으로 난테크를 시작한 계기는요?

"2016년 남편이 퇴직을 앞두고 있었어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꾸준한 수입이 필요했습니다. 교류하던 여성 난우회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난테크가 수천만원의 수익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취미로 하던 난초가 돈이 될 수 있다니, 눈이 번쩍 뜨였죠.


판매할 수 있는 난초를 기르려면 전문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따로 난 키우는 걸 배우지는 않았어요. 난우회 회원들과 배양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고, 난 관련 서적과 잡지를 많이 읽으면서 실력을 쌓았죠. 공간은 집 베란다를 활용했어요. 그동안 쌓아온 배양 실력 덕분에 명품 난초 배양에 성공했고 그렇게 자연스레 재테크로 이어졌습니다."


-난테크로 얻는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요.

"초창기엔 난초 1분(난을 세는 단위)에 150만~200만원 정도 수익을 얻었어요. 배양실력이 쌓이면서 수익금도 점차 늘었고 2016년 9~12월 약 5000만원, 2017년 1~6월에 걸쳐 4화분 판매로 약 5000만원의 수익을 각각 얻었습니다.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건 2015년 양재AT센터 1촉 경매에서 단엽중투(短葉中投) '태황'으로 1억2000만원의 수익을 올렸을 때입니다. 단엽중투는 난의 한 종류로 국내에서 보기 힘든 난입니다. 잎의 길이가 짧고 나사지(난초잎을 만졌을때 까칠함이 느껴지는 부분)가 약간 있으며 잎의 색이 가운데서부터 노란색에 가깝게 변이된 상태의 난이죠. 변이될수록 낙찰가가 높고 인기가 좋습니다. 현재 평균 수익금액은 연간 약 7000만~1억원입니다."


-굉장히 고가인데 이렇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배양이 어려운 한국춘란을 길러내는 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배양 능력이 부족하면 난초를 잃고 수익도 얻지 못하게 될 리스크가 큽니다. 식물의 생장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다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한국춘란은 번식까지 약 7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발아 성공률이 낮아 우수한 품질로 길러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한국춘란 우수 희귀종자의 개체수가 적어 수요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일단 한국춘란 배양에 성공하면 경매에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철저한 분석을 통한 종자 선택이죠. 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취미활동을 할 때와 달리 치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난 경매에서 고가낙찰을 받기위해 종자 구별과 시장상황 파악에 주력했고, 전문 난 애호가들과 적극 교류해서 우수 희소종자를 확보할 수 있었어요. 종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지속적인 번식을 하는 특성이 있어 수익은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 예상합니다.


생장에 필요한 온도 유지와 보안을 위해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난실(4평·13.2m²)을 대여해 총 350분의 난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난테크 수익이 늘어날수록 품질에 더욱 신경 쓰고 있어요."

출처: 강희선 씨 제공
작품명 '주금화옥보'와 '신라'

강희선 씨는 난테크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난초의 우수성에 대한 가치를 알고 미리 준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그가 난테크를 시작한 2000년대 후반은 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던 때라 시기와 맞물린 운도 따랐다고 한다.


난을 사는 사람들은 주로 전문 난 애호가과 유통인들이며 난의 판매처는 주로 양재 AT화훼공판장 경매를 이용한다. 신뢰할 수 있는 유통인을 통한 매매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경매 외에 수익을 얻는 방식이 또 있나요?

"우수 품종의 난초를 잘 배양해 특성을 잘 살려서 전시회에 출품합니다. 수상하면 상금을 받죠. 봄·가을 전시회를 통해 연평균 약300만~500만원의 부상 수입이 있습니다. 수상의 영예는 덤이고요. 난 애호가, 전문 유통인과의 품종 교환 또는 분양으로 인한 수입도 일부 있습니다."


-난테크가 다른 재테크와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면.

"난테크는 살아있는 생물을 통한 실물투자로써 금융기관의 예·적금이나 주식과는 달리 애정이 동반된 취미를 전제로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배양실력이 쌓일수록 리스크도 줄어들고요."


-난테크를 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경험이 있나요.

"멘토인 김진공 국제난문화재단 이사장의 조언으로 2012년 1월 꿈의 난초라 할 수 있는 단엽중투 '태황'을 분양받았던 게 기억나요. 단엽중투는 구하기 힘든 희귀난이거든요. 2014년 6월 AT화훼공판장 한국춘란 첫 전자경매시 귀한 '단원소'를 낙찰 받았을 때도 무척 기뻤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2006년에 구입한 '아가씨' 한 촉을 대주(大株. 난초 촉수가 많이 난 것) 작품으로 배양해 2016년 10월 '한국춘란엽예품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1000만원 상당의 골드바를 부상으로 받았죠."


-그럼 어려웠던 적은 언제였나요.

"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줘서 애지중지하던 수백개의 난초를 잃은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5년이 걸렸어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지나친 애정 때문에 아끼던 난초를 잃었습니다. 그 이후 욕심을 부리지 않는 자세로 난을 기르고 있습니다."


-난 애호가들은 오히려 난테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난초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재테크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문제지만 우수한 종자의 가치를 부인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난테크는 자연스런 취미생활에서 시작하는 재테크입니다. 난테크를 하는 사람도 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난테크도 난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출처: 강희선 씨 제공
양재동 AT화훼공판장 경매 진행모습과 개인 난실

-난의 어떤 매력이 취미도 되고 돈도 되는 걸까요.

"난을 바라보면 심리적 안정을 얻게돼요. 난을 구입하는 사람도 그런 목적으로 사는 거죠. 원예치료와 힐링을 할 수 있는 기회거든요. 또한 동양문화의 한 축이라 친숙하고 어디에든 놓아두고 보고 즐길 수 있고요.


-취미활동이 돈이 되게 하려면 어떤 능력이나 노력이 필요할까요?

"해당 분야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항상 최신 정보를 습득해야 하고요. 저는 요즘 조경과 원예에 대해서도 배우는 중이에요. 난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거든요. 이렇게 원래 자기 관심사와 관련된 분야를 계속 찾아야 단순한 취미가 아닌 전문성을 인정받아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난테크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난초는 동양의 문화이며 영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종자에 대한 난테크는 지속될 것입니다. 또한 2017년 3월 입법화된 도시농업으로 한국춘란이 선정됐습니다. 향후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난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 활성화가 기대됩니다. 난초 재테크는 전망이 더욱 밝아요. 난테크는 앞으로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이자 '녹색 보석'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글 jobsN 김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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