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대학중퇴→노점상→웨이터→억대 연봉 직장인

조회수 2020. 9. 22. 14: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열심히 한만큼, 능력만큼 벌 수 있는 '텔레마케터' 어떠세요?
SKT 고객센터 '에이스' 김준형 부실장
어린 시절, 노점상 웨이터 생활
텔레마케터로 새로운 인생 개척
김준형 부실장

SK텔레콤 고객센터인 '서비스에이스' 텔레마케터 김준형(31) 부실장은 서비스에이스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서비스에이스는 SK텔레콤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TV 서비스 가입, 요금제 결합 등을 권유하는 조직이다. 김 부실장은 매달 전체 260여명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적을 낸다. 2015년에는 27회나 실적 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2011년 9월 서비스에이스에 입사해 5년 넘게 근무했다. 급여가 실적에 연동되는 텔레마케터의 특성 상 월급은 매번 다르다. 입사 이후 평균 월급가 500만원이 넘는다. 2016년에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세전).


“텔레마케터 일을 할 때는 학벌 등 배경이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고, 버틸 수 있는지’ 한계를 시험해 보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텔레마케터를 ‘악성 판매원’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거에요.


하지만 고객의 비용을 절감해주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이 업의 본질이기 때문에 감사 연락을 받는 일도 적지 않아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입니다. 노력한만큼 소득을 올리고 싶어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김준형 부실장이 사내 홈페이지에 쓴 글(왼쪽)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텔레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는 기술이다. 전화로만 소통하기 때문에, 일반 영업직보다 말을 잘해야한다. 말솜씨는 타고나지 않을까. 김 부실장은 “노력을 통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퇴근 후나 주말에 유명 강사나 MC, 전문가 등이 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찾아서 본다. 주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화자의 톤과 어투, 리듬, 속도 등을 유심히 본다. 참고할만한 내용은 메모해놓고 실전에서 활용한다.


“요즘 ‘개(犬)통령’으로 유명한 강형욱씨라고 있는데요, 그 분이 말하는 방식을 많이 참고합니다. 그 분 말할 때 보면, 부드러운 어투로 자신이 아는 지식을 친절하게 천천히 잘 전달하세요. 설명할 때 어려운 단어도 쓰지 않죠. 저도 텔레마케팅할 때 늘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출근 시간이 남들보다 1~2시간 빠르다. 오전 7시 30분이면 회사에 도착한다. 일찍 나오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복습’을 위해서다. 본격적인 업무에 앞서 늘 1시간 정도 전날 자신의 통화 녹취를 듣는다. 했던 말을 다시 들어보면서 고쳐야 할 점, 실수한 점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 끊임없이 나아지기 위한 채찍질이다.


업무에 익숙해지면서 노하우도 생겼다. 성공률을 높이는 시간대를 꿰고 있고, 통화할 때 주변에서 나는 소리에서도 정보를 얻는다. 

김준형 부실장과 부인(오른쪽)

“30~40대는 오전에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후 3~5시에 통화하는게 좋습니다. 주부는 오전 시간대 전화하는게 좋고요. 그리고 주변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아기 우는 소리라든지 지하철 지나가는 소리, 청소기 돌리는 소리, 음식점 안에서 주문받는 소리, 카페 내부 음악 소리 등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을 합니다. 전화받는 맥락을 판단해야 고객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서 설명할 수 있죠.”


김 부실장은 인·아웃바운드 영업을 모두 한다. 인바운드는 회사에 걸려오는 고객 전화 응대다. 반대로 아웃바운드는 고객 명단을 보면서 일일이 전화 거는 것을 말한다. 인바운드의 경우, 온라인 광고를 보고 서비스 가입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많다.


김 부실장의 경우, 인바운드 영업 성공률은 평균 30~40%, 아웃바운드는 15% 정도다. 전화를 받지 않고 끊어 버리는 사람은 빼고 계산한 수치다.   

대학 중퇴 후 노점상, 노래방 웨이터 생활하며 방황  

그는 텔레마케터로 일하면서부터 “인생이 완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김 부실장은 서울의 한 공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2005년 강원도의 한 사립대에 입학했다. 들어가자마자 학교를 나왔다. 등록금 내고 책 사는데 쓰라고 부모님이 주신 돈 500만원으로 서울 지하철 건대입구역 근처에 친구와 함께 모자를 판매하는 노점상을 차렸다. 3개월만에 장사를 접었다. 요령도 없고, 위치도 좋지 않아서 하루에 모자 3개 팔기도 어려웠다.


곧 군대를 갔고, 2008년 제대 후에는 서울 강남에서 노래방 웨이터로 일했다. 음식점 8곳에서 2차 가는 손님들을 보내주는 노래방이었다. 방이 12개나 됐고, 손님이 밀려들었지만 웨이터는 혼자 뿐이었다. 오후 4시30분쯤 출근해 다음날 아침 7~9시까지 쉬지 않고 일했다. 쉬는 날은 한 달에 하루뿐이었다. 

대신 돈은 넉넉히 벌었다. 손님들이 하루에만 팁으로 50만원 넘게 줄 때도 많았다. 격무와 노래방에서의 손님들이 따라주는 술을 많이 마시는 바람에 몸이 망가져서 일을 그만둘 때까지 모은 돈이 1억 가까이 됐다.


이후 놀면서 절제하지 않고 돈을 쓰다가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웨이터 생활을 시작했다. 팁으로 버는 돈이 하루 20만원을 넘었다. 벌이는 나쁘지 않았지만, 손님이 따라 준 술을 마시고 취해 새벽녘이 돼서야 비틀거리며 집에 돌아가는 날이 이어지면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이런 생활을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어요. 늦기 전에 남들처럼 회사에 다녀야겠다, 더는 이렇게 살지 말자고 결심했죠.”


아무 기술이 없었기에 취업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친구 소개로 텔레마케팅의 세계를 알게 됐고, 2011년 9월 현재 직장에 면접을 보고 입사했다. 입사 후 1년 만에 고객들의 불만 전화가 폭주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6개월간 회사를 잠시 떠나있기도 했다. 적응하는데까지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연구해 고객의 비용을 절감해주면서 딱 맞는 상품을 제안할 수 있게 되고, 설득의 노하우를 터득하면서 실적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2013년 4월 재입사 이후 2016년 4월 결혼하기 전까지 3년간 은행 빚 1억원을 다 갚고, 결혼 비용까지 마련했다. 

결혼식 스튜디오 촬영 때의 모습. 뒤에 서 있는 남자 2명은 김 부실장의 친구들

“텔레마케팅 덕분에 제가 결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생활할 거처를 마련해줬고, 차도 끌고 다닐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일이에요. 아내도 지금 일하는 직장에서 만났어요. 여기서 일한 6년여의 시간 동안 제가 한층 성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극심한 스트레스 있지만, 한만큼 가져가는 정직한 직업 

30대 초반인 김 부실장이 일한 지 5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텔레마케터의 급여 체계가 인센티브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텔레마케터의 기본급은 직급에 따라 130만~140만원 정도다. 여기에 인센티브가 붙는다.


먼저 전체 직원들을 판매 실적을 기반으로 5개 정도 등급으로 나눈다. 그리고 등급마다 인센티브가 최대 150만원 정도에서 30만원 미만까지 차이가 난다. 서비스 유치 건수에 따라서 붙는 인센티브가 있는데, 여기에서 큰 차이가 생긴다.


유치 건수에 따라서 700만~800만원까지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서비스 유치를 못하면 한 푼도 못 가져갈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급이 800만~900만원인 사람도, 200만원에 못 미치는 사람도 있다.


“텔레마케터는 철저히 실적에 따라서 울고 웃습니다. 하루 8시간 통화를 하는데, 1시간마다 전 직원들의 실적이 적힌 종이를 뿌려요. 내 실적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1시간동안 몇 건을 유치했는지가 다 나오죠. 그걸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합니다.” 

김준형 부실장 부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면서 살 수 있는 일이 아니다보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노력한만큼 가져갈 수 있는 ‘정직한’ 일이라는 매력이 있다. 김씨는 성실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주말에도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난다. 일어나서 청소를 하든지 책을 읽든지 몸을 움직인다.


“텔레마케터의 힘든 부분은 자기와의 싸움이에요. ‘멘탈’이 강해야 버틸 수 있습니다. 매 순간 집중하고, 노력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고 생각해요. 적당히 해도 남들과 비슷하게 번다면 제가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살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제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텔레마케터로 일한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에 큰 자양분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