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중생을 인기 걸그룹 마마무로 키워낸 남자

조회수 2020. 9. 22. 11: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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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걸그룹 마마무의 '창조자' RBW 김진우 대표

‘마마무’를 이야기할 때 ‘가창력 좋은 팀’으로 떠올리는 사람은 요즘 걸그룹 판도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인정해야 할 듯하다. 3년 전 ‘Mr.애매모호’란 노래를 히트시킬 때만 해도, 반짝하고 사라지는 많은 걸그룹 중 하나일 것 같았던 마마무. 그 마마무가 이제는 S.E.S, 핑클, 소녀시대, 원더걸스를 잇는 ‘대한민국 간판 걸그룹’으로 성큼 올라섰다. 

RBW 김진우 대표

최근 마마무의 인기와 분위기는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그 인기의 실체가 하나하나 수치로 증명된 것이어서 이론의 여지 또한 없다. 올 6월, 7개월 만에 다섯 번째 미니앨범 을 들고 나온 마마무는 음원차트는 물론 음악방송까지 휩쓸었다. 멤버들(솔라·문별·휘인·화사)의 4인 4색 매력 포인트가 재치 있게 녹여진 가사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은 최신(7월 5일자) 월드앨범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 역시 공개 5일 만에 조회 수 500만 뷰를 돌파했다. 이로써 마마무는 데뷔곡 ‘Mr.애매모호’ 이후 ‘피아노맨’, ‘음오아예’, ‘넌 is 뭔들’, ‘데칼코마니’에 이어 ‘나로 말할 것 같으면’까지 6연속 홈런을 쳤다. 대세 걸그룹임을 입증한 것이다. SM·YG·JYP 엔터테인먼트 등 3대

대형기획사가 아닌 (주)RBW(Rainbow Bridge World) 소속의 마마무가 어떻게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와 견줄 정도의 걸그룹이 될 수 있었을까. 마마무의 소속사인 RBW의 김진우 대표를 만났다. 

“마마무는 다른 가수들을 키우며 쌓은 노하우로 제작한 첫 번째 가수입니다. 20억 원을 투자했는데, 마마무는 1년 8개월 만에 원금을 회수했죠. 마마무에게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마마무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마마무는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점을 팬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멤버들이 팬들과의 소통을 굉장히 중요시 합니다. 팬카페에 글도 자주 올리고, 팬들이 만들어 주는 의상을 입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마마무는 걸그룹임에도 여성 팬들이 많더군요.


“네 명의 멤버가 모두 메인 보컬을 맡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가창력과 예쁜 ‘척’하지 않고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여성 팬들을 끌어모은 비결 아닐까요? 저는 내숭 떨지 않는 유쾌하고, 개성적인 모습 때문에 마마무가 여성팬들의 호감을 얻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마마무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여덕몰이(여성팬 층의 지지를 받는 것)’에 성공한 이유를 “다른 걸그룹들과 다르게 새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마마무를 직접 발굴했죠?


“그렇죠. 2010년 회사를 설립하고, 지방 캐스팅을 했습니다. 그때 가수를 지망하는 여중생 둘을 만나게 됐는데, 그들이 휘인과 화사였죠. 문별, 솔라는 그 이후 함께하게 됐고요. 여러 번 해보면서 느끼는 것인데, 캐스팅은 정말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우리 마마무 멤버들을 만나게 된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가 먼저 캐스팅한 휘인과 화사는 중학교 동창이다. 둘은 서로 “중학교 1학년때 누구와 친해질까 했는데 ‘얘다’ 싶었다”며 “예전부터 그렇게 노래방을 좋아했다. 이후로 가수의 꿈을 같이 키웠다”고 했다.


캐스팅 기준이 무엇입니까.


“당연히 실력이 먼저입니다. 퍼포먼스, 노래, 연주, 춤 실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외모도 당연히 고려 대상입니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는 외모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살을 빼면 된다든지, 살을 조금 찌우면 된다든지 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인성입니다. 아티스트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직업이기 때문에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마마무 외에 다른 소속 연예인은 없습니까.


“양파를 비롯해서 먼데이키즈, 브로맨스 등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저희 회사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양파는 1996년 12월 데뷔, 82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화려한 데뷔를 했다. 1999년 9월 미국으로 떠나 버클리 음대에서 퓨전음악을 공부한 그는 가요계에서 실력파 가수로 통한다.


먼데이키즈와 브로맨스는 발라드 그룹인데, 혹시 댄스를 겸비한 남성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킬 계획이 있습니까.


“그럼요. 인기리에 끝난 <프로듀스 101>에 저희 소속사 연습생 4명(여환웅·이건민·이건희·손동명)이 출연했습니다. 현재 회사에 남자 아이돌 연습생이 5명 정도 있는데 2019년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꿈이었던 가수의 길을 접고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다


지금이야 알짜 연예기획사 대표지만 김 대표에게도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는데, 제 꿈은 가수였습니다. 스무살 때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지요. 부활의 보컬이었던 박완규 씨 아시죠. 그분과 같이 동거하기도 했는데… 전 무대 체질이 아니더라고요. 음악을 접었죠.”  

음악을 접고 사업가로 변신했는데, 계기가 있습니까.


“아, 스물일고여덟 살 즈음 10년 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는데 저보다 공부도 못하던 녀석이 저한테 대뜸 ‘너는 음악 같은 걸 뭘 아직까지 하고 있냐’라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는 증권사에 다니고 있었어요.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는데 그 자리에서는 아무 말도 못 했어요. 당시에 한 달에 몇 십만 원 받고 일하던 때였거든요. 그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와서 고민 많이 했죠. 솔직히 말이 고민이지 소주 마시고 울고 그랬습니다(웃음).”


2004년 김 대표는 ‘설마 될까’ 하는 생각으로 보컬 연습실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총 자본금은 1700만 원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했던 보컬 연습실 렌털 사업은 소위 대박이났다. 연습실을 빌리려는 가수 지망생들이 줄을 서는 등 장사진을 이룬 것이다.


“당시 실용음악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음악학원이 많아지면 연습 공간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도 늘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모든 학생이 학원에서 연습할 수는 없으니까요. 성공할 줄은 몰랐는데 3년간 사업이 아주 잘됐습니다. 목돈을 벌 수 있었죠. 그 돈으로 음악학원을 개원했는데, 그것도 잘됐습니다. 번 돈으로 RBW를 설립할 수 있었죠.”


사업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아이템 선정도 괜찮았고, 운도 따랐죠.”


RBW의 색다른 경영 방식


2010년 설립된 RBW는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 눈여겨봐야 할 회사로 꼽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여느 엔터 기업이 나가려는 방향과는 차별화한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며 단기간에 회사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연예 기획사들은 연예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그러다 보니 인기 있는 연예인을 얼마나 많이 데리고 있느냐에 따라 회사 규모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예인의 인기란 신기루와 같아서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물건이 아닌 사람을 가지고 하는 사업이란 점에서 엔터 비즈니스는 다른 사업과 달리 리스크가 큰 것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김 대표는 색다른 경영 방식을 적용했다.


“우리는 아티스트를 키우는 매니지먼트 회사가 아닙니다. RBW의 인큐베이팅(Incubating)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듀싱 회사라 할 수 있죠. 국내 및 해외 기획사들로부터 제작 의뢰를 받아 음악 및 아티스트를 개발하는 게 우리의 주요 비즈니스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방식인 셈이다. 김 대표의 사업 수완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럼 마마무의 경우도 OEM 방식으로 탄생한 겁니까.

“아니죠. 마마무는 다른 가수들을 키우며 쌓은 노하우로 제작한 첫 번째 가수입니다. 20억 원을 투자했는데, 마마무는 1년 8개월 만에 원금을 회수했죠. 마마무에게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인큐베이팅 시스템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뮤직 비즈니스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김 대표의 시선은 베트남에 쏠려있다. 일찌감치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성과 가능성에 주목한 김진우 대표는 2013년부터 동남아 시장 진출을 노렸다. 그러다 한류 열풍이 거세지기 시작한 베트남에서 기회를 잡아 2015년 현지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베트남은 다국적 기업의 전쟁터 같은 곳입니다. 게다가 K-팝에 대한 호응이 매우 높은 나라이기도 하죠. 전 세계에서 구글에 ‘K-팝’을 검색한 나라 3위가 베트남이에요.”


중국 시장에 집중한 다른 엔터 업체들이 ‘사드 보복’에 휘청이고 있지만 베트남을 선택한 RBW는 쾌속 질주 중이다. 김 대표는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했다.


내후년 즈음 상장도 생각


이런 성과들에 힘입어 김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벤처캐피털 업체로부터 투자자금도 유치했다. KTB네트워크·한국투자파트너스 포스코기술투자·NHN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 4곳에서 70억 원을 투자받은 것. 업체마다 투자 조건이 같은 ‘클럽딜(club deal)’ 형태다. 내년에도 2차 투자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며 코스닥 상장 계획도 있다. “상장은 사업을 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내후년 정도에 좋은 기회가 되면 상장도 생각하고 있어요. 서둘러서 하면 상장을 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급할 필요는 없고 신중해야지요.”


글 jobsN 김성동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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