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30억→34만원 실패 개그맨, 1회 500만원 받는 스타강사

조회수 2020. 9. 22. 11: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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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잠재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전문 코치

직업의 세계 / 전문 코치

전문 코치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스스로 해결 방안을 선택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하는 코칭 전문가다. 멘토링(mentoring)이 한 사람의 지식이나 경험을 수직적인 관계에서 조언한다면, 코칭은 서로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고 존중하는 수평적 관계에서 시작한다. 그 이면에는 사람은 자신이 이미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코칭이라는 용어는 말이 끄는 사륜마차를 뜻하는 코치(coach)에서 비롯됐다. ‘사람을 목적지까지 운반한다’에서 ‘목표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인도한다’는 의미로 발전했다. 처음에는 스포츠 용어에 적용됐고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코칭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일까. 코칭은 서로 간의 ‘질문’이 핵심 과정이다. 코치에게 공감하고 경청하는 자세는 필수다. 그런 다음 조언이나 충고보다는 감정이나 생각을 나누고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피드백을 주고받았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한 통찰을 돕는 질문이 오갈 수 있다. 코칭이 추구하는 목표는 ‘행동의 변화’다. 원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내재한 잠재력을 발휘해 변화해야 할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열정적으로 달성 방법을 찾게 하는 역할이다.


전문 코치가 활동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CEO나 임원, 조직구성원의 능력을 끌어올려 성과를 높이게 하는 비즈니스 코칭, 자신의 적성과 성격, 흥미를 기반으로 경력이나 진로를 정할 수 있도록 돕는 커리어 코칭,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 수립을 돕는 라이프 코칭이 있고 그 외 학습 코칭, 부모 코칭이 있다. 보통은 3개월이나 6개월 등 일정 기간 계약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한 번에 1시간 또는 1시간 30분 정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일대일의 개인 코칭 형태도 있고 1대 다수의 그룹 코칭으로도 진행한다.


전문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과 실습 경험이 필요하다. 코치인증 자격시험은 (사)한국코치협회를 통할 수 있다. 1단계인 KAC(Korea Associate Coach)는 최소 20시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50시간 이상의 코칭 임상실습을 해야 한다. 2단계인 KPC(Korea Professional Coach)는 최소 40시간의 교육을 받고 100시간 이상의 실습이 필요하다. 가장 높은 단계인 KSC(Korea Supervisor Coach)는 최소 100시간의 교육과 500시간 이상의 코칭실습을 받아야 한다. 국제코치연맹에서도 이와 비슷한 자격 요건을 요구하며 ACC, PCC 및 MCC의 3단계 인증코치 자격제도를 운용한다. 2003년 결성된 한국코치협회는 2006년 노동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인가되어 현재 4800여 명의 인증코치가 활동하고 있다.


코치는 개인으로 활동하거나 코칭 회사나 기업 등에 소속되어 활동한다. 전업으로 활동할 경우 경력과 능력에 따라 연간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최상위권 코치는 억대 이상의 수입을 기록하기도 한다. 전문 코치의 일자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비즈니스 코칭 분야에서는 이미 상당수 대기업에서 실시하고 있고,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도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또 다문화 가정이나 극빈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사업의 목적으로도 활용돼 공공성을 띤 코칭도 도입되고 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경험이 많을수록 수준 높은 코칭을 할 수 있는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직업이기도 하다.

개그맨 출신 전문 코치 권영찬

상담코치로 인생 2막을 열다

보통 사람이 한 번 겪기도 어려운 고난을 세 번이나 연거푸 겪은 권영찬. 개그맨과 방송인, 유능한 사업가에서 행복 전도사가 되기까지 파란만장 인생사를 겪은 그가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 코치로 나섰다.

세 번의 위기를 딛고 코치로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주변에서 고집쟁이 권영찬이라 불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했고, 억울하다는 말을 이해 못 했다. 매사에 최선을 다했으므로 그만큼의 자리를 누렸다. 1991년 KBS 대학개그제를 통해 공채 9기 개그맨이 됐고 입담이 좋아 사회자로 활동하며 수입도 짭짤했다. 1998년 노량진에서 시작한 레스토랑은 하루 매출이 800만원이 넘을 만큼 장사가 잘됐다. 2002년 시작한 피시방은 전국에 20개가 넘는 가맹점을 낼 만큼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뜻밖의 불행이 찾아왔다. 2005년 한 사건으로 법정 소송에 휘말리며 1심에 패소해 37일 동안 구치소에 갇혀 지냈다. 다행히 2심에서 승소했지만 상처가 컸다. 그 이듬해에는 주식 투자에 실패해 30억원이었던 자산이 6개월 만에 34만원이 됐다.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 라디오 게스트를 맡으며 방송에 다시 복귀했지만, 촬영 중 세트장이 무너지며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삼류 영화를 만들어도 이렇게 만들 수 없을 정도다. 지금까지도 몸에 철심 8개가 남아 그날의 상처를 기억하게 한다. 세 번의 위기는 타인에 기대기보다 ‘자존감을 높이고 혼자 우뚝 설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사실상 코치로 나선 첫 강연은 2002년 피시방 프랜차이즈 사업이 대성공을 이루며 성공 창업 사례 강사로 활동하면서다. 일대 다수로 ‘코칭’한 것이다. 또 우연한 계기로 CEO 대상 강연을 하게 되며 코치로서 성공 가능성을 봤다. 방송 일을 오래 하다 보니 현장에서 즉각적인 대응을 잘하는 편이라 ‘강연이 재밌다’는 평을 들었다. 입소문을 타며 백화점 VVIP 대상 강연도 하고 여기저기서 의뢰가 들어왔다. 2014년에는 삼성전자 전임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6개월에 한 번 들어오던 강연이 3개월, 한 달, 월 5회에서 15회 정도로 불어나 말 그대로 ‘스타 강사’가 됐다.

코칭의 시작은 믿음

어렸을 때는 목회자의 길을 가고 싶었다. ‘메시아 증후군’이라고 남을 돕는 일이 좋았다. 사람 만나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다 보니 이런 장점들이 상담과 코칭에 딱 맞았다. 상담과 코칭은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상담 안에 코칭과 심리가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긍정심리학이 코칭에 가깝다. 상담이 과거의 사건 사고가 준 트라우마를 끄집어내고 현실에 적응해가도록 돕는 일이라면 코칭은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다. 상담코치를 위해 방문한 이들은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상대를 믿어주는 것이 코칭의 시작이다. 과거에 아픔이 많은 사람은 외부 환경 변화에 약하다. 장마가 오면 하수구에 가득 찼던 쓰레기가 떠밀려 나오듯이, 파산이나 퇴직, 이혼 등의 외부 자극으로 인해 감춰둔 감정이 불어나며 과거가 하나씩 떠내려와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과거로부터 묻어둔 무의식, 행복을 위해 묻은 감정을 끄집어내 애도해 주는 것이 심리상담이다. 자신을 포장하는 것을 걷어내야 상처를 발견할 수 있고 치유가 된다. 코칭은 ‘매번 이렇게 살 순 없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과정이다. 질문에 답하며 자신을 알고 해결책을 스스로 찾도록 조력해 주는 것이다. 질문을 던져놓고 답을 얻으며 ‘왜 나를 괴롭히는지’ 과거로 돌아가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동안 상담코치로 활동하며 많이 울었다. 상대와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또 상대가 과거를 딛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도 느꼈다. 연예인으로 활동하며 한 명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면 그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이다.

보통 상담은 50분 안에 이루어지지만 필요하면 2시간도 한다. 기업을 상대로 하는 일대 다수 코칭에는 400만~500만원을 받는다. 일대일 상담은 보통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받지만, 취약계층이나 연예인처럼 고정 수입이 없는 이들은 비용 없이 해주기도 한다.


언행일치의 삶은 인생 신조다. 누군가 ‘나쁜 척할래요, 착한 척할래요?’라고 묻는다면 이왕 ‘척’할 거 ‘착한 척’이 낫겠지 싶었다. 살면서 가장 위에 있는 행복이 ‘타아 존중’이라고 했다. 내 것을 나누고 봉사하는 삶. 상담사로서 언행일치의 삶이다. 옛날에는 ‘나만 잘 먹고 잘살자’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힘들어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한다. 한부모가정사랑회와 연을 맺은 것도 그 이유다. 운영위원을 맡으며 한부모 가정 아이들을 만나다 보니 학교폭력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4년에는 학교폭력상담사 자격증도 땄다. 매달 청소년과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강연을 통해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또 2009년부터는 시각장애인 100명의 개안수술을 돕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연예인자살예방협회를 만들었다. 한 명의 자살을 막는 것이 청소년 모방 자살을 줄이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활동은 전문 코치로 활동하는 밑거름이 됐다. 

대학에 상담코칭심리학과 개설, 교육의 전문성 높여

스타 강사로 활동하며 상담을 해왔지만 ‘문화와 가정, 환경이 개인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했다. 상담은 미시적 학문이다. 거시적 시점의 ‘코칭’이 필요했다. 한국외대 영문과를 졸업했지만, 전문 코치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상담이나 코칭 관련 학위 유무를 묻는 곳이 있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2013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상담코칭학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인상학 과정을 마쳤으며, 국민대학교 문화심리사회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현재는 디지털 서울문화예술대학교에서 상담코칭심리학과를 개설해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이유는 ‘아는 것을 어떻게 더 쉽게 가르쳐줄까’에 대한 노력이다. 의사가 생명을 살리는 것처럼 상담심리와 코칭을 잘하면 개선되는 삶을 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실망과 후회만 남길 뿐이다. 상담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심리나 상담, 코칭 관련 학과를 이수하는 것이 우선이다. 분야에 따라 국가나 민간 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자격증도 있지만, 취업에서는 학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디지털대학에 관련 학과가 있어 온라인으로도 이수할 수 있다. 상담코치가 되면 협회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는데, 임상처럼 상담을 꾸준히 늘려야 실력이 는다. 

습관의 힘

상담코치로 새 삶을 시작한 26년 차 개그맨 권영찬. 그는 사람들이 힘들다고 찾아오면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하루만 몹시 나쁜 일을 해서 구치소에 한 번 갇혀보세요.” 그러면 대부분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무슨 말이냐고 한다. “구치소에 가서 하루만 있어 보면 지금 하기 싫은 그 일이 어마어마하게 하고 싶어질 거예요”라고 말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저도 그랬거든요. 신이 다시 나에게 기회를 준다면 주인공 뒤로 지나가는 1초짜리 엑스트라 역할도 감사하게 받겠다고요. 그동안 저는 돈을 잘 버는 연예인이었지 삶에 감사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구치소 안에 갇혀 있다 보니 자유의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죠. 상처로 인한 습관이 표정을 만들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요. 바꿀 수 있다는 의지가 필요하지요. 나아지고 개선됐느냐의 차이가 미래를 바꿉니다. 꿈이 있다면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하고 실천하세요. 그러면 그 꿈의 주인이 됩니다. 제 인생 역정에서 느낀 것입니다.”


글 jobsN 서경리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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