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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00만원 버는 자격증으로 매달 1천만원씩 버는 20대

조회수 2020. 9. 18. 10: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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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얻으니 돈은 따라오더라..헤어스토리 원장 한지희씨
입문 10년차 미용사 "자격증 취득은 시작일뿐"
인턴, 디자이너, 창업까지 그녀의 알짜팁
"사람 마음 얻는 것이 진정한 비결"

미용 기능사 자격증은 가장 인기 있는 자격증 중의 하나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반, 피부, 메이크업, 네일 등 4개 분야로 나뉜다. 지난 2016년 한해 동안 총 26만8428명이 이 4개 자격증 시험을 봤다(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 이 가운데 4만9305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나 자격증 취득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2015년 한국고용정보원 조사를 보면 네일아티스트는 초임이 평균 1181만원, 메이크업아티스트는 1383만원, 미용사는 1431만원에 불과했다. 월급으로 치면 100만원 안팎이다. 이른바 ‘인턴’으로 불리는 수련기간에는 최저 임금(시간당 6470원)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출처: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2015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초임이 낮은 직업 BEST 50'

인턴 기간을 견뎌내고 남부럽지 않은 수입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4개의 분야 가운데 일반 미용 분야에서 조언을 구하기 적합한 인물을 물색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헤어스토리’라는 개인숍을 운영 중인 한지희(28)씨다. 3년 전 업계에선 비교적 이른 나이인 25살에 개인 미용실을 차린 그녀는 요즘 월 순수입 1000만원을 찍는다.

 

한씨는 “자격증만 따면 끝난다고 생각하면 큰 코를 다친다”며 “단순한 호기심으로 이 직업을 선택했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씨에게 자격증 취득 직후 인턴과 디자이너, 창업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출처: 본인 제공
헤어스토리 원장 한지희씨

최저임금 수준의 인턴, 길면 10년까지  

한씨는 2008년 강원도 홍천의 강원생활과학고를 졸업했다. 고1때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학년 때는 학교 대표로 CAT 한국회장배 대회에 나가 커트와 파마 부문에서 각각 창작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대회에서 입상을 했다. 학교장 추천으로 졸업반 겨울방학때부터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이대역 부근에 있는 대형 미용실이었다. 그곳은 직원이 80명에 육박하고 3개층을 썼다.  

출처: 한지희 원장 제공
학위와 각종 수상경력

한씨는 미용실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살았다. “미용실 근처의 아파트에서 같은 10명이 넘는 인턴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대형 미용실의 경우 그런 편의를 제공하는 곳이 종종 있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월 5만원. 인턴 월급 50만원을 받으면 5만원을 기숙사비(식대 포함)로 썼다.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뒀던 한씨는 매달 40만원을 저축했다. 나머지 5만원으로자신만을 위한 외식을 즐겼다. 오전 8시에 출근, 오후 9~10시에 퇴근했다. 주5일이었다. “그나마 제가 인턴할 때와 달리 요즘엔 대우가 많이 나아진 편입니다. 어딜가나 비슷하니 배운다는 생각으로 인턴 기간을 보내면 좋을 듯합니다. 어느 업계든 기술직이면 그런 기간이 있잖아요.” 


인턴은 일종의 수습 과정이다. 청소를 하고 손님에게 음료를 대접하는 등 서비스를 한다.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운다. 직접 커트 등 시술은 할 수 없다. 미용실마다 차이는 있지만 단계별로 과정을 거쳐야 ‘헤어 디자이너’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씨가 일했던 미용실의 경우 ‘파마반’ ‘커트반’ ‘염색반’ ‘디자이너반’이 있었으며 각각의 과정마다 3개월 간격으로 시험을 봤다. 떨어지면 재도전 해야한다. “단계별로 시험을 봅니다. 합격을 해야 다음 과정으로 넘어 가는거죠. 디자이너라는 명칭이 거저 주어지는게 아닙니다.”  

출처: 본인 제공
한지희 원장의 '셀카' 사진

열심히 해야 디자이너 선배가 하나라도 더 가르쳐준다. 단순히 근무기간만 늘어난다고 디자이너로 불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배운게 미용이니까 인턴기간을 빨리 끝낸 편이에요. 디자이너반 합격까지 2년 정도 걸렸습니다. 보통 3년은 각오해야합니다. 열정이 중요합니다. 가만히 서서 시간만 때운다고 될 수 있는게 아니에요. 극단적인 경우 10년 동안 인턴만 한 사람도 봤습니다.” 디자이너마다 인턴을 다루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잔머리를 다듬는 것 정도는 맡기는 디자이너가 있는가 하면 아예 손님을 못 건드리게하는 디자이너도 있다.   


디자이너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어느 미용실을 가더라도 인턴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 “다른 미용실에 가서 디자이너라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것도 엄연히 기술입니다. 시켜보면 바로 티가 납니다. 기술은 거짓말을 못하거든요. 시늉만 내는건지, 아니면 진짜 실력이 있는건지 바로 알거든요.” 디자이너가 된 이후 다른 미용실로 이직을 할 경우에도 경력을 베이스로 연봉 협상을 한다.  

기술은 기본, 사람 마음까지 얻어라 

첫 미용실에서 인턴을 마친 한씨는 2010년부터 3년간 박승철 스튜디오에서 근무했다. “디자이너가 되고 나서 괜찮은 직장을 찾다 은평구 지점의 개업 멤버로 들어갔습니다.” 인턴 시절과 달리 디자이너가 되면 직접 손님의 시술을 맡는다. 보통 미용실과 ‘월 매출의 몇 퍼센트’ 혹은 ‘기본급+인센티브’ 형식으로 계약을 맺는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보면 미용사의 평균 연봉은 3072만원이다. 보통 월수입이 200만~300만원이며, 자신을 찾아온 손님수에 따라 이것의 2~3배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미용실은 성과제 시스템입니다. 가령 자신이 매출 2000만원을 찍었다면 300만원을 가져가는 식입니다.”

출처: 한지희 원장 제공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재직 시절 모습

이때부터는 자신의 단골 손님을 만들어야한다. “단순히 머리만 잘하는게 아니라 사람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번 온 손님이 또 오고, 그 손님이 다른 손님을 소개해주기도 합니다. 그게 쌓이다보면 돈은 따라옵니다. 내 머리를 남에게 맡긴다는게 그렇게 쉬운게 아니거든요.” 


당장의 매상에 눈이 멀면 손님을 아예 놓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가령 ‘안될 머리’를 억지로 시술한다거나 당장 필요하지 않은 파마 등을 절대 권유하지 않는다. “돈만 생각하다보면 손님이 딱 알아요. ‘뽑아먹으려고 하는구나’라고. 입소문은 금세 퍼집니다.” 자신의 고객 명단도 계속 업데이트한다. 이름, 전화번호, 성별, 선호 스타일, 직업 따위를 기록해놓는다.  


탈모인 남성이 미용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머리 가운데 부분 숱이 거의 없는 손님이었다. 그는 머리가 긴 부분을 짧은 쪽으로 넘겨 2대8 가르마를 하고 다녔다. 노안이 고민이었다. 한씨는 ‘과감히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머리카락 전체를 비슷한 길이로 맞춘뒤 손을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머리 한올한올이 소중했던 남성에게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그분의 아내가 제 손님이었거든요. 아내를 믿고 맡기셨습니다.” 짧게 쳐서 겹겹이 쌓는 식으로 머리를 잘랐고, 스프레이를 뿌려 고정시켰다. ‘동안’을 되찾은 손님은 이제 단골이다. 


대화를 좋아하는 손님과 그렇지 않은 손님도 구분해서 상대한다. 한씨는 시술에 실수가 있었다면 솔직하게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진상 손님에게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분들을 잘 만족시키면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창업은 확신이 섰을 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원천은 자기계발이다. 그녀는 인턴 시절부터 휴일과 사이버 강의를 이용해 4년제인 서경대 미용학과 학사 과정을 마쳤다. 디자이너가 된 후에는 틈틈이 미용계의 유명한 디자이너의 동영상을 보거나 오프라인 강의, 미용쇼를 찾았다.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입니다.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기 죽으면 곤란합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출처: 한지희 원장 제공
서경대 미용학과 졸업 사진

어느 정도 단골손님을 확보한뒤 한씨는 개업을 결심했다. 주변에선 ‘망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프랜차이즈가 즐비한 미용업계에서 개인 미용실이 살아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25살의 나이에 자신의 가게를 오픈한 한씨는 이런 우려를 개업 첫날 잠재웠다.  


“손님이 구름같이 몰렸어요. 기존에 일했던 미용실에 다닐 때 손님들이 그대로 오신거죠. 연락을 먼저 안 드렸어도 인터넷을 뒤져 찾아서 온 분도 있었습니다.” 


한씨는 “장단점을 모두 살펴본뒤 개업을 고려해야한다”고 했다. 장점은 ‘탄력적인 시간 운용’이다. 직원으로 일할때는 다른 동료들의 스케줄에 맞춰 휴무일을 정한다. 그러나 개업을 하면 쉬고 싶은 요일을 자신이 정할 수 있다. 덕분에 현재는 일요일마다 쉬고 있다. “개업 전까지 친구랑 놀러간 적이 없었어요. 일과 병행하며 대학까지 다닌데다 휴무일이 주말이 아닌 평일이었을 적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일요일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다. 나머지 요일엔 오전 11시부터 밤9시까지 일한다.  


반면 책임도 무한대로 늘어난다. 매출이 들쑥날쑥해 직원 인건비와 각종 세금, 임대료 등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폐업은 시간문제. “월수입이 같다고 치면 개업보다 직원이 훨씬 마음은 편하죠. 제때 되면 월급을 받아가면 되니까요. 그러나 개업은 항상 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한씨의 미용실은 큰 등락없이 3년 동안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거의 단골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한씨는 도구와 미용 재료를 살 때 값비싼 브랜드 제품을 고른다. 그러나 가격은 저렴한 수준(커트 1만5000원, 파마는 5만원부터)이다. 확장 이전을 계획 중인 한씨의 미용실은 현재는 1인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예약제로 손님을 받는다.

출처: 본인 제공
지난해 고교생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 한지희 원장

나중에 대학 강단에 서는 꿈도 꾸고 있는 한씨는 미용학 석·박사 과정도 밟을 계획이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오고 있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병행할 계획이다. “목요일마다 복지관에서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어르신들 커트와 파마를 해드려요. 확장 이전을 마무리하고 직원을 새로 뽑으면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고 싶습니다. (한낮에 잠시 미용실을 닫기 때문에) 봉사활동 때문에 당장 매상은 줄어들 수 있죠. 그러나 제가 갖고 있는 기술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든다는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나중에 해외 봉사도 갈 계획입니다.


작년에 고교생을 상대로 강연(교육부 주최 특별한 동행-행진 콘서트)을 한 적도 있습니다. 가위 하나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합니다. 가위질이 너무 좋고 이런 삶을 꿈꾸신 분에게는 미용사를 추천드리겠습니다.” 


글 jobsN 오유교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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