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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겠다'며 청년 1000여명이 줄선 회사의 파격 채용공고

조회수 2020. 9. 17. 16: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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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CEO를 뽑습니다
헬스케어기업 인바디 "CEO 만들겠다"
전형 합격자 모아 차기철 대표가 직접 지도
5년 내 분사해 독립 법인 만들도록 할 계획

"사업은 베테랑만 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혹독한 훈련이 필요하다. 앞으로 CEO가 될 인재를 키우는 게 목표다."


'체성분 분석기'로 유명한 의료기업체 인바디 차기철(59) 대표가 말했다. 생체공학 박사 출신으로 창업한 회사는 급성장하고 있다. 1996년 설립된 인바디는 2016년 매출 798억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5%가 해외에서 나온다. 인바디는 연봉만큼 성과급을 주는 복지 좋은 기업이다.


인바디는 2017년 상반기부터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한다. 사내 벤처를 이끌어 갈 예비 CEO들을 공채 방식으로 뽑는 것이다. 기존의 여러 기업들이 직원 대상으로 공개모집해 예비 CEO를 뽑은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물론 대부분 기업 차기 CEO는 친인척이다. 이 회사 미래 CEO가 신입사원이란 보장은 없다.


인바디는 오는 5월 24일까지 '미래CEO 전형'을 실시한다. 이 전형 합격자들은 인바디의 자체 영업이나 마케팅, 개발 업무와 상관없이 별도의 창업을 준비하는 프로젝트 팀에 소속돼 일한다.  

출처: 인바디 제공
차기철 인바디 대표

새로운 기술 창업 아이디어로 프로젝트를 만들고 성공시키는 게 목적이다. 예비 CEO는 프로젝트 별로 기획, 개발, 생산, 영업, 마케팅까지 도맡는다. 인바디는 필요한 자본, 노하우 등을 모두 지원한다. 차 대표가 직접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창업 멘토링을 해준다.


입사하면 인바디 신입사원의 연봉, 대우를 받는다. 성장가능성을 평가해 5년 이내에 독립 법인으로 분사시키고, 독자적인 경영권을 준다. 제품을 만들고 난 후 매출이 매년 50%씩 3년 이상 성장하면 독립할 수 있다.


월급쟁이로 입사해 능력을 발휘하면 회사 지분을 소유한 CEO로 성장할 수 있다. 만약 사업화에 실패해 독립 조건을 채우지 못해도 인바디 정규직 직원이기 때문에 다른 부서로 이동해 일할 가능성이 높다.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미래를 보고 회사가 투자하는 셈이다.


차 대표는 "사업해보기 전에는 사업가 기질이 있는지 알 수 없다"라며 "일반적인 채용 관행에서 벗어나 실패 확률을 줄이고 승률을 높일 수 있는 창업 경험을 전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출처: 인바디 제공
인바디는 CEO사관학교를 지향한다. 신입사원들은 4개월간 직무 과제를 수행한다. 각 직무에 맞춰 개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성과를 평가받는 제도이다. 이때 한 달에 한 번씩 차기철 대표를 만나 피드백을 받는다. 인재 육성에 관심이 많은 차 대표는 일반 직원들에게 직접 보고를 받는다. 왼쪽은 이번 미래CEO 전형 모집 공고. 채용 단계에서부터 CEO형 인재를 뽑아 차세대 CEO를 만드는 전형이다.

◇ 전형 절차 및 규모

기술 창업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상경계열이나 이공계 출신 대학∙대학원 졸업자를 우대한다. '창업을 원하는 인재' 외에 별도 조건이 없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장인, 창업 경력이 있는 사람도 지원할 수 있다.


그동안 인바디에 여러 번 지원했다가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에 대한 불이익도 없다.채용 과정은 서류전형→필기전형(수리사고력테스트, 직무서술테스트)→온라인 인성검사→실무면접→임원면접 순이다.


인바디는 "일반 전형과 커리어패스가 다른 만큼 CEO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다"라고 했다. 인바디 CEO형 인재는 ① 강한 성취욕이 있는가 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 사고가 가능한가? ③ 끝까지 해낼 수 있는가 이다.


차 대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할 줄 알아야 하며 사업의 목적을 돈이 아닌 훌륭한 일을 하는 것에 둬야 한다"라고 했다. "돈과 성공은 업무를 훌륭하게 했을 때 따라오는 것이지 목적이어선 안된다"라는 것이다.


헬스케어업계와 인바디가 만드는 제품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있으면 좋다. 최근 웨어러블 제품 '인바디밴드'를 내는 등 사업을 B2C 분야로 확장하는 만큼 지원자들이 헬스케어의 B2C 시장에 대해 공부하면 도움 된다.


미래CEO 전형 외 일반 신입사원공채는 2017년 10~11월에 공고를 낼 예정이다.(인바디 인사 제도 소개 바로가기)


◇ 서류 전형

“저는 로봇설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직접 입력한 알고리즘과 코딩대로 로봇이 작동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4년 동안 로봇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전공에서 배운 지식을 실행해 보는 좋은 기회로 삼았습니다. 사한다면 로봇동아리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충분히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바디 인사총무팀이 뽑은 잘 쓴 자기소개서다. 직무를 지원한 이유와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을 잘 드러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 항목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그걸 어떻게 극복하였는가를 서술하시오'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였을 때, 남들과는 다른 본인만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시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성취하고 싶은 것과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서술해주십시오' 등이다.


인사총무팀 관계자는 "본인만의 생각과 가치관이 잘 담겨 있는지 본다"라며 "평소 꾸준히 해온 일이나 취미에 대해 입사 후 어떻게 도움이 될 지 잘 설명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잘 못 쓴 자기소개서로는 ① 다른 회사에 제출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 평범한 내용 ② 뉴스 등에 나온 인바디에 대한 일반적 내용 나열 ③ 상투적인 자기소개 문구 등이 담긴 것이다.


예를 들어 '인바디는 2016년 800억의 매출을 올렸으며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많습니다' '저도 입사하면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항상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강한 성격으로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 할 자신이 있습니다' 같은 문장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출처: jobsN
대표 상품인 체성분분석기를 사용해보는 직원들. 전체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내는 인바디는 해외 파견 직원을 뽑을 때 연차에 상관없이 본인 희망과 성과 등을 평가해 내보낸다.

◇ 필기 전형(IBAT·InBody Aptitude Test)

필기 전형은 수리사고력 테스트와 서술테스트 두 가지다. 모두 객관식이 아닌 서술형이다.


수리사고력 테스트는 중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문제로 구성돼 있다. 90분 동안 33문제를 풀면 된다. 문제의 정답보다 어떤 방법으로 접근했는지, 어떤 개념을 활용했는지 풀이 과정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인사총무팀 관계자는 "중등 교육 과정을 성실히 이수했다면 수식을 한 번 더 훑어보는 것 외 별다른 준비는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서술 테스트는 질문에 따라 지원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쓴다. '본인이 인바디 사장이라면 무엇을 가장 해보고 싶은지'같은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출처: 인바디 제공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인바디 사옥에는 카페테리아, 옥상정원 등이 갖춰져 있다.

◇ 면접 전형

실무 면접과 CEO 면접 등 2차로 나눠 본다.


1차 면접에서는 1박2일 합숙면접, 개인발표(PT), 토론 등 업무와 직접 관련된 자질을 평가한다. 인바디 인재상에 적합하면서 실무 역량을 갖췄는지 주된 평가 요소다.


2차 면접은 차기철 대표와 지원자가 일대일로 만나 인성, 미래 성장가능성 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지금까지 신입사원 면접에서 나온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CEO라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업무와 이유는 무엇인가?' '인바디를 이용해 체성분 감량 시 직원들에게 보상하는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한다. 얼마만큼의 체성분을 감량한 사람을 우수 인원으로 선발해야 하는지, 그 이유와 논리를 제시하라' 등이다.


인바디 인사총무팀은 "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깊이 알기 어려운 만큼 회사보다는 지원자 자신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할 필요가 있다"라며 "회사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한 번 보는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차 대표는 "CEO에 알맞은 역량을 갖췄는지 중점적으로 본다"라며 "한 분야에서 본인 스스로 초기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책임감 있게 해내는 태도와 "라고 말했다.

출처: jobsN
인바디 사옥 1층에 모인 직원들

◇ 연봉과 복리후생

인바디 신입사원 초봉은 직무에 따라 3900만~4100만원 선이다. 예비 CEO로 뽑힌 인재들도 이 연봉을 받고 시작한다. 평균 연령 33세로 젊은 회사인 인바디의 평균 연봉은 5500만원으로, 최근 5년간 임금 인상폭은 7%로 높은 편이다.


성과급은 기본 연봉의 최대 100%를 지급한다. 예를 들어 매년 3900만원을 받는 사원이 성과급을 포함해 최대 연 78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공시 연봉에는 성과급, 상여금, 복리후생비가 포함되지 않는다.


성과평가는 매년 '과제 업무 제도'와 개인 성과를 기반으로 한다. 매년 초 본인이 정한 과제 주제를 1년간 수행해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임원진 앞에서 인바디의 기술에 대해 발표하는 '강사제도', 생산량·품질 요건에 모두 합격한 생산직무 직원을 포상하는 '장인·달인 제도' 등이 있다.


성과급에 인사 평가에 따라 받는다. 승진은 능력과 성과에 따라하기 때문에 제한 없이 특진도 가능하다. 연차에 관계 없이 본인의 희망과 성과 평가에 따라 해외 근무가 할 수 있다. 현재 인도 주재 직원은 모두 신입사원 시절 파견됐다.


이밖에 건강검진, 자녀 보육·교육 수당, 여성 휴게실, 임산부 검진표 할인 등 다양한 가족 친화형 복리후생 제도가 있다.


조직 문화는 서로 '님'으로 호칭하고 연차 사용이 자유로운 등 수평적이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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