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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라면' 번역 보니‥해외가 극찬한 한국 '번역의 신'

번역말고 플리토(flitto)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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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뉘앙스와 맥락까지 반영하는 번역
기계가 아닌 사람이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의 핵심 '데이터' 모아 글로벌 기업에 판매

‘송혜교 존예’를 구글 번역기에서 영어로 번역하면 ‘songhyegyo jon-ye’라고 뜬다. ‘존예’만 번역을 요청하면 ‘John Yes’라고 나온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집단지성을 이용한 번역 서비스 ‘플리토(flitto)’에서 ‘송혜교 존예’를 번역하면 ‘songhyegyo drop-dead beautiful’이라고 번역된다. 


‘존예’가 ‘정말 예쁘다’를 이르는 비속어인 점을 감안해 ‘very’ 대신 ‘drop-dead’라는 단어를 보여준다. drop-dead는 '넋을 쏙 빼 놓을 정도'라는 뜻으로 극단적인 표현을 할 때 쓰는 단어다. 영어 사전으로는 알 수 없는 일상 언어의 미묘한 뜻까지 번역해준다는 것이다.

   

언어의 뉘앙스와 맥락까지 전달하는 플리토는 2012년 이정수(35) 대표가 창업했다. ‘세계 언어 장벽을 무너뜨리겠다’는 포부였다. 사용자들은 ‘진짜 번역기가 나타났다’고 했다. 전세계 173개국에서 650만명이 사용하며 하루 7만건 이상 번역 요청글이 올라온다. 번역 의뢰자는 빠르고 저렴하게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대학생이나 주부가 부업으로 하기에도 좋다. 집단지성 

번역가 가운데는 하루 한시간씩 투자해 한달에 30만원을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창업 초기 3명이었던 현재 직원 수는 65명으로 늘었다. 작년 매출은 월 2억원수준. 영업이익은 나지 않았지만 요즘은 월매출 5억원을 내고 있어 곧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140억원 투자를 받았다. CNN과 BBC에서도 ‘한국의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이라며 극찬했다.

번역업체보다 가격 싸고 최신 언어 트렌드 반영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 동시에 운영하는 번역 플랫폼 플리토의 원리는 단순하다. 크게 2가지 방식 번역이 있다. 집단지성 번역(250자 이내)은 누군가 특정 언어로 번역을 원하는 문장을 올리면 다른 다수 사용자가 번역한 문장을 실시간으로 아래에 단다. 번역을 의뢰한 사람은 이 가운데 가장 정확한 번역을 선택한다. 번역한 문장이 채택된 번역가에게 플리토는 포인트(30자 내 한 문장 당 100원)를 준다. 네이버 지식IN에서 답을 채택해 내공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의뢰인이 번역 결과를 선택하지 않으면 플리토에서 48시간 후 가장 적합한 번역 결과를 골라 자동채택 한다. 번역 결과만 얻고 채택하지 않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빠르게 변화하는 언어 트렌드를 아는 프리랜서 번역 전문가들도 활동 하기 때문에 '존예'같은 속어도 번역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한식당에 실제로 적혀있는 메뉴들이다

출처MBC 뉴스 화면 캡처

단문보다 분량이 길고 어려운 논문, 의학서적 같은 전문 번역은 실시간 댓글 방식으로 할 수 없다. 사용자가 번역을 원하는 전문을 올리고 번역가들이 번역 금액을 제시한다. 사용자가 번역가의 경력과 금액을 따져 마음에 드는 번역가를 선택한다. 

A4용지 한장(글자크기 13 포인트, 800자 기준)에 통상 9000~2만5000원을 받는다. 현재 활동하는 전문 번역가는 3000여명에 달한다. 사용자가 지불한 금액에서 번역가가 70%를 가져가고 부가세를 제외한 나머지 1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집단지성 번역은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 번역은 번역 자격증 소지자만 가능하고 플리토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시험을 통과해야 활동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전문 번역 업체보다 싸고 빠르고 정확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학 축제 시즌에 마케팅을 벌였던 플리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번역 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견적 문의를 하면 전화가 바로 오지 않아요. 최소 1~2시간은 걸립니다. 또 그 번역가가 얼마나 전문적일지 의뢰인은 불안합니다. 실제로 번역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요. 이름과 연락처, 메일주소를 입력하는 것도 귀찮아요. 가격도 비쌉니다. 의학 논문 같은 경우에는 A4용지 한장에 7만원입니다. 아랍어 처럼 희귀한 언어도 장당 2만원을 받아요.”  


플리토는 번역 수수료를 받는 대신 번역 거래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얻는다. 사용자가 의뢰한 번역문을 번역한 내용을  ‘말뭉치’라고 부른다. 이 말뭉치를 전문가에게 검수 받은 다음 기업이나 관련 기관에 판다. 정부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SK플래닛, 네이버, 인터파크가 대표 고객이다.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NTT도코모, 바이두 등 해외 기업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지금은 한달에 100만건씩 기업에서 말뭉치를 사가고 있다.  


기업이 번역문을 사는 이유는 최근 가장 큰 화두인 인공지능(AI) 기술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은 기계가 스스로 학습해 배우는 '머신 러닝'이다. 머신 러닝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언어의 최신 데이터가 필요하다.


'치즈라면'을 영어로 번역을 요청해도 모든 번역기에서 'Cheese ramen'이라 나오진 않는다. 아직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한 기계번역기에서는 다른 결과를 내놓거나 'If Cheese'라 나올 수도 있다. 

 

"영어 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 등 18개 언어로 번역할 수 있어요. 또 일본어에서 스페인어로, 스페인어에서 포르투칼로 번역한 데이터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번역 그 자체로 돈을 벌기 보다, 번역문을 기업들에게 파는 B2B 영업으로 성장 중입니다.”

플리토 인터넷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출처플리토 제공

해외 거주→SKT 사내 벤처→영국

이 대표는 해외 주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해외에서 오래 살았다. 쿠웨이트에서 태어나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6년 동안 머물렀다. 기억에 남는 나라는 한국에 오기 직전 7년 동안 살았던 사우디아라비아다.  


“외국인 학교를 다녀서 인종이 다양했어요. 왕따나 인종차별은 생각할 수도 없고 서로 문화를 이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외국어도 친구를 이해하기 위해서 배운다고 생각이었지 ‘내 능력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들어와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2001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외국어를 잘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영어 과제를 해야 할 때 자주 도왔다. 번역 수요가 많다는 걸 깨닫고는 플리토와 비슷한 사업 아이디어 제안서를 각종 IT회사에 보냈다. 답이 없자 2007년 일반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번역 사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몇 개월 못가 접어야 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데스크톱이어서 실시간 번역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어요. 마케팅 능력도 부족했습니다.”   


이후 2009년 SK텔레콤에 입사해 스타트업 M&A와 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이 대표는 “중동에 살았던 경험 때문에 취업이 쉬웠다”고 했다. 입사한지 6개월 만에 다른 부서에서 일하던 동료들과 사내벤처를 차렸다. 플리토의 전신인 ‘B612’다.  

여러 외신에서 다룬 플리토. http://www.bbc.com/news/business-33215490

출처플리토 제공

“신입사원이라서 눈치가 많이 보였어요. 낮에는 일하고 밤과 주말에는 사업을 했죠. 병행하기 힘들어 2011년 10월 퇴사해 공동창업자와 함께 영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기관이나 기업이 적었다. 해외로 눈을 돌려 스타트업 보육 회사를 찾았다. 결국 런던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테크스타'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13주 교육을 받은 뒤에는 미국으로 날아갔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고 SXSW(south by southwest Music Festival)에 참가해 플리토를 알렸다. SXSW는 음악 축제인 동시에 각종 스타트업이 자신의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다.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였지만 실전은 달랐다. 인지도가 없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번역을 요청하는 사람, 번역을 하는 사람을 모아서 데이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데이터가 없었습니다. 먼저 콘텐츠를 번역해서 올려보기로 했어요. 마침 

해외 팬들이 한류스타의 SNS 글을 번역해 공유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의 트위터 글을 영어로 번역해 플리토 홈페이지와 앱에 올렸다. 슈퍼주니어, 빅뱅, 도널드 트럼프,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유명인의 SNS 게시물을 번역했더니 번역을 원하는 사람과 할 줄 아는 사람이 모였다. JYP, SM, YG 같은 3대 연예기획사에서도 관심을 보여 소속 연예인의 SNS글이나 음성 메시지를 플리토에서 번역했다. 이후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다.

기계번역과 사람번역은 서로 연결돼있다 

'번역가'는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향후 사라질 직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언어의 특성상 번역가는 계속 있어야 하고 플리토에서 번역가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다. 


"머신러닝에서 핵심은 데이터인데, 데이터를 입력하는 건 사람입니다. 기계는 모르는 뉘앙스와 미묘한 변화를 사람은 알아차립니다. 기계번역과 사람번역을 굳이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번역이 기계번역을 거꾸로 기계번역이 사람번역을 발전시키면서 '번역의 질'이 높아질 겁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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