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급 공무원 시험을 무려 5번 합격한 청년의 빼곡한 공부노트

조회수 2018. 11. 5. 14: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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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이 4월 8일 전국 333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공무원 열풍’을 반영하듯 이번 시험엔 역대 최다인 22만 8368명이 지원했다. 필기와 면접을 거쳐 4910명만이 최종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출처: 인사혁신처 제공
2017년도 국가공무원 9급 지원현황 일부 발췌

오늘도 서울 노량진, 전국 각지의 도서관과 독서실에서는 많은 ‘공시생’들이 시험 준비에 한창이다. 설렘, 불안, 긴장, 떨림 등 다양한 감정으로 뒤엉켜있을 것이다. jobsN이 수험생을 위한 ‘꿀팁’을 전해줄 주인공을 찾았다. 2016년도 경기도 7급 일반행정직에 합격한 김동혁(25)씨다. 7개 과목 평균 92.6점(100점 만점)으로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출처: 본인 제공
공시 필기만 9차례 합격한 김동혁씨

그는 공무원 시험 필기에만 9차례 합격한 '공무원 시험의 전설'이다.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2014년 경기도 9급 사회복지직, 경기도 9급 일반행정직과 2015년 국가직 9급 우정사업본부, 경기도 광주시 9급 일반행정직, 서울시 9급 일반행정직, 2016년 국가직 7급 선관위, 국가직 9급 일반행정, 경기도 7급 일반행정직, 성남시 9급 일반행정직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임용 예정인 경기도 7급 공무원 이외에는 면접에서 떨어졌거나(1번·경기도 9급 일반행정), 면접을 포기했거나(3번·서울시 9급 일반행정,경기도 9급 사회복지, 성남시 9급 일반행정), 면접 포함 최종합격 후 임용을 포기(4번·국가직 7급 선관위,국가직 9급 일반행정,국가직 9급 우정사업본부,광주시 9급 일반행정)했다. 최종합격자가 임용을 포기하면 차순위가 추가 선발된다. 남들은 한번 붙기도 어려운데, 김씨는 7·9급 시험에 최종 합격만 5번 한 것이다.


경희대 행정학과 졸업반인 김씨는 봄학기를 마치고 경기도 7급 공무원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얼마전 방송에도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유년시절부터 공무원이 꿈이었다는 그는 “처음 최종 합격한 광주시 9급을 ‘임용 유예’로 걸어놓고 최종 목표인 7급 준비 과정에서 감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번 시험을 봤다”고 했다. 김씨는 “공무원 수험생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제가 전해드리는 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험 막판 꿀팁 5가지를 공개한다. 

출처: tvN 문제적남자 캡처
최근 방송에 출연한 김동혁씨

꿀팁 TOP5 

①전체 범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라  


9급 시험은 5과목으로 구성된다. 5개 과목별로 한 책으로 ‘단권화’한 책을 만들어 5과목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훍어봤다. 시험 직전까지 전체 내용을 봤느냐, 안 봤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시험장에서 문제를 봤을 때 관련된 개념이 생각날 수준이라면 문제를 풀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요약본’만 본다는 사람도 있는데 좋지 않은 방법이다. 오히려 손해다. 어디서 무슨 내용이 문제로 튀어나올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아쉽게 놓쳤던 1문제가 당락을 가를 수 있는 것이 바로 공무원 시험이다.  

출처: 본인 제공
김씨가 공부한 책. '단권화'를 했으며 형광펜으로 개념과 부합하지 않는 것은 주황색, 맞는 것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②시험 1분 전까지 극한으로 몰아붙여라  


공무원 시험은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이 아니다. 단순히 ‘이걸 아냐 모르냐’는 식의 암기문제가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자. 당일 컨디션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시험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양을 공부해 머리에 집어넣으면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문제를 풀 수 있다.


평소보다 잠을 줄여야 한다. 시험 직전까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여라. 8시간을 잤다면 7시간, 7시간을 잤다면 6시간을 자라. 나는 박카스,핫식스나 레드불 같은 에너지 음료를 먹어가며 필기 시험 준비 막판을 버텨냈다. 평소엔 많이 먹으면 몸이 망가지니까 잘 먹지 않았던 음료들이다. 몸을 혹사시키며 마지막에 몰아친 것이다. 일종의 벼락치기식 공부다. 그동안 들었던 강의, 풀었던 기출문제, 모의고사로 축적한 지식을 다시 한번 압축적으로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출처: 김동혁씨 제공
자투리 시간에도 틈틈이 수첩을 들고 공부했다

③시험장에 되도록 일찍 가라 


언제나 시험 당일 날까지 아침에 공무원시험 대비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시험장에는 1등으로 갔다. 입실 가능 시간에 칼같이 맞춰서 가면 나 혼자 뿐이었다. 내가 시험장 불을 켰다. 혼자 앉아 공부하고 있으면 뒤늦게 온 사람들이 기가 죽는다. 일종의 심리전이다.


누군가는 떨어지고 누군가는 붙는게 시험이다. 전투적인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임했다. 이게 바로 전쟁이라는 생각이었다. ‘익스트림 웨이즈’란 곡을 들으며 전의를 불태웠다. 웅장한 분위기의 곡인데 각오를 다지는데 도움이 됐다. 초콜릿을 시험 30분 전에 먹으면 몸이 개운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각성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출처: 조선DB
공무원 시험의 '메카' 노량진 학원가의 풍경

④모르는 문제는 과감히 버려라  


9급 시험은 1시간40분 동안 5과목 100문제를 푼다. 어려운 문제건 쉬운 문제건 배점은 모두 똑같다. 어려운 문제에 시간을 쏟다가 쉬운 것 틀리면 탈락의 지름길이다. 일단 만만한 문제부터 풀고, 시간이 남으면 어려운 문제에 매달려라.  


난이도가 높다고 해서 ‘멘붕’하면 안 된다. 내가 어렵다면 다른 사람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라. 가장 자신 있는 과목부터 푸는 것도 방법이다. 나 같은 경우엔 한국사가 가장 자신 있어서 먼저 풀었다. 다만 영어는 가장 나중에 푸는게 좋다. 영어는 외워서 푸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다른 과목을 먼저 풀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한 다음 영어를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 시험을 보는 수험생이라면 떨려서 마킹이 잘 안 될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러다 마킹에 시간도 길어지고 심지어 밀려 쓰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실제 결과가 가채점에 비해 수십점이 떨어지는 경우도 봤다.  

⑤커트라인에 걸쳤다면, 마음을 비워라  


2014년 경기도 9급 일반행정직에서 필기 통과 후 면접에서 탈락했다. 당시 필기 시험에서 커트라인 근처로 가까스로 붙었다. 필기보다 면접탈락 충격이 2~3배는 크다. 필기를 통과하면 대부분 합격자가 된 것처럼 들뜨기 때문이다.


그러나 면접에서 30%가까이가 떨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 필기 성적 순으로 최종 합격자가 갈린다. 때문에 필기 합격을 했더라도 커트라인 근처라면 일단 마음을 비우는 것이 좋다. 차라리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면접도 한번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좋은 경험이 됐다고 받아들이자.

출처: 본인 제공
김동혁씨의 '백지복습법'. 자기 전 백지에다 생각나는대로 그날 공부한 것을 적었다

불합격은 합격의 과정일뿐…공무원이 된 나를 상상하며 버텨라   

그가 도전 첫해부터 시험에 덜컥 붙었던 것이 아니다. 그는 “최종합격에 골인하기까지 1년은 걸렸다”며 “1년에 볼 수 있는 공무원 시험은 웬만하면 다 보는게 좋다. 경험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주소가 서울이 아니라면 더 많은 시험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현재 규정상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는 지방직 공무원 채용시 거주지 제한규정을 두고 있다. 서울시만 유일하게 시험 날짜가 다르고, 전국 단위로 모집을 한다. 이 때문에 서울 거주자는 다른 지역의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 거주자는 서울시 시험을 볼 수 있다(국가직은 공통).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씨는 국가직·서울시·지방직 가리지 않고 모두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재도전하는 수험생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자만에 빠지는 겁니다.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보완하지 않고 넘어가는 거죠. 그러다 틀린 것을 또 틀리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개념강의부터 다시 들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 과목이 대상입니다. 문제에 적응된 거지 개념에 적응된 게 아닐 수 있거든요. 기출강의만 듣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공시 레이스 도중 슬럼프가 올 경우엔 어떻게 해야할까. 김씨는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조언했다. 


①힘들땐 더욱 자신을 몰아붙여라   


한창 공부할 땐 말 그대로 잠만 자는 시간 이외에 공부만 했다. 먼저 합격한 여자친구와 헤어져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다. 공부만 하다보니 한때 인간관계도 파탄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공시생이 안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나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가령 기존에 10을 공부했다면 12로 공부량을 늘린 것이다. 꼭 정해진 양을 다 끝내야만 하루 일과를 끝냈다. 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양을 버거울 정도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취침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새벽 3~4시에 잔 적도 있다. 정신없이 공부하고 나면 지쳐서 쓰러져서 잠자리에 누웠다. 


②합격한 후의 나를 상상하라 

 

합격한 이후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라. 수험생 때는 하지 못해도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나의 소원을 정해두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해외여행 가는 것, 그리고 정말 대학생 처럼 살아보는 것이 목표였다. 워낙 수험생 시절에 꾀죄죄하게 다녔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자기, 집에서 뒹굴거리기와 같은 소박한 목표도 행복한 꿈이었다.  


③버티는 놈이 이긴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절대 쉬운 것도 아니고 절대적인 공부량도 많은 시험이다. 자꾸 봐도 까먹으면 ‘내가 멍청한가’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러나 점점 버티다 보면 합격할 수 있다. 이걸 버텨내지 못하면 떨어져나간다.  


정말 힘들 때는 하루를 통째로 쉬어라. 영화를 보고 오든 목욕탕에서 머리를 식히든 공부 이외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다. 너무 지치면 공부가 안 된다.열심히 공부를 했으니까 일주일에 하루는 상을 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할머니와 얽힌 이야기를 꺼냈다.  


“군대 훈련소에 있던 시절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했어요. 그 이후 어르신만 보면 할머니 같아 보였습니다. 공무원이 되면 꼭 노인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공시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이해는 갑니다. 요즘 같이 수십만명이 매달리는 상황이 분명 정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 같은 마음으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단순히 안정적이고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원을 선택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거창한 사명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옆집 할머니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 우리 이웃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소박한 마음이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글 jobsN 오유교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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