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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꼴찌→23살 배재대 입학→세계1위 기업간 비결 TOP5

조회수 2018. 11. 5. 1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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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학업 외면…게임에 빠졌던 10대
'인생 역전'의 계기는 현역 복무와 배재대 입학
해외 인턴근무 취업 결정타 "대기업·수도권 집착 버려야"

제조업체 삼동의 2년차 사원인 서한종(29)씨는 2007년 고등학교 졸업 당시 꿈도 희망도 없었다. 그는 “전교 꼴찌였다”고 했다.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몸에서 나온 진물이 다리로 흘러 내릴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다. 학교를 빠지는 날이 많았던 서씨는 집안에 틀어박혀 게임 중독에 빠진 적도 있었다.


고교를 졸업하고 1년간 방황한 그가 선택한 곳은 대학이 아닌 군대였다. 제대 이후 ‘진짜 공부’를 시작한 서씨는 여느 동갑내기보다 4년 늦은 2011년 배재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출처: 본인 제공
삼동 해외영업 부문 사원 서한종씨

배재대 대학창조일자리 본부는 서씨를 '모범 취업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현재 서씨는 초봉 2900만원을 주는 회사 삼동에서 근무 중이다. 그가 2016년 입사한 삼동은 ‘무산소 절연코일’ 분야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이다.


전세계 30개국 150개 업체에 제품을 수출한다. 2011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1조원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작지만 강한 기업인 삼동은 충북 음성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방대 출신인 그가 취업시장에서 살아남은 비결 5가지를 들어봤다.

출처: 삼동 홈페이지
삼동의 본사 및 공장

①“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몸이 좋지 않았던 서씨는 처음 받은 병무청 신체검사 당시 공익근무 요원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6개월 후 재검사를 통해 현역 복무 판정을 받았다. “남들이 보면 운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역 판정이 저에겐 축복이었습니다. 군대에 갈 수 있는 신체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거든요. 새로운 인생의 디딤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군대의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아토피 피부염을 거의 극복했다.


전역 다음날 서씨는 수능 준비를 위해 재수종합반에 등록했다. 사실상 백지상태였다. 그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다. 남들보다 배 이상의 노력이 들었다. 서씨는 “수불석권(手不釋卷·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시절이었다”고 했다. 하루에 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았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도, 심지어 양치질을 할 때나 밥을 먹을 때도 영어 단어장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출처: 배재대 홈페이지
배재대 학교 마크

②“학교 제도를 최대한 이용해라”

배재대에서 그는 주전공인 경영학과 함께 테솔(TESOL)영어학(영어교육학)을 복수 전공했다. 그의 ‘취업 스펙’은 학점 3.96(만점 4.5), 토익 800후반대, 대만 웬자오외국어대학교 경영학 교환학생, 미국 어학원 인턴 경험이었다. 서씨는 “미국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토익이 500점대였다”며 “대학교 1학년 때는 여자 교수에게 ‘예써(yes sir)’라고 한 적도 있다” 했다.


“남들보다 학업이 늦은 편이어서 뭐든지 능동적으로 먼저 했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학교에서 지원하는 혜택이 무척 많습니다. 교환학생도 그렇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취업이나 교육 프로그램도 최대한 참여했어요.”

출처: 본인 제공
미국에서 인턴 근무 시절 서한종씨. 틈틈이 여행도 다니며 견문을 넓혔다

서씨는 1학년 때부터 하루에도 학교 게시판을 몇번씩 확인했다. 덕분에 졸업반이었던 4학년 당시 산업인력공단과 연계한 해외 취업 프로그램인 ‘K-MOVE’ 사업 공고도 빨리 확인할 수 있었다. 맞춤형 연수를 통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제도다. 1년간 미국 인턴 근무를 지원했다. "당시만 해도 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아 경쟁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사업 지원자로 선정된 서씨는 ‘졸업자 신분’으로 외국에서 1년을 보내야하는 상황이었다. “인턴으로 가는데다 한국에 돌아와 재취업을 해야되지 않느냐”는 가족들의 반대도 뿌리쳤다. 서씨는 “사회 생활 전에 뭔가를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졸업과 함께 떠난 미국에서 그는 미국 뉴욕의 한 영어 어학원에서 일했다. 대부분 아시아계 등 ‘비미국인(非美國人)’ 학생을 상대로 비자를 발급하는 등 학생과 강사를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맡았다. 학생 상담과 외부 전화, 이메일을 쓰면서 하루종일 영어에 노출된 그의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출처: 본인 제공
미국 뉴욕의 어학원에서 근무 하던 시절의 서한종씨. 학생과 강사를 지원하는 행정 업무를 맡았다

③“대기업·수도권 집착 버려라”

인턴을 마치고 돌아온 시기는 2015년 연말. 졸업자 신분이었던 그는 잡코리아 사람인 등 구직사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채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던 그는 “대기업과 수도권 집착을 버리니 취업길이 보였다”고 했다.

출처: 서한종씨 제공
대만 웬자오외국어대학교 교환학생 당시 외국인 친구와 함께 등산을 즐기곤 했다

“대도시 생활을 많이 하다보니 답답했습니다. 중소도시로 가고 싶었어요. 대도시만 고집했더라면 취업 경쟁이 더욱 치열했을 겁니다. 원서를 총 15군데 썼는데 대기업은 한 곳도 안 썼어요.


무작정 대기업을 고집하기보다는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을 공략했습니다. 눈높이에 맞춰서 중견·중소 기업을 쓴다면 취업 성공률을 훨씬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서씨는 서류는 절반가량 통과했고, 최종 면접까지 올라간 곳이 삼동을 포함해 두 군데였다.

④“면접에선 강점을 최대한 드러내라”

삼동은 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인성·영어·토론 면접을 진행했다. 해외영업 부문에 지원한 서씨는 “영어 실력이 아주 유창한 정도까진 아니지만 자신감 있는 모습을 어필하려고 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했다.

출처: 서한종씨 제공
배재대 재학 시절 많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었다

서씨가 스스로 꼽은 최대 강점인 자신감은 바로 대학 시절 다양한 외국 친구를 만났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서씨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낯을 가리는데다 자존감이 낮었다”며 “대학 시절 다양한 외국인 친구를 사귀면서 사교성이 생겼다”고 했다.


“일단 언어가 안 통해도 먼저 말을 가서 걸었어요. 필요한게 있으면 도와주고요. 덕분에 어떤 외국인을 만나도, 어떤 사람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30개 국가 이상, 100여명의 외국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면접장에서 이런 점을 저만의 스토리로 녹여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⑤“희망 직무를 명확히 파악하라”

서씨는 “해외 영업을 통해 글로벌 고객을 상대하고 싶다는 목표가 명확했다”고 했다. “대학 시절 일간지,경제지를 4년간 정기구독하면서 매일 정독하며 스크랩을 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든 후엔 직무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찾을 수 있는 자료란 자료란 모두 뒤졌습니다. 기술 영업에 관한 책들을 사서 읽기도 했고, 외신 기사, 영업 관련 유튜브 동영상까지 섭렵했어요.


‘이게 내 길이 맞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AI(인공지능)가 아무리 발달해도 기술 해외영업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도 끄떡없는 이 직무에 평생 몸담기로 결심한거죠.”

출처: 본인 제공
외국인 고객과 만난 서한종씨. 해외 영업 부문에서 일하면서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인도네시아 인도 파키스탄 미국 등의 고객을 주로 만난다

이런 측면에서 삼동은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것, 그리고 해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서씨는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말 하고 싶은게 뭔지를 알고 취업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무원? 물론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이죠. 그러나 무작정 남들이 한다고 해서 따라하면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엔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니 너무 행복합니다. 삼동의 ‘한종 서’라고 하면 외국 고객들이 누구나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직무에 관한 전문성을 길러 해외를 누비는 전문가가 되겠습니다.”

글 jobsN 오유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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