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방도 못 치우면서 청소업체 차려 돈 벌어보겠다는 고졸 CEO

조회수 2018. 11. 5. 13: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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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안하니까
내가 해보자 했죠
남들 피하는 3D업종에 뛰어든 고졸 CEO
O2O 출장 청소 서비스 스타트업 '홈마스터'

"요새 제 또래 중에 청소를 직업으로 삼겠다는 사람이 있을까요? 다 안하니까 내가 하면 되겠다 싶었죠. 거부감이요? 전혀요."


더럽고(dirty), 어렵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직업. 이런 일들을 '3D'라고 부른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이 많이 드는 탓에 선뜻 나서서 하려는 사람을 찾기란 어렵다.


그러나 홈마스터 변영표(29) 대표는 다르다. 요새 젊은이들이 꺼려하는 '청소'를 무기로 창업에 성공했다.


사업 초기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친구들은 "자기 방 청소도 하지 못하는 애가 청소사업을 한다 하니 기가막힌다"며 반신반의 했다. "멀쩡히 잘 다니던 대학교까지 때려치고 남의 집 청소 하러 돌아다니고 있으니 답답해 보이기도 했겠죠."


지난해 두차례에 거쳐 5억원을 투자받은 홈마스터는 지난해 말 월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안에 월 매출 5억원을 달성할 것이란게 변 대표의 얘기다.

출처: 변영표 대표 제공
홈마스터 직원들의 회의 모습 (왼쪽)과 마스터들이 교육 받는 모습 (오른쪽)

은행 ATM기 위치알리미 앱부터 홈마스터 창업까지

ATM 위치알리미 앱 사업은 왜 망했나요.

그때는 새로운 앱들이 우후죽순 막 생겨날 때 였어요.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하기가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앱 마켓에서 0.99달러에 판매했는데 다운로드 순위 10위까지 올랐습니다. 한 달에 600만~700만원씩 벌었고요. 그런데 한 7개월 정도 하고 접었어요. 앱을 만들어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용자를 유지하려면 계속 앱을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 손 놓고 있었던거죠. 뒤늦게 나섰지만 소비자 불만사항도 많아지고, 앱 이용자 수도 떨어져 더이상 운영 할수 없는 상태가 됐어요. 비록 완벽히 성공하진 못했지만, 그때 경험이 홈마스터를 이끄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왜 ‘청소’를 생각했어요.

어렸을 적 부모님이 청소업체를 운영하셨습니다. 당시엔 업체들이 고객과 청소하는 사람을 연결했어요. 군 제대하고 생각해보니 이 일을 앱이 대신하면 돈이 되겠다 싶었죠. 당시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서비스 앱이 많이 생겨났는데 청소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어요.
출처: 변영표 대표 제공

 초기 사업은 어땠나요.

2015년 4월, 형(변영효·31)하고 아르바이트로 초기 자본금 1500만원을 모아 사업을 시작했어요. 마침 형도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던 때라 같이 사업하자고 제안했죠. 처음엔 형하고 둘이 청소하러 다녔습니다. 당시엔 사무실도 없었고, 앱 개발 전이라 문자로 청소 예약을 받았어요. 낮엔 청소하고, 밤엔 형과 앱을 개발하고 사업을 구상했죠. '깔끔하게 청소를 해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이 점점 늘어났어요. 2015년 6월 법인을 설립하고, 그해 10월 앱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청소 서비스 대비 강점은 뭔가요.

쉽게 예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도 전화 예약을 하고는 있지만 앱 이용자수가 10배 더 많아요. 요즘 사람들은 전화를 기다려서 서비스 설명을 듣는 것보다 앱을 이용해 원하는 때에 편하게 서비스 신청을 하는 것을 선호해요. 이런 점에서 앞으로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더 늘거라고 봐요.
출처: 변영표 대표 제공
홈 마스터가 제공하는 서비스

쉽게 예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도 전화 예약을 하고는 있지만 앱 이용자수가 10배 더 많아요. 요즘 사람들은 전화를 기다려서 서비스 설명을 듣는 것보다 앱을 이용해 원하는 때에 편하게 서비스 신청을 하는 것을 선호해요. 이런 점에서 앞으로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더 늘거라고 봐요

"우리 사업의 주인공은 '마스터'에요"

변 대표는 "우리 사업의 주인공은 마스터"라고 했다. 마스터는 고객의 집을 방문해 직접 청소를 하는 사람으로 청소 분야에 최고 전문가가 되자는 뜻을 갖고있다. 마스터가 사업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크다. 고객은 마스터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평가해 재구매의사를 결정하기 때문. 그래서 마스터 교육은 변 대표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홈마스터 서비스 이용 비용은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했을 때 4시간에 5만5000원이다. 업계 평균인 4만5000원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고객의 반응은 뜨겁다.

다른 업체보다 가격이 높네요

그만큼 고품질의 청소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서비스 질을 높이려면 마스터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마스터에게 임금을 더 주더라도 고객에게 더 나은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자는게 제 생각이에요. 전체에서 저희가 가져가는 건 15%밖에 안되요. 처음엔 고객들도 '왜 다른 데에비해 비싸냐'고 했어요. 하지만 저희 서비스를 받고 나서는 제 값한다고 많이 하세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건 뭔가요

변화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하겠죠. 고객이 요구하는 데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도 달라져야 해요. 사업 초기에는 이 부분에 신경을 못썼어요. 그러다 보니 한 때 고객 불만이 전체 서비스 건수의 10%가까이 올랐던 적도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 직접 고객 집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스터들하고는 면담시간을 늘려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도 들었습니다. 고객 만족을 위해 한 집을 10번 넘게 청소한 적도 있었고요.

양쪽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서로 원하는 점을 찾아서 조율하니 작년 11월부터는 불만건수가 1%로 줄었어요. 저희 서비스를 다시 찾는 고객도 90%나 됩니다. 업계에서는 나올 수 없는 수치죠.
출처: jobsN
변영표 대표

"1%를 뚫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현재 온라인 출장 청소 서비스는 오프라인에 비해 비중이 매우 적다. 온라인 출장 서비스 업계에서 가장 큰 회사의 점유율도 전체 출장 서비스업 시장의 1% 밖에 되질 않는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변 대표의 얘기다. 그는 올해 고객이 좀더 쉽게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롤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높여볼 계획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홈마스터를 브랜드화 할겁니다. 야쿠르트 하면 야쿠르트 아줌마가 떠오르잖아요. 홈마스터 로고를 보면 마스터들이 떠오르게 하고 싶어요. 사람들 일상에 깊숙이 들어가는 거죠.
그리고 지금은 가정집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앞으론 기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생각이에요.

창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직접 몸으로 경험해 보는게 중요해요. 저는 고등학교만 졸업했고, 머리도 좋지 않아요. 대학가서도 '무엇을 해야겠다'하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어요.

다만,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 점이 있다면, 행동이 앞선다는 점입니다. '이 사업이 과연 될까?', '저렇게 하면 망할 것 같은데' 하면서 걱정부터 하지 말고 직접 현장으로 나가보세요.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를 거에요. 경험이 쌓이다 보면 더 좋은 사업 아이템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니까요.

글 jobsN 이민지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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