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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출신 반백수 1인 앱 개발자 전세계 3억명이 사용하는 카메라 앱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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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사랑받는 앱
세계 셀피 열풍 국산 앱
이탈리아 브라질에선 국민 앱
차세대 인스타그램을 꿈꾸는 레트리카 박상원 대표

어린 시절 컴퓨터 프로그램 만들기를 좋아했다는 레트리카 박상원(37) 대표는 2005년 부경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대우정보통신, 올블로그, 네이버, 인사이트미디어 같은 IT 기업에서 일했다.


직장생활이 몸에 맞지 않았다. 한 회사서 짧으면 4개월 길어야 2년 버텼다. 2011년 혼자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1인 개발자 생활을 했다. 수십개 앱을 만들었지만 대부분 망했다. 입에 풀칠할 정도만 벌었다.


그러다 2012년 스마트폰 카메라용 앱을 만들었다. 한국선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해외서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다운로드 숫자가 3억이 넘었다. 이 앱의 이름이 바로 레트리카(Retrica)다.


이탈리아에서는 인구(약 6100만명)의 절반이 넘는 3300만명이, 브라질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 1억명 중 50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앱’이다. “요새는 터키와 러시아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이 나라 10대들은 모두 레트리카를 쓴다고 봐야 합니다.”


2013년 옥스퍼드 사전을 편찬하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는 셀피(Selfie·자가 사진 촬영)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스마트폰이 급속히 퍼지면서 전세계인이 다 스마트폰을 들고 자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글로벌 셀피 열풍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레트리카다. 

박상원 대표

출처jobsN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한 국산 앱


레트리카의 핵심 기능은 ‘실시간 필터 카메라’다. 2012년 이전 카메라 앱은 먼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보정, 편집해야 했다. 레트리카는 이걸 바꿔 놓았다. 사진을 찍기 전 필터를 정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흑백 필터로 찍겠다고 정한 다음 사진을 찍으면 예스런 멋이 나는 흑백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필터’는 이렇게 사진의 색상과 분위기를 바꿔 다른 느낌을 준다. 박 대표는 “지금 모든 카메라 앱 업체들이 우리를 따라 했다"고 말했다.


현재 레트리카가 제공하는 필터 수는 124개. 다른 앱보다 2~3배는 많다. 사용자가 많기 때문에 필터가 더 많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스턴(Eastern)'은 창백한 피부를 구릿빛으로 바꿔 인물이 건강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백인들이 좋아한다. 

출처레트리카 광고 영상 캡처

레트리카는 2014년 9월 앱 애니(App Annie)가 발표한 전세계 ‘Top 10 Android 앱 리스트’ 8위에 올랐다. 1위~5위에는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이 있었고 10위는 네이버 라인이었다. 레트리카가 찍는 사진 수가 초당 800장이다. 지금도 누군가가 레트리카로 사직을 찍고 있다. 말하자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국산 앱이 바로 레트리카다.

출처플리커 제공

◇5년 직장 생활해보니 "안일함 싫었다"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한 기간은 6년에 불과하다. “‘문제가 생기지 않게만 하자’는 안일함을 먹고사는 직장 생활이 싫었습니다." 혼자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업 장소는 집이나 카페.


사진 찍기를 좋아해 무음 카메라, 사진 정리·편집 같은 카메라 관련 앱이 많았다. 취미처럼 앱을 만들면서 '시장을 읽는 눈'을 길렀다. 창업을 위한 기초 체력을 키웠던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대부분 사진 편집 앱 아니면 게임 앱이었습니다. 게임은 처음에만 열심히 하고 나중에 질려요. 사진은 일상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죠. 습관처럼 찾을 앱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촬영과 사진 편집 기능을 하나로 합친 레트리카를 만들었다. 박 대표가 만든 30여개 앱 중 하나였다. 2012년 11월 출시 직후에는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1년 후 해외에서 셀피 열풍이 불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촬영 후 편집'이 아닌 '촬영과 동시에 편집'이라는 미세한 차이가 레트리카를 세계적 앱으로 만들었다.  

레트리카 본사 모습

출처jobsN

2013년 말부터 이메일이 100통씩 쏟아졌다. 레트리카는 아이폰용만 있었는데 '안드로이드용도 만들어달라'며 사용자들이 메일을 보냈다. 미국, 브라질, 유럽, 터키까지 세계 각지에서 메일을 받았다. 2014년 봄 안드로이드용을 내놓자 하루에 1000만명이 내려받았다.


혼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업 규모가 커지자 회사란 것을 만들었다. 박 대표는 아이폰 개발자였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필요했다. 디자이너, 마케터까지 영입해 2014년 말 법인을 세웠다. 직원 수는 21명으로 늘었고 본사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다. 

레트리카 본사 직원들

출처jobsN

◇카메라 앱을 넘어서 '플랫폼'으로 도약

돈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2015년 미국 벤처 투자사 베세머벤처파트너스(BVP·Bessemer venture partners)와 굿워터캐피털, 알토스벤처스가 레트리카에 총 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화로 약 70억원 규모다.


굿워터캐피털의 에릭 킴 대표는 “1인 개발자로 시작한 점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초기 모습과 비슷하다”고 했다. BVP는 링크드인(Linked in), 핀터레스트(Pinterest), 스카이프(Skype), 박스(Box)에 투자한 업체다.


2014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매출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작년 매출은 0원이다. "수익모델을 다 없앴습니다." 박 대표는 작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선택을 했다.


앱 제작사는 보통 유료 아이템 판매와 광고 수익으로 돈을 번다. 레트리카도 그랬다. 하지만 회사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수익모델로는 더이상 성장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제 대부분 카메라 앱이 레트리카처럼 '실시간 필터 카메라'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사용자들이 유료 필터를 사지 않고 무료 필터만 사용하는 점도 문제였다. "아무리 좋은 필터라도 계속 쓰다 보면 질립니다. 사용자들이 무료 필터만 쓰다가 앱을 떠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존 수익 모델은 사용자에게 좋은 모델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박 대표는 레트리카를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으로 바뀌는 모험을 시작했다. 레트리카를 친구들과 사진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플랫폼으로 개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은 레트리카가 카메라 앱을 넘어 ‘플랫폼’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해다. 회사는 최근 레트리카에 사진 공유 기능을 추가했다. “인스타그램은 유명인이 사용하는 앱이 됐고 너무 공개적입니다. 레트리카는 원하는 친구들하고만 사진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또 레트리카는 스냅챗이나 카카오톡과 달리 스마트폰을 바꿔도 그동안 찍어 놓은 사진이 사라지지 않는다. "레트리카를 장난감 삼아 갖고 노는 사용자가 많아질 겁니다. 수익을 내는 건 천천히 해도 됩니다."


레트리카는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돈을 포기했다. 대신 더 많은 사용자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앱으로 변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 기업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성패를 떠나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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