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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30만원 신입→1년만에 연봉2억→강남서 연14억 버는 사장

로보링크 기술총괄대표 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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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회사로 사회생활 시작…돌연 퇴사 후 마술사로
'연수입 최대 2억' 잘 나가던 시절, 로봇업계로 'U턴'
여전히 '2개의 꿈' 가진 이 대표 "마술도 로봇도 포기 못해"

마술과 로봇.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한 가지만 제대로 해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두 분야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 있다. 로봇 에듀테인먼트(Educ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 회사 로보링크의 기술총괄대표인 이현종(39)씨. 그는 로봇 회사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마술사를 거쳐 다시 로봇 회사의 대표로 주목받고 있다.

 

마술사로 주로 활동하던 시절엔 최현우·이은결에 비견될 만한 마술사였다. 한때 연수입이 2억에 이를 정도였다. 로봇업계로 다시 전향한 이후 그가 만든 ‘코드론’은 2016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라스트 가젯 혁신상 톱10’에 선정됐다. '라스트 가젯 혁신상 톱10'은 관객들의 현장 및 온라인 투표를 거쳐 선정한 10개의 제품을 말한다. 가장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제품에 표를 던진다. 

(좌) 2016년 CES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이현종 대표 (우) 코드론 제품 사진

출처이현종씨 제공

코드론은 세계 최초의 코딩 교육용 드론이다. 세계 최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 스타터’에서 총 20만달러(약 2억 3000만원) 상당의 선주문을 받았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로보링크는 2016년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14억4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로보링크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로봇이 한눈에 들어왔다. 춤을 추는가 하면 밴드 연주를 하는 로봇도 있었다. 직원을 한창 교육 중인 이현종 대표가 보였다. 편한 점퍼 차림이었다.

 

◇두 개의 꿈으로 달렸던 인생 

로보링크 이현종 대표와 로보링크 사무실 전경

출처jobsN

이 대표는 “학창시절 꿈이 2가지였다”고 했다. “마술사와 로봇 제작자 둘 다 하고 싶었습니다.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해 보이지 않는 일을 현실로 만든다는 점에서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마술 영상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사서 계속 돌려 봤습니다. 덕분에 기초적인 마술을 익힐 수 있었죠”

 

마술 관련 과에 진학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현실과의 타협 끝에 '로봇' 관련 전공을 선택했다.


당시에는 유명한 로봇 관련 과가 없었다. 그나마 연관이 있는 전공인 중앙대 전자전기제어학과(현 전자전기공학부)에 입학했다. 로봇 관련 대회를 틈틈이 나가며 실력을 키웠다. 마술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틈틈이 양로원 등을 찾아가 마술 봉사를 했다. 좋아하는 일로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종의 ‘재능기부’였다. 

(좌) 로봇 '4강이' (우) 대학시절 이현종 대표

출처이현종씨 제공

졸업반이었던 2002년엔 세계 로봇 올림피아드 한국 예선에서 우승했다. “국내 최고의 로봇 고수들이 총출동합니다. 직접 만든 로봇으로 경쟁을 벌입니다. 매년 열리는데 대개 KAIST(카이스트) 학생들이 우승을 휩쓸었죠.” 올림피아드 우승 당시 만들었던 로봇은 ‘4강이’.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을 기리며 이름을 지은 강아지 로봇이었다.


4강이는 실제 강아지처럼 명령을 내리면 특정 동작을 취했다. “요즘이야 시리(siri) 서비스 등으로 음성인식이 친숙하잖아요. 그러나 15년전만 해도 음성 인식이 생소한 기능이었습니다.” 가령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들려주면 이를 알아듣고 박수를 치는 식이었다.

 

올림피아드 한국 예선 우승을 통해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피아드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IMF 여파로 집안 사정이 많이 어려웠다. 몇개월 후 열리는 대회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출전을 포기했다. 대신 생계를 위해 회사에 입사했다.


마침 여러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쏟아졌다. 2002년 로봇 회사 참엔지니어링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뗐다. 산업용 자동화 로봇 엔지니어가 그의 직함이었다. 해외 업무 위주였다. 중국 등 외국을 돌아다녔다. “어떤 로봇을 쓰면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질지 기업에 상담해주는 일이었습니다. 샘플 기계를 만드는 일도 직접 했습니다. 어떤 건지 보여줘야 이해를 하니까요.”

 

◇안정적인 직장 포기하고 마술사 전업 

마술사 시절 이현종 대표

출처이현종씨 제공

입사 4년차였던 2006년. 문득 또 하나의 꿈이었던 마술사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당시 28살이었어요. 마술사는 20대 중반이 전성기라는 말도 있어요. 더 늦으면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심이 선 그는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퇴직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마술사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마술사 세계에서는 나이보다 경력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어려도 나보다 경력이 많다면 깎듯이 선배로 모셔야 합니다. 갓 스무살을 넘긴 친구에게 존댓말을 할 때는 ‘이렇게까지 마술사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꿈이 더 중요했어요. 오디션을 통해 2006년 제리매직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국내 최고 수준의 마술 기획사였죠.” 

마술사로 활동했던 이현종 대표

출처이현종씨 제공

첫 6개월 동안은 하루 종일 청소만 했다. 신입 시절 월급은 30만원. 혹독한 ‘수습기간’을 거치는 동안 비둘기 10마리를 몸에 숨기는 법 등 여러 고급 기술을 배웠다. 각종 행사를 뛰며 실전 무대도 경험했다. “2007년 롯데월드 마술 대회에서는 200명 정도의 참가자 가운데 8등을 했습니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 선수가 참여한 국제대회였어요.” 점차 마술사 세계에서 인정받은 이 대표는 2007년 연수입 2억 가까이를 올렸다.

 

‘2개의 꿈’은 진행형이었다. 마술사로 활동하면서도 틈틈이 돈을 모아 공장을 대상으로 로봇 컨설팅을 하는 사업체를 차렸다. 로봇회사 재직 시절 경험을 발판 삼아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법을 컨설팅하는 사업이었다. 일종의 ‘투잡’이다. 컨설팅 과정에서 만난 고객 중의 하나가 로보링크였다. “컨설팅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8년 기술 관련 총책임자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죠. 생각만 해왔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락했습니다.”

 

◇물 만난 고기처럼 로봇의 달인되다

 

입사 당시 산업용 로봇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교육 분야를 떠올렸어요. 교육과 로봇이 결합한다면 분명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방향을 설정한 이 대표는 에듀테인먼트용 로봇 개발에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교육 프로그램인 스크래치에 로봇을 결합했다. 

(좌) 스크래치 프로그램 (우) 로봇기술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

출처이현종씨 제공

스크래치는 사용자가 직접 컴퓨터 명령어가 담긴 블록을 마우스로 쌓아가는 식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코드론입니다. 드론을 스크래치와 연결한 겁니다. 유저가 직접 드론이 움직이는 방향을 스크래치를 통해 코딩을 합니다. 입력된 명령어대로 드론이 비행하는 거죠.”

 

2년간의 연구 개발을 거쳐 2016년 5월에 출시한 코드론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가격은 18만원안팎이다. 8개월만에 5000여개가 팔렸다. 코드론 매출액만 따져도 10억에 가깝다. 미국과 중국,호주 등 총 5개국에 수출한다. 

로보링크 대표 제품 '코드론'에 대한 주요 외신 반응

출처로보링크 홈페이지 캡처

마술 경험을 살려 로봇에 마술을 결합하기도 했다. 로보링크가 출시한 마술 로봇은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공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보여준다. 제품이 수백개가 넘는다. 마술 로봇처럼 전시용으로 개발된 제품도 있는가 하면 코드론처럼 시판하는 제품도 있다. 대다수의 제품이 기술 책임자인 이 대표의 손을 거쳐갔다.

 

2018년부터 국내의 모든 중·고교에서 코딩 교육이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된다. 코딩 교육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 대표에게 향후 목표를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아이들이 좀 더 쉽고 재밌게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코드론도 그 노력의 일환입니다. 미래에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은 ICT(정보통신기술)가 기반이 될 겁니다. 비법을 알고 보면 명쾌한 마술처럼 코딩도 알고 보면 어렵지 않아요. 이 원리를 전파하는 로봇 에듀테인먼트 전도사로 평생 살고 싶습니다.

'마술사 이현종'이라는 직함도 평생 버리지 않을 겁니다. 아직도 1년에 한 번씩은 마술 봉사를 다녀요. 로봇 관련 강연을 할 때도 항상 마술로 시작을 합니다. 마술과 로봇, 둘 다 놓치지 않을 겁니다."

 

글 jobsN 김수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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