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매장청소로 시작 7년만에 300명 관리 슈퍼바이저로

조회수 2018. 11. 6. 10: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문송'하지않다, 인문대생의 취업·승진 성공기
취업만 하자던 문과생
마케팅으로 분야 좁혀 취업 성공
300명 관리하는 유니클로 슈퍼바이저
군 복무 때 서투른 후임이 있었습니다. '남들 다 하는 걸 왜 못하냐'고 타박했습니다. 결국 후임이 보직을 바꿨습니다. 사람을 잃은 겁니다. 뒤집어 보면 제가 선임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입니다. 이후부터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왜 그런지' 묻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9년 유니클로 채용 면접장. ‘가장 큰 실패경험’ 질문에 대한 남정호(35)씨 답변이다. 시험이나 프로젝트 실패 경험을 얘기한 다른 지원자들 사이에서 '사람을 중시하는' 그의 가치관이 드러났다. 

출처: jobsN
유니클로 홍대지역 슈퍼바이저(SV) 남정호씨

답변으로 남정호씨는 2009년 유니클로 공채에 합격했다. 현재 서울 홍대지역 6개 매장 300명 직원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로 일한다.


더 이상 사람에 실패하지 않는다. 점장승급시험 때 '부하육성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만두겠다고 마음 먹었다가 남정호씨와 얘기하고 점장에 오른 직원도 있다. 남씨를 만나 취업과 승진 성공기를 들었다.

출처: jobsN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유니클로는 현재 하반기 채용 막바지에 있다.

좋아하는 것과 취업시장의 접점 찾아 

2005년 세종대 인문학부에 입학했다. 영화 동호회, 의류 업체 후야유(WHO.A.U)마케터 대외활동, 통신사·영화관 아르바이트 등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공을 했나요?

2학년 때 영어, 일본어, 교육, 역사, 국문학과 중 선택할 수 있었어요. 역사나 교육 쪽엔 관심이 없어 일어를 선택했습니다.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jobsN
남정호씨

취업준비생 생활은 어땠나요.

힘들었죠. 취업스터디와 토익 공부 하면서, 채용공고 올라오는 대기업마다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복사해서 붙여넣기가 많았어요. 열의 없이 넣다보니 면접장에 가게 되도 '정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이후 마케팅으로 흥미 분야를 좁혔습니다. 그제서야 진짜 제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취업스터디, 아르바이트, 영화동호회, 마케팅 대외활동 중 뭐가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됐나요?

관련 업계였던 후아유 마케터 활동이요. 입사 이후엔 아르바이트 경험이 도움 됐습니다. 알바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 배우는 연습을 했던 셈이에요. 점장이나 슈퍼바이저 돼서도 알바 경험이 신입 사원 마음 이해하는 데 큰 도움 주고 있습니다.
출처: 유니클로 제공
유니클로에선 아르바이트, 스태프, 점장후보자 신입사원 모두 현장업무부터 시작해 같은 기회로 승진한다. 명동중앙점 내부

매장 청소, ‘내 가게다’ 생각

 

유니클로 신입사원은 점장후보자인 UMC(Uniqlo Manager Candidate)로 입사한다. 빠르면 1년 만에 점장이 된다. 이후 능력에 따라 슈퍼점장(S점장)이나 슈퍼바이저(SV)로 승진한다. 해외 근무도 가능하다.

유니클로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직원 한 명 한 명을 경영자로 육성한다는 경영 이념이 맘에 들었어요. 이 회사에 들어오면 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죠.

일문학 전공이 일본계 회사인 유니클로 입사에 유리하게 작용했을까요?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일본어 실력은 기초 수준에 불과합니다. 마케팅으로 흥미 분야를 좁혀 열심히 준비했던 게 비결인 것 같습니다

입사 초반 업무가 어땠나요

유니클로는 모든 현장 경험을 중시해요. UMC로 입사하면 첫 업무로 매장 청소가 배정되죠. 250평짜리 강남점에 배치돼, 매장 바닥 청소를 혼자 다 했어요. 매일 3시간씩 3달 동안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만두는 동기가 많았죠. 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만약 내가 자영업자라면 아침에 처음 하는 게 청소일 거야. 여길 내 가게라고 생각하자'구요. 그랬더니 재밌어졌습니다.
출처: jobsN
남정호씨는 유니클로 강남점에서 시작해 본사 영업팀과 현장을 모두 거쳤다.

그런 마음 갖는 게 쉽지 않죠.

꾸준히 마인드 컨트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경력 오래 된 아르바이트생이나 스탭이 텃세 부리지 않던가요.

처음 되게 무서웠어요. '제 지시가 납득이 안된다'고 항의하는 스탭도 많았죠. 업무 능력 키워 신뢰 얻는 방법 밖에 없었어요. 옷 빨리 접기, 계산 잘하기. 이 두가지는 확실히 챙길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출처: jobsN
유니클로는 '완전 실력주의'경영방침을 따른다.

사람이 첫째, 해외 근무 목표


끈기가 통했다. 점장 승진에 성공해,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 오픈 전담 등을 맡았다. 본부 근무 등을 거쳐 서울 홍대지역 6개 점포를 관리하는 슈퍼바이저가 됐다.

실적 압박을 심하게 받나요?

꼭 매출이나 영업이익만 보는 게 아니라 생각만큼 심하지 않습니다. 매출 외에 직원 육성, 매장 관리 등 여러 측면을 복합적으로 평가해요. 기본 업무만 충실하면 됩니다. 물론 욕심내서 일 더 하면 좋죠. 그럼 잘했다고 더 인정해 줍니다.

매장 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사람이 첫째입니다. 일하는 사람이 성장해야 매장도 커집니다. 매일 '어떻게 해야 매장과 사원을 성장시킬까' 고민합니다. 바로 눈 앞의 일 보다 3개월, 6개월 후를 생각하게 돼요. 수많은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는 자리에서 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만족하나요.

다른 회사 다니는 친구와 얘기하면, 제 시야가 훨씬 넓다는 느낌을 받아요. 제 나이에 300명 관리하는 경험 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연봉도 만족스럽습니다. 입사 초반엔 낮은 편이었는데, 입사 3년 지나고 부터 다른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보다 높아졌습니다.

유니클로에서 이루고 싶은 포부가 있다면요.

해외 유니클로 지점을 책임지는 거요. 전 직원 대상으로 해외파견 공고가 나요. 합격하면 갈 수 있죠. 유럽 쪽으로 도전해 보고 싶어요.
출처: jobsN
국내에서 가장 큰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매장내부

왜 실패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취업 성공 비결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요. 

좋아하는 걸 찾은거요. 대부분 좋아하고 잘하는 걸 잘 몰라요. 그러면 취업 자체만 보죠. 작은 거라도 본인 흥미 끄는 일 해보는 걸 추천해요.

유니클로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팁을 준다면요.

기업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해요. 경영 이념, 실무자의 말 등을 꼼꼼히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또 의미있는 경험을 정리해 놓는 게 좋습니다. 면접관으로 들어간 적이 있어요. 저희는 ‘실패·성공 경험’을 많이 묻습니다. 본인이 왜 실패했고 뭘 느꼈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글 jobsN 이다은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