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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에 신이 된 남자, 프로게이머 '페이커' 연봉 얼마일까

조회수 2018. 11. 6. 10: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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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받은 상금만 10억 이상 "해보고 싶은 공부는.."
3억명 시청하는 세계 최고 인기게임
“먹고 자고 게임만 하죠”…연봉 30억원
은퇴 후 뇌과학 연구하고 싶어
'신(God)'이라 불리는 남자가 있다.

SK텔레콤 T1 소속 프로게이머 이상혁(20) 선수다.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롤) 게임 아이디는 페이커(Faker·사기꾼)지만 중국 팬들은 그를 '신'이라 부른다. '축구에 리오넬 메시, 농구에 마이클 조던이 있다면 롤에는 페이커 이상혁이 있다'고도 말한다. 

출처: jobsN 안수진 디자이너

3억명 시청하는 세계 최고 인기 게임 

‘롤드컵’에서 SK텔레콤 T1은 2013년, 2015년에 이어 올해까지 세 차례 우승했다. 올해는 우승 상금만 204만달러(약 23억6000만원)였다. 이상혁 선수는 MVP에 올랐다.

언제부터 롤을 했나요

 

처음 한국에 출시됐을 때가 2012년 초였는데 그때부터 했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 와서 하루 5시간 정도 롤만 했던 것 같아요. 원래는 스타(크래프트)나 워그래프트 같은 게임을 했어요. 손이 빨라야하고 복잡하죠. 저한테는 롤이 더 잘 맞았어요.

그는 2012년 12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게임을 시작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때였다. 그는 당시 '고전파'라는 아이디로 활동했다. SK텔레콤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은 것도 그때쯤이었다.

고 1 겨울이었어요. 그때는 롤 프로 팀도 얼마 없었고, 그렇게 흥했던 게임도 아니어서 (미래가)불확실 했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프로게이머를 못하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습니다.

2013년 2월 프로의 길을 선택하면서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아이디도 ‘고전파’에서 ‘페이커’로 바꿨다.

아이디는 왜 바꿨나요

멋있어 보였어요. 워크래프트를 할때 '페이커'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실력보다는 아이디가 기억에 남았어요. ‘고전파’는 별 뜻 없이 지은 아이디였고요.
출처: 조선DB
이상혁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먹고 자고 게임만 해요”…연봉은 30억원

프로가 돼서 어떤 생활을 합니까  

한국에서는 하루 12시간 정도 연습해요. 해외에 큰 대회가 있어서 나가면 15시간도 하고요. 게임 밖에 안 하죠. 밥 먹고. 게임 하고, 자고 그런 생활입니다. 시즌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 쉬는 것도 힘들어요, 한 달에 한 번 쉴 때도 있죠. 선수들 개개인이 스스로 컨디션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쉬면서 뭘하나요

가만히 누워있거나, 다른게임을 해보든가 해요. 잠을 꼭 자지 않아도 누워서 뒹굴거리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멍 때린다고 봐야죠.

연습장에서 도보로 10분가량 떨어진 아파트에서 다른 선수들과 합숙한다고 했다. 해외 선수들과 매일 밤늦게 등급전을 하기 때문에 새벽 4시쯤 잠들고 낮 12시쯤 일어난다. 

연봉은 얼마입니까

다른 스포츠 프로 선수들 만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계약 때문에 자세한 연봉을 공개하기는 어려워요. 다만 연간 수십억원을 번다고해도 틀린 표현은 아니에요.
출처: 한국 e스포츠협회
11월 이상혁 선수가 '2016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꽃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

그가 올 한 해 벌어들인 총 상금은 89만달러(약 10억 4000만원), 11월에는 SK텔레콤과 재계약도 했다. e스포츠 관계자들은 이상혁 선수의 연봉이 3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본다. 이상혁 선수는 2014년 중국 프로팀이 제안한 수백만달러짜리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했다. 

"'제 가치가 그렇게 높나?' 싶을 정도의 금액이었어요.

돈을 벌었다고 실감할 때는 언제인가요

작년에 이사를 했어요. 저까지 네 가족이 15평 아파트에 살았는데, 옮긴 아파트는 48평이에요. 가족들이 좋아했어요.

돈은 많이 벌지만, 돈 욕심은 별로 없다고 했다.

한 달에 만원쯤 쓰는 것 같아요.

그는 군것질도 안 좋아하고, 옷도 거의 사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먹고, 입고 자는데 필요한 건 대부분 회사에서 준다고 했다. 

여자친구도 안 사귀어봤어요, 그럴 시간도 없었고요.
출처: T1 홈페이지 캡처
SK텔레콤 T1 선수들의 모습.

프로게이머 되려면 재능 필요…은퇴 후 뇌과학 공부하고 싶어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나요? 

솔직히 저는 말리고 싶어요.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0명 중 9명은 실패한다고 봐야 합니다. 제가 왜 롤을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재능) 그런 게 없으면 프로게이머가 되더라도 너무 힘들어요. (롤은 프로선수인) 저도 스타크래프트는 다른 프로선수들처럼 못하거든요.

힘든 점도 있나요

스트레스가 많아요. 특히 질 때요. (아마추어가) 재미로 하는 것과 프로가 일로 하는 건 전혀 다릅니다.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면 

뇌과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최근에 '내가 어떻게 롤을 잘 하게 됐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노력이나 지금까지 생활을 아무리 종합해봐도 결론이 안 나더군요. 어떤 기사를 보니까 프로게이머 뇌는 일반 사람들과 반응하는 게 다르다고 하던데 한 번 공부해보고 싶어요.

언제까지 프로를 계속할 생각입니까  

글쎄요. 아마 제가 (게임을) 잘 할 자신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할 것 같습니다.

글 jobsN 이병희

그래픽 jobsN 안수진 디자이너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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