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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수입이 30%나 오른 남자의 대박직업

5년 내 급부상할 직업 "한달 500건 이상 요청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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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오히려 특수를 본 남자
디지털 장의사 김호진씨
육설 비방, 악성댓글 지워달라는 요청 쇄도

‘최순실 게이트’로 매출이 30% 올라 ‘특수’를 누리는 남자가 있다. 온라인 기록 삭제전문업체 산타크루즈컴퍼니의 김호진(47) 대표.

 

2013년 일을 시작한 ‘디지털 장의사’다. 의뢰인과 관련된 악성댓글, 각종 게시글, 사진, 동영상 등을 지워준다. 포털이나 SNS에 요청해 게시물 비공개 요청, 사진수정, 게시물 삭제 등 작업도 한다.


디지털 장의사는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3월 발표한 ‘5년 내 부상할 신직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알권리’만큼 ‘잊혀질 권리’에 대한 사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것은 최순실 사태 관련자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 사진, 발언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었기 때문이다. 포털, SNS, 카페 등에 올렸던 게시물이 오해를 살까봐 기업인, 연예인 외에 일반인까지 삭제의뢰가 밀려들고 있다. 

원래 한달에 300여건 의뢰를 받는데, 11월 500건으로 늘었어요. 매출이 30% 정도 오를 것 같아요.

김호진 대표

출처jobsN

톱스타는 6개월~1년 단위로 계약

삭제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2013년 한 IT업체에서 9억원을 주고 컨텐츠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들여, 개발자를 고용해 보완했어요. 크롤링(crawlingㆍ컴퓨터에 분산 저장된 문서 등을 수집해 색인으로 분류하는 기술) 기능을 바탕으로, ‘긍정 컨텐츠’와 ‘부정 컨텐츠’를 분류하는 기술로 특허 받았죠. 회사 직원 38명 가운데 18명이 이 프로그램으로 의뢰인의 부정적 콘텐츠를 뽑아내는 일을 합니다. 직원들이 일일이 읽어보고 삭제요청할 것과 스스로 삭제할 수 있는 것을 분석하죠. 직원 1인당 하루 70~150건씩 작업해요. 의뢰인 한 명의 일을 끝내는 데는 1~2주 걸리구요.

대학생 ‘김철수’란 사람을 프로그램에 넣으면 어떻게 분류되나요?

분당 김철수, 울산 김철수 등 전국 김철수의 대학교, 학과, 아이디, 휴대폰번호가 뜹니다. 이 가운데 왜곡된 비방, 신상정보 같은 나쁜 콘텐츠가 자동 분류되죠. 가령 주위 지인들이 김철수에 대해 ‘여자를 너무 밝힌다’ ‘지난주 00에게 집적거렸다’식의 글을 찾아내죠.

본인이 삭제하면 될 걸 왜 돈 주고 의뢰하죠?

1~2건이면 모르는데, 50건, 100건이 넘어가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또 누가 A씨에 대해 쓴 나쁜 게시물을 퍼갔는데, 여기엔 A씨의 개인정보가 드러나 있지 않지만 누가봐도 정황상 A씨라고 알 수 있는 컨텐츠가 있을 수 있어요. 이런 건 법적인 근거를 통해 삭제해야 합니다.

연예인들은 온라인상에 얼마나 많은 ‘나쁜 정보’가 있나요?

톱 가수 A씨의 경우 700만건, B씨는 500만건이 있어요. 근거없는 소문이나 영상, 저작권과 초상권 위반 컨텐츠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아무리 삭제해도 또 올라옵니다. 특히 동영상 유출 문제가 난감해요. 그래서 톱스타들은 6개월, 1년 단위로 계약해요. 수개월 삭제해도 어느 순간 또 올라와 오랜 기간 작업해야 합니다.

'알 권리'만큼 '잊혀질 권리'가 최근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출처김호진 대표 제공

청소년들 "어른 되면 갚겠다"며 삭제 요청

외뢰인 중엔 피해자가 많다. 악성댓글에 시달리는 연예인이 대표적이다. 가해자가 뒤늦게 처벌을 우려해 요청하는 경우도 꽤 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가장 많다. 55% 비중에 이른다. 이어 20~30대가 30%, 40대 이상 15%다. 

자기 친구를 폄하하거나 모욕하는 콘텐츠를 게시하는 청소년이 많아요. 신고를 받고 찾아와 울면서 ‘어른이 되면 돈 갚겠다’며 자기가 쓴 글을 지워달라고 하죠. 이 경우엔 무료로 해줍니다. 단 사회봉사를 10~20시간 이수했다는 증명서를 보내와야해요. 요즘엔 취업준비생 연락도 많이 와요. 지원하는 기업을 비방한 게시물, 지나치게 정치적인 게시물을 올린 게 없는지 찾아달란 거죠. 그런 경우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면 비방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고 삭제 방법을 알려줘요. 결혼하는 사람의 요청도 많아요. 과거 여자친구와 사진을 찍고 ‘00사랑해~’라고 올린 것 같은데, 어디 올렸는지 모르겠다는 식이죠.

억울한 사연을 많이 접하겠네요.  

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은 이미 조사 단계에서 숱하게 기사가 나갔어요. 뒤늦게라도 지워달라고 찾아 옵니다. 반면 저희가 삭제 거절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가령 본인이 쓴 기사에 나쁜 댓글이 많이 달리고, 인터넷에 기사가 퍼져 지워달라고 찾아 온 기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기사가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더라고요. 거절했죠. 또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범죄자들의 의뢰는 거절합니다.

의뢰인들의 사례 분석

출처김호진 대표 제공

모델 에이전시 하다 새로운 비즈니스 발견

서울예대 연극과를 나와 25살부터 연예인 에이전시를 운영했다. 이 회사를 통해 배우 송혜교, 전지현, 차승원이 광고모델로 데뷔했다. “연예인을 TV광고에 출연시키면서 수수료로 10~30% 받았어요" 이 일로 20년간 27억원의 돈을 벌었다. 잘나가다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어떤 일이 있었나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광고모델로 데뷔시켰는데, 악성댓글이 달리더니 안티카페까지 생기더라고요. ‘정말 재수없다’ ‘못난이다’ ‘돌 던지고 싶다’ 같은 악성댓글이 달리는 거에요. 한달 10~15억원 예산 광고인데 내릴 수도 없고. 결국 악성댓글을 일일이 삭제했죠. 1주일 만에 다 없애고 연관 검색어도 없어진 후에야 그 아이가 정상적인 자기 생활로 돌아오더라구요. 그때 인터넷 악플로 고통당하는 수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2013년 전 재산을 투자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달 유지비만 1억원씩 들어가는데, 2년간 수입이 없었죠.”


그러다 작년부터 의뢰가 조금씩 들어 오더니,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크게 늘었다. 보통 삭제 건수 단위로 대금을 정산하는데, 100건당 받는 돈이 약 500만원이다. 기업 수십곳, 톱스타급 연예인 40여명이 주요 고객이고, 일반 고객도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0억원. 영업이익률은 50%가 넘는다.


최근 평판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왜곡된 콘텐츠를 삭제해주고, 평판관리 보고서를 만들어 준다.


미국, 덴마크 등 외국에선 산타크루즈같은 업체가 예전부터 있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지난해 한 매체 인터뷰에서 “가장 유망한 2개의 비즈니스는 건강 의료 분야와 온라인 평판관리 사업”이라고 했다. 국내에도 최근 많이 생겨 15곳이 경쟁하고 있다.

디지털 장의사에 맞는 자질은?

조용히 앉아 감정 기복 없이 컴퓨터 앞에서 묵묵히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어울려요. 주로 여성이 잘하는 것 같아요.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스펙이 필요 없습니다. 정년 퇴임한 사람, 경단녀도 도전할만 해요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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