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열화? 대학 배치표 만드는 사람들

조회수 2018. 11. 6. 10: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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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큰 영향 미치는 대입, 학생들에 도움되고파"
대학 배치표? 참고용일뿐
대학 서열화 부담,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 우선
수능 전후 4주 가장 바빠, 주말없고 야근 일상

7일 전국 55만 6000명 대입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4년제 대학은 200여개. 학과는 8000여개다. 추가로 전문대학이 150여개 있다. 이 가운데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을 찾아주는 게 '대입 정시 배치 참고표(배치표)'다. 주로 입시 전문 학원이나 사설 교육기관이 만든다.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가로선에 대학명을, 세로선에 학과를 배치한다. 올해 시험 성적과 2016년도 입시 분석 자료 등을 바탕으로 제작한다.

 

어떤 사람들이 만들까.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소장과 백승한 부소장을 만났다.  

출처: 유웨이 중앙교육
백승한 유웨이 부소장(왼쪽)과 이만기 소장(오른쪽)이 배치표를 보며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수능 배치표는 참고용 지도

배치표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이만기 소장) "갈 수 있는 대학을 찾는 지도라 할 수 있습니다. 5만 분의 1 축적 지도 같은 거죠. 하지만 말 그대로 '참고용'입니다. 근처까지 안내는 할 수 있지만 내비게이션처럼 정확하게 데려다 주지는 못합니다."

적중률이 얼마나 되길래요


(이)"10년 전까지 거의 맞았습니다. 학생들이 배치표대로 대학에 지원했거든요. 요즘은 입시 전형이 복잡해서 정말 '참고용'이 된 것 같습니다. 합격확률은 87%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도가 떨어진 이유가 뭔가요

(이)"수시 비중이 높고, 정시는 대학 별로 과목 가중치가 다릅니다. 배치표에 이런 변수까지 담는 건 어렵습니다."
출처: 유웨이 중앙교육
백승한 유웨이 부소장(왼쪽)과 이만기 소장(오른쪽).

대학 서열화는 사실, 학생에 대한 책임감도

배치표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가요

 

(이)"대학이 항의할 때 가장 난감합니다. A대학이 "왜 B대학보다 아래 있느냐"고 따지는 식이죠. 내용증명을 보내는 곳도 있어요. 아예 이름을 빼달라는 대학도 있습니다. 대학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작성을 중단하면 되지 않습니까

 

대입은 취업이나 인생 경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 중요한 일에 저희 배치표를 참고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배치표는 실패할 확률을 줄여 줍니다. 엄중한 마음으로 책임감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배치표 기준이 되는 자료는 어느정도나 됩니까

 

(이)"수능을 본 학생 중 14만~15만명의 가채점 성적을 기본으로 하면서 최근 몇년간 성적도 포함합니다. 전년도 20만명 성적, 그 전년도 10만명 성적까지 감안해 대학 학과별 성적을 예상합니다."

대학·학과에 점수 매기는 방법이 뭔가요

(이)"각 학과마다 기준이 있어요. 'A대학 B학과는 상위 10%' 같은 식입니다. 학생들의 가채점 성적을 분석하면 상위 10% 점수가 나오죠? 이 점수가 A대학 B학과의 기초적인 커트라인이 됩니다. 이후 전년도 경쟁률이나 커트라인을 참고해 미세 조정을 합니다. 이 미세조정에서 각 입시 학원의 노하우가 동원됩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6월과 11월에 배치표를 발행한다. 6월 배치표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11월은 수능 가채점 점수를 기준으로 만든다. 한 번에 2만 5000부가량 찍는다. 가, 나, 다군에 지원할 수 있는 대학·학과별 배치표 3종류가 있다. 앞면에 인문계, 뒷면에 자연계표를 넣는다. 전국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배포한다.

출처: 유웨이 중앙교육
유웨이 중앙교육 배치표 제작팀이 회의하고 있는 모습.

수능 전후 4주 가장 바빠, 주말 없고 거의 매일 야근

유웨이 중앙교육 직원들은 보통 9시 출근해 6시 퇴근한다. 수능시즌과, 학기 시작되는 2·7·8월이 되면 달라진다.

배치표 만들 때 언제 가장 바쁩니까.

(백승한 부소장)"수능 전후 4주 기간이요. 10월 말부터는 주말이나 정시 퇴근이 없어요. 주7일로 밤늦게까지 일합니다."

많은 작업을 컴퓨터가 하지 않나요

 

(백)"자료 입력은 모두 사람이 합니다. 3명이 전담으로 1년 내내 코딩 작업을 하죠. 200개 대학 입시 요강이나 모집 인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놓고요. 1년에 5번 정도 치르는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배치표 업데이트 작업을 합니다. 상위 10%에서 수능 1점이면 1500등이 차이 나기 때문에 정확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출처: 유웨이 홈페이지 캡처
유웨이 중앙교육에서 발표한 서울대 인문계열 배치표.

또 어떤 팀이 있나요.

(백)"분석팀이 따로 있습니다. 3~4월 모의평가와 상반기 입시 계획안 등을 종합해서 봅니다. 각 대학들은 수능 직전까지 학과별 모집 인원을 계속 바꾸는데, 그에 따른 조정도 합니다. 전년도 입시 자료와 올해 성적을 바탕으로 합격 백분율을 조정하는 것도 사람 몫입니다."

실수나 오류가 나올 것 같습니다

(백)"맨 왼쪽에 적는 점수 기준을 잘 못 쓸 때가 있고요. 인쇄에서 오류가 생기기도 합니다. 인쇄하기 전 데이터 확인을 서너 번씩 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온라인으로 정정 공고를 내고 배치표를 나눠준 학교에 연락해 수정하도록 말씀드립니다."

수험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백)"배치표 상단에 있는 학과가 무조건 취업이 잘되고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인기 있는 학과가 4~5년 뒤에도 유망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배치표는 과거 데이터로 만듭니다. 저희가 보기에 비전 있다고 판단되는 학과가 있더라도 높이 올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배치표는 입시를 위한 참고용으로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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