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000만원 스벅 왜 꿈의 직장일까?

조회수 2020. 9. 29. 17: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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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0명씩 뽑아..대졸과 고졸 연봉 차 없어
전국 950여개 매장
매년 1000명 이상 신입 채용
1년에 하루 매장 전직원 쉬는 '스토어 어택'제도 운영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 위치한 스타벅스 소공동점. 길게 뻗은 한옥 서까래 지붕이 멀리서도 눈길을 끈다.


이곳 지하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본사(지원센터)가 있다. '비밀의 문'을 열 듯, 내부 문 하나를 통과하면 본사로 연결된다. 

출처: jobsN
스타벅스 소공동점

아메리카노, 라떼 이름 붙인 회의실

매장과 지하 본사를 연결하는 계단 중앙에 세계지도가 있다. 스타벅스가 진출한 국가에 로고를 표시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간 본사는 스타벅스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볼 수 있는 액자, 소파 등으로 휴게실을 꾸몄다. 간단한 회의나 휴식을 할 때 카페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화장실도 매장 인테리어와 유사하다. 

출처: jobsN
스타벅스 소공동점

회의실 액자가 이채롭다. 외국계 기업이 옛스럽게 서예로 경영이념을 적어놨다.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고 관습을 타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혁신기업.'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매장 중심으로 운영하는 기업인만큼 고객 반응을 놓치지 않도록 교육한다"고 했다.


신규 매장 오픈시 음료 제작, 로스팅 기계 이용 방법 등을 교육하기 위한 공간이 별도로 있다. 실제 매장을 그대로 옮겨 놨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동일한 맛의 동일한 음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전 직원들은 업무보고를 하는 아침조회 대신 커피를 시음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마키아또, 아메리카노. 본사 공간 곳곳에 붙여진 이름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사이렌 오더 같은 서비스 이름도 공간 이름으로 활용한다"며 "음료에 대해 애정을 갖자는 의미"라고 했다.

출처: jobsN
스타벅스코리아 경영이념(왼쪽), 스타벅스 코리아 세계 진출 현황(오른쪽)

모든 매장이 직영점, 직원은 스타벅스 코리아 소속

스타벅스코리아는 1999년 7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오픈했다. 2004년 100호점, 2007년 200호점을 돌파했다. 현재 950여개 매장을 갖고 있다. 내년 중 1000호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17년간 스타벅스코리아의 가장 큰 성과로 ‘사이렌 오더’, ‘드라이브 스루’가 꼽힌다.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면 줄서서 대기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모바일 어플로 주문할 수 있다. 2012년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전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자체 개발한 화상주문 시스템이다. 자동차 안에서 42인치 대형화면으로 바리스타들과 대화를 나누며 주문할 수 있다. 주문시 고객 이름을 호명해주는 ‘콜 마이 네임’ 서비스도 호응이 높다. 

출처: jobsN
커피 이름을 붙인 회의실

스타벅스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으로 운영한다.매장에서 만나는 직원 모두 스타벅스코리아 소속 정직원이다. 매장 당 평균 10명 이상 근무하는데, 선발 경로는 두 가지다.


첫째가 무기계약직 신분의 '신입 바리스타'다. 매장 필요에 따라 상시 채용으로 매달 100명 이상 뽑는다. 만 18세 이상 고등학교 졸업자면 지원할 수 있다. 바리스타-수퍼바이저-부점장-점장-지역매니저 순으로 승진하면서 대우가 개선된다. 지역매니저는 12-13개 매장을 묶어 총괄하는 직급이다.   


둘째가 대졸 공채다. 1년의 매장 '부점장 교육생' 생활을 거쳐, 바로 부점장이 된다. 이후 점장, 지역매니저 순의 승진을 한다. 올해의 경우 50명 뽑는데 2500명이 몰려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입직원은 ‘커피 마스터’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커피 수확부터 추출까지 전반적인 지식을 테스트하는 사내 시험으로, 점장이 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강의로 준비할 수 있고, 두 달에 한 번 시험이 있다.

출처: jobsN
스타벅스 코리아 부점장 교육생 양소담씨

전국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신입 바리스타 출신과 대졸 공채 출신을 합쳐 9500명이다. 다만 퇴사자가 많아 채용을 많이 한다는 분석이 있다. 구직정보 통계 서비스 크렛딧잡을 보면, 올해 1~9월 기준 매달 200~300여명의 직원이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이 다소 낮다는 지적도 있다. 평균 초봉은 200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대졸, 전문대졸, 고졸의 연봉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본사에는 2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매장 수퍼바이저 이상 직급을 대상으로 지원받아 선발한다. 다른 회사에서 경력직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출처: jobsN
'가족친화 우수기업',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 선정

강동훈 스타벅스코리아 인사담당자를 만나 채용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스타벅스코리아 채용의 핵심은 서비스 마인드와 커피에 대한 관심도다. 사람과 잘 어울리고, 커피를 좋아한다는 점을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 전문적인 지식은 입사 후 다시 교육 받는다.


채용 절차는 신입 바리스타와 대졸공채가 같다. 첫 단계는 온라인 인적성 검사와 서류다. 인적성 검사는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 신뢰도 검사가 주를 이룬다. 서류는 기본적인 정보만 기록하면 된다. 어학 점수 항목이 있지만, 평가 반영도가 낮다. 


면접은 다대다 형식으로 진행한다. 신입 바리스타 상시채용은 점장이, 대졸공채는 지역 매니저가 면접을 본다. “커피 좋아하세요?” 같은 간단한 질문으로 지원자와 커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밝은 표정과 함께 솔직한 모습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강동훈 스타벅스코리아 인사담당자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며 “다만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07년부터 장애인 바리스타를 별도 채용하고 있다. 2012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고용증진 협약을 체결해 직업훈련도 하고 있다. 작년 12월 장애인 부점장을 배출했다. 올해 ‘장애인 고용 촉진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출처: jobsN
내부 휴게실 및 회의실

워킹맘을 위한 '리턴맘 프로젝트' 시행

스타벅스 직원은 하루 두 잔씩 무료 음료를 마실 수 있다. 한달에 한 번 원두 한 봉지를 제공한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MD 상품과 푸드를 각각 15%, 30% 싸게 구매할 수 있다. 매장 슈퍼바이저 이상 직급은 신세계 백화점

, 이마트에서 20% 할인을 받는다. 본인부담금 10만원 초과 의료비를 1년에 250만원까지 지급한다.


기본 휴가 5일에 연차를 연속으로 붙여 2주 휴가를 쓸 수 있다. 2주간 점장 혹은 부점장이 자리를 비우면 인근 매장 직원이 파견 와 공백을 메운다.


‘스토어 어택’ 제도가 있다. 점포 전체가 하루 근무를 쉬며 팀워크를 다질 수 있다. 본사 심사를 통과해아 한다. 경쟁률이 100:1에 이른다. 야유회 등 비용을 회사가 지원한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매장 문 닫는 시간이 오후 10시-11시 사이라서 직원들이 모여 회식하거나 단합하기가 어려워 만든 제도"라고 했다. 쉬는 매장은 인근 지역 파트너가 대신 근무한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전 매장이 직영점이고, 음료제조 과정이 표준화돼 있어 가능한 제도"라고 했다.

출처: jobsN
본사 내에는 스타벅스 세계 매장을 보여주는 스크린이 설치 돼 있다

직원 80%, 점장 이상 관리자 80%가 여성이다. 직원 채용과 진급에 성차별이 없다.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을 보장한다. 눈치보지 않고 휴가를 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2013년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퇴사했던 점장 및 부점장 출신 여성에게 재입사 기회를 제공한다. 리턴맘은 탄력근무제를 활용해 하루 4시간 정도만 근무하며,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아이가 보통 초등학생 이상으로 자란 후에는 풀타임 직원으로 근무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출처: jobsN
본사 교육장

야근 줄이려 오후 5시 30분부터 음악 나와

본사 사무실 한 가운데 스탠딩 테이블이 있다. ‘회의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하자’라는 취지로 의자를 없앤 회의용 탁자다. 개방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하자는 취지도 있다. 직급이나 이름 대신 John, Paul 등 닉네임으로 호칭한다. 조직도, 사내 메신저, 메일 등 모두 닉네임을 사용한다.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석구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SK'라 불린다. 


본사에선 매일 오후 5시 30분 음악을 튼다. 잔잔한 음악이 아니다. 소음에 가까운 시끄러운 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메운다. 옆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는 수준의 볼륨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습관성 야근을 없애고 정시퇴근을 장려하기 위해 올해 도입한 문화"라며 "지금 퇴근하자는 의미를 담아 ‘렛잇비 운동’이라 부른다"고 했다.   


부점장 이상 직원은 1년에 12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사내 사회공헌팀 주최로 단체 봉사활동도 한다. 커피 비료를 농가에 공급하거나, 고등학생 대상 진로교육 등 활동을 진행한다.

 

출처: jobsN
스타벅스 코리아 부점장 교육생 양소담씨

종각점 부점장 교육생 양소담씨

올해 3월 대졸공채로 입사한 양소담(26)씨를 만났다. 서울

 청담사거리점을 거쳐 현재 종각점에서 부점장 교육생으로 일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지원한 계기는요?

바리스타로 일하던 친구가 추천해줬어요. 얘기듣고 동네 스타벅스에 들러 문 열고 닫을 때까지 매장에 있어 봤어요. 일할 때 직원 표정이 정말 밝더라고요. ‘재밌게 일할 수 있는 곳이구나’ 생각이 들어 지원했습니다.

입사 준비할 때, 강조한 부분이 있나요?

자기소개서 쓸 때, 커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마침 ‘바리스타 자격증’을 갖고 있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대학 때 6개월 정도 파트타이머로 일한 경험도 함께 적었습니다.
출처: jobsN
스타벅스 코리아 부점장 교육생 양소담씨

면접은 어땠나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어요. 서비스업이다 보니, 밝고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입사 전 미리 준비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하루 많게는 수백명 고객을 만나니까 자연스럽게 대화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참을성도 있어야 하고요. 암기력은 별 필요하지 않아요. 일하다 보면, 애써 외우지 않아도 몸이 기억합니다.

글 jobsN 김윤상·이수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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