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있는 '1인 방송' 활동 중단한 짠한 사연 '살 찐게 죄'

조회수 2020. 9. 29. 17: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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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돌아오겠다"고 선언한 다또아
인기 뷰티 유튜버, 돌연 활동 중단 선언
구독자 늘면서 인신공격 등 우울증세로 이어져
1인방송자가 겪는 문제 가이드라인 필요
올해 하반기부터 저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대로 잠들면 자연스럽게 숨이 끊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유명 뷰티 유튜버인 다또아(21·본명 이다솔)가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입니다. 싸이월드 뷰티 블로거로 시작한 다또아의 방송을 보는 사람은 각종 플랫폼을 통털어 전 세계 약 200만명입니다.


동영상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1인 방송은 유망한 직업이 됐습니다. 인터넷 스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은 항상 '뜨는' 산업으로 꼽힙니다.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와 부를 누리는 1인 방송자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다보니 악플이나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저 뷰티를 좋아해서 블로그와 유튜브에 뷰티 콘텐츠를 올렸다"는 이다솔씨. 그가 남긴 글에서 새로운 직업이 된 1인 방송자의 애환을 살펴봤습니다. 

출처: 이다솔씨 인스타그램
다또아라는 이름의 뷰티 유튜버 이다솔씨가 활동중단을 선언하는 긴 글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외모 비난…일주일새 4kg 오갈 정도로 식이장애

그는 하루에 악플과 비난글을 수십~수백개 받았습니다. 뷰티 동영상을 올린 날에는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악플은 주로 영상을 캡쳐해 머리 크기와 비율에 대한 글을 올리거나 살이 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또아는 길거리를 다니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번화가에 나가면 제 실물에 대한 후기 글이 올라오고, 저에 대한 평가는 오직 이목구비와 살집, 비율로만 이뤄집니다."

이름·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매일 인신공격을 받으면서 나 자신이 혐오스러워졌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나 덕담을 건네는 사람들마저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까? 나를 욕하고 비웃지 않을까?' 의심하게 됐습니다.


스스로 '살이 찐 게 죄'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각종 다이어트 시술을 받고 매일 식욕억제제를 먹어야만 했습니다. 폭식을 하고 잠을 잘 못 자다보니 일주일새 몸무게는 4kg이나 빠졌다가 찌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전문성에 대한 비난 커져  

다또아는 화장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습니다. 화장을 좋아해 취미로 동영상을 만들어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크랩북을 만들어 메이크업 이론, 색조합을 공부할 정도로 뷰티 분야에 대한 열정이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화장법을 비난하는 댓글이나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섬세하고 다양한) 전문가가 아닌 다또아로서 사랑받았던 것이라고 다짐해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에 한계를 느끼고 좌절했습니다."


그는 동영상을 촬영할 때마다 '과제를 제출하고 잘못한 것을 지적 받는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즐기면서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어 제작했던 예전과 달리 '메이크업 얼마나 꼼꼼하게 했나' '예전과 다른 제품을 사용했나' 등을 계속 의식하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촬영이 두렵고 무서워졌습니다. 촬영 당시엔 보이지 않던 미세한 번짐 등이 발견되면 삭제하고 재촬영을 몇 번씩 하면서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합니다. 영상을 올릴 자신이 없어도 팬들을 위해 영상을 계속 올려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꼈습니다. 갑자기 실신해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여러차례 있습니다.

 활동 중단하고 심리상담 받을 계획 

결국 '일'은 억지로 하는 것이 됐고, 일정이 없을 때는 하루종일 집안에서만 생활했습니다. 학업도 소홀해졌습니다. 아무 것도 안하고 집에만 있어도 항상 불안했습니다. 

언젠가부터 항상 불안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가끔 저를 부러워하는 분들을 보면 '단 하루만 나로 살아보면 그런 생각을 못할 텐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또아는 우선 활동을 중단하고 심리상담을 받을 계획입니다. 하지만 뷰티 콘텐츠를 끝내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를 받고 난 후 즐거운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아직도 화장하는 제가 너무 좋고, 구독자들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또아'를 향한 비난을 이겨낼 수 있는 '이다솔'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해보니 올해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는 문화, 예술, 스포츠 전문가 및 관련직(40.5%)이라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1인 방송을 접했기 때문에, 1인 방송자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새로운 직업군이다보니 1인 방송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깁니다. 다또아가 활동을 중단하게 된 악플이나 비난 의견 같은 것들입니다. 앞으로 1인 방송자가 늘어날 전망인만큼 직업 특성에 맞춘 심리상담 등 세심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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