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jobsN

올해 총결산 '문제적 입사지원서' 총정리

가족 직업·직위, 신체 사이즈 등 취업 무관한 항목 여전

26,953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가족 학력 등 개인정보 묻는 관행
논란 이후 불필요한 항목 뺀 회사 늘었지만..
표준이력서 사용 등 노력 필요
출생지, 키, 몸무게, 결혼여부, 가족의 학력·직업·직급을 써라.

2016년 하반기 현대오일터미널의 입사지원서 항목입니다. 업무 능력과 전혀 상관없는 신체와 가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합니다. 가족 개개인의 최종 학력과 회사, 직책까지 쓰도록 돼 있습니다.


지역 차별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출생지 항목은 필수 기재 사항입니다. 신체와 가족 정보는 선택사항이지만 지원자들은 "비워두면 입사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라는 생각에 대부분 채워넣습니다. 현대오일터미널은 국내 30대기업인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역시 국내 30대 기업인 하림그룹도 2016년 상반기 입사지원서에 키와 몸무게 등 신체정보를 적도록 했습니다.

2016년 현대오일터미널과 하림그룹 입사지원서. 두 회사는 신체정보를 묻는 항목을 별도로 만들어 키, 몸무게 등을 적게 했다. 또 두 곳 모두 결혼여부 등 업무 능력과 관련없는 내용을 입사지원서에 쓰도록 했다.

출처조선 DB

올해 8월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1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니 기업의 78.8%가 지원서에 가족관계를 쓰도록 했습니다. 본적을 묻거나(9.1%) 키·몸무게(13.7%)를 적도록 한 기업도 있습니다. 업무와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잡아라잡은 올 상반기 입사지원서를 전수 조사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국내 30대 기업을 포함한 65개 회사의 하반기 입사지원서를 분석했습니다. 다행히 민감한 개인정보와 관련된 항목을 빼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 학력, 재산 등 업무와 상관없는 항목을 묻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에 비해 키, 몸무게, 혈액형 등 개인 신체정보를 쓰게 하는 기업이 10%p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출처고용노동

 신체 관련 사항 

앞서 소개한 현대오일터미널과 하림처럼 아직도 신체 관련 정보를 묻는 기업이 있습니다. 국내 30대 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 입사지원서에 키와 몸무게를 적게 했습니다. '키크고 날씬한 사람이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나' 생각에 많은 취준생이 실제 보다 키를 올리고 몸무게를 줄였다고 합니다. 한 취준생은 "키 3cm올리고, 몸무게 3kg정도 낮추는 것은 예사"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신체정보를 요구했던 부영은 논란이 생기자 해당 항목을 삭제했습니다.


신체와 관련한 내용은 최종 합격 후 신체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진 내밀한 개인 정보입니다. 지원 단계에서 묻는 이유를 알기 어렵습니다.


사진 첨부 관행도 여전합니다. 잡아라잡이 분석한 65개 기업 중 삼성∙현대자동차·LG∙SK∙롯데∙CJ·티켓몬스터 등 7곳만 사진란이 없었습니다. 나머지 58곳은 사진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습니다. 지원하면 "서류가 미비하다"며 탈락합니다.


지원자의 '인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한 기업 인사 담당자는 "헬멧을 쓰고 찍은 사진을 붙인 지원자가 있었다. 기본적인 자세를 갖추지 않았다는 증거다. 번거롭지않게 바로 탈락시킬 수 있어 고마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취준생들은 이력서용 사진을 찍기 위해 헤어·화장·정장 대여비로 평균 10만원 가량을 씁니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사진부착 또는 신체사항 작성 요구를 차별로 봅니다. 미국에서는 사진을 요구한 기업을 지원자가 고소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2014년 대규모 사업장(직원 50명 이상)을 대상으로 사진 부착은 물론,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법제화했습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사용하는 이력서. 한국처럼 표로 만들어진 별도 양식이 있지 않고, 지원자들이 자유롭게 학력(education), 사회활동(experience), 추천인(references) 등을 적어낸다.

출처flickr

부모와 지인 관련 

"가족관계 문항에 가족의 학력, 직장명, 직위 등을 쓰게 돼 있다. 부모님이 퇴직하셔서 무직이지만 채용에 문제가 될 것 같아 자영업이라고 쓴다. 회사 이름을 쓰면 거짓말이 되니 마음이라도 편하고 싶어 자영업이라고 한다."


취업준비생 김모(25)씨 경험담입니다. 취준생들은 가족 정보가 채용에 영향을 미치거나 전형 이후 유출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합니다.


그래서 가족관계를 넘어 거주형태·가족월수입·재산까지 물었던 부영그룹은 이번 채용부터 항목을 제외했습니다. 부영 관계자는 "상시채용을 하다보니 이력서가 업데이트 되지 않아 해당 항목이 남아있었다"며 "채용에 반영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삭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티켓몬스터는 사진·가족사항을 없앴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잡아라잡이 조사한 회사 65곳 중 상·하반기 모두 가족관계(학력, 회사, 직위 등)를 적게 한 회사는 23개로 나타났습니다.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은 가족의 최종학력을 물었습니다. 아세아 시멘트는 부모의 생존 여부, 학비를 누가 지급했는지 물었습니다. 쿠쿠전자와 모두투어는 가족의 출신학교까지 적게 했습니다.


두산·쿠쿠전자·해태제과 지원자는 조부모 생존여부를 알려야 했습니다. 해당회사 관계자는 "이름 등 개인정보는 묻지 않고 생존 여부만 체크하는 방식으로 과거 대가족 시절 면접 질문을 다양화할 수 있어 넣어뒀던 것"이라고 말했지만, 조부모 생존여부가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인을 묻는 곳도 많습니다. 넥센타이어·비상교육·모두투어·세스코는 ‘추천인’의 성명∙관계∙직위∙연락처를 적도록 했습니다. 사측은 지원자 평판을 미리 알아보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어떻게 지인을 통해 업무 능력을 확인하겠다는건지 불분명합니다. 상반기에 사내 지인을 써내도록 한 이랜드는 하반기 입사지원서에서는 이를 삭제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사내 지인에 대해 쓰는 항목이 있었던 이랜드(위). 지인의 이름과 부서, 지원자의 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쓰게 했다. 논란이 일자 하반기에는 해당 항목을 삭제했다.

출처조선 DB

종교 등 기타 사항

종교나 흡연 여부도 업무와 큰 관련이 없는 항목입니다. 상반기 입사지원서에서 대명리조트·현대오일터미널·이화여대·연세대·레드캡투어 등이 종교를 물었습니다. 광동제약과 데상트코리아, 금호아시아나 등 5개 기업은 흡연 여부를 물었습니다.


25개 기업이 혼인 여부를 물었는데, 세스코와 한화호텔&리조트는 결혼기념일도 알고 싶어 했습니다. 한진은 출생지를, 한국투자저축은행∙JW홀딩스·세스코는 본적을 요구했습니다. 지연을 묻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대명리조트·한국야구위원회·서원유통 등 5곳은 지원자의 주거형태(집을 소유했는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등)를 물었습니다. 취업 준비생 이상준(28·가명)씨는 “집이 자택인지 월세인지가 직원 뽑는데 필요한 정보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모두 상반기 조사에서 지적했던 사항입니다. 기업 측은 “합격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그러나 취준생 은 두렵습니다. 금융권을 지망하는 장모(23)씨는 "지원자 가정 형편을 보고 회사에 유리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개선하려면 갈길 멀어, 강제성 필요 

이력서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나왔습니다.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입사지원서 차별항목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가족관계·신체사항·병역면제사유·주거형태·출신지·보훈 및 장애사항 등 차별 여지가 있는 36개 사항을 입사지원서에서 제외하라고 권고했습니다.


2007년에는 고용노동부가 '표준이력서'를 제안했습니다. 사진·생년월일·성별 항목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따르는 기업은 없습니다. 여전히 '아버지 뭐하시나'를 궁금해 합니다.


지난 19대 국회는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안을 총 11개 발의했습니다. 이력서에 신체조건·출신지·부모 직업 등을 기재하도록 요구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입니다. 미국은 1960년대에 시행한 법이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국회가 회기 만료로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글 jobsN 이연주·최슬기 인턴

그래픽 jobsN 안수진 디자이너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작성자 정보

jobsN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