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N

무역센터, 코엑스 등 자산 많아
1946년 창립, 70주년 맞아

저는 한국무역협회에 꼭 입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미 명함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2015년 신입직원 채용 마지막 단계인 CEO 면접. 자기소개 순서가 되자 A씨는 자기 이름을 크게 외치고선 지갑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가 회장에게 전달한 것은 직접 손으로 만든 한국무역협회 명함. 입사 의지를 담아 마치 부적처럼 지니고 다녔다고 했다. 

박형선 한국무역협회 인사총무실 차장은 “A씨는 외고를 다닐 때부터 국제 업무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시절 무역협회 글로벌 인턴십을 하면서 입사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고 말했다.

채용 계획과 절차

한국무역협회는 ‘2017년도 신입직원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4일 마감한 서류 전형에 이어 논술과 영어 필기시험, 1·2차 면접 순서로 채용 과정이 계속된다. 최종 합격자는 12월에 발표한다. 채용 예상 규모는 일반직·연구직·정보통신직을 합쳐 수십명 수준이다. 

일반직은 주로 수출 지원 업무 등을 맡고, 연구직은 무역동향 분석, 통상협력, 전략시장 연구 분야에 투입된다. 정보통신직은 종합무역정보 포털서비스(KITA.net, TradeNavi)의 기획, 구축, 운영 등을 담당한다.

1개월 동안 각종 교육을 받은 다음 약 3개월간 예비직원 신분으로 2~3개 부서를 순환 근무한다. 평가 결과 정규직원으로 채용되면 인사상담을 통해 부서 배치가 이뤄진다. 

한국무역협회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창립 이래 무역 진흥과 민간 통상협력 활동, 무역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내 무역업계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무역정책지원본부 등 5개 본부와 국제무역연구원 등 3개 부설기구에 31개 실이 있다. 국내에는 13개 지역본부, 해외에는 10개 지부가 있다.  

주요의사결정기구로는 전 회원으로 구성된 총회, 회장·부회장·전무이사가 참여하는 회장단 회의, 회장단에 141개사 이사상사 대표가 참여하는 이사회 등이 있다. 

코엑스를 비롯해 한국무역정보통신, 한국도심공항, 코엑스몰과 같은 출자사도 거느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무쇼핑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등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 지분도 각각 30% 정도 가지고 있다. 대졸 신입직원 기준 연봉은 4000만원대다. 대학원 학자금 지원, 주택자금 지원, 해외 연수 등의 혜택이 있다.

서류 전형

학력·전공·성별·나이 제한은 없지만, 어학성적은 협회 특성상 무조건 있어야 한다. 토익 850(텝스 700, IBT 100) 이상이거나 일본어는 JPT 800점(JLPT N1), 중국어는 신HSK 5급 210점 이상인 최근 2년 내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학점도 학교생활 성실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외국어 성적만큼 중요하다. 국제무역사나 외환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유리하다. 연구직은 상경계열 석사 학위 보유자나 협회 주관 무역논문대회 대상 수상자, 정보통신직은 정보처리기사·정보보안기사·전자계산기조직응용기사 자격증 소유자를 우대한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총 4개다. 600자와 500자 제한이 각 한 문항, 400자 제한이 두 문항이다. 상대적으로 글자 수가 적어 군더더기 없이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자기소개서는 면접에서도 질문 자료로 활용된다”면서 “협회에 대해 얼마나 많이 파악하고 있는지를 담는 게 좋다”고 말했다. 4번 강의 주제 선정과 관련한 문항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구체적이어야 한다. 자소서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심사한다.

필기 전형

필기에서는 논술과 영어를 본다. 대상은 최종 합격자의 30~40배수다. 논술 문제는 주로 경제, 무역, 국제통상과 관련한 내용이 출제된다. 논리적, 합리적 사고와 판단력과 해당 분야 지식을 평가한다. 영어시험은 단순한 영어 공인 시험 수준이 아니라 국제 업무를 수행할 때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 필기 전형은 최종 합격자의 10~15배수만 통과한다.

면접 전형

1차 실무 면접은 담당임원, 실장, 실원이 면접관으로 들어온다. 5~6명씩 구성한 1개조씩 70~80분 동안 프리젠테이션(PT) 면접과 집단 면접을 한다. 지원자의 직무 능력과 전문 지식을 평가한다. A4 용지에 목차위주로 정리한 다음 3분 정도 발표하는 방식이다. 

지원자들을 앞에 두고 면접관들이 돌아가며 질문을 한다. ‘해외 지사를 선정하는데 미국 A 도시와 중국 B도시 중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조선업 부진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대처방안을 말씀하시오’ 등의 질문이 나왔다. 한 지원자는 “일단 영한, 한영 번역은 기본절차라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1,2차 면접이 계속 이어지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CEO(회장) 면접은 1개조(4~5명)당 30~40분 동안 진행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CEO의 시각에서 묻기 때문에 실무 면접 질문과 성격이 다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홍보실장은 “협회에서 선호하는 지원자는 주어진 시간 내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원자”라며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라도 포기하지 않고 의견을 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글 jobsN 조재희

그래픽 jobsN 안수진 디자이너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