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탈모고민→탈모샴푸 만들어 3년만에 300억 매출

조회수 2020. 9. 29. 16: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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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투자한 이 회사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최초로 짐 로저스 회장이 투자
자신의 탈모 고민을 해결하고자 시작
5성급 호텔 뛰어다니며 유통루트 뚫어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1960년 대부터 원자재·주식에 투자하며, 벤처 투자에는 인색했다. 지금까지 투자한 곳이 5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지난 1월 투자한 한국 회사가 한 곳 있다. 사업 아이템이 흥미롭다. IT, 바이오, 소프트웨어 같은 핫한 아이템이 아니다. 탈모 샴푸.


30대 청년이 만들었다. 2014년 홈쇼핑 등에서 판매를 시작해 지금까지 450만개가 팔려나갔다. ‘닥터포헤어 샴푸’를 만든 스타트업 ‘휴메이저 ’의 권규석(32) 창업자 이야기다.


휴메이저는 작년 120억원(순이익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예상 매출은 300억원. 국내 올리브영 400개 매장에 입점했고, 특급호텔인 그랜드힐튼·신라·하얏트에서도 판매한다. 수출도 한다. 창업 2년만에 미국·벨기에·프랑스·중국에 진출했다.



샴푸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세계적인 회사가 될 자격이 있어 투자했다. (짐 로저스)

로저스의 마음을 사로잡은 휴메이저(HUMAJOR)는 어떤 회사일까.

출처: 출처 : 휴메이저
권규석 창업자

대학교 자퇴하고 탈모 샴푸 개발

권규석 창업자가 만 26세이던 2006년. 군 제대 직후. 머리가 한 움큼 빠졌다.

20대 초반인데 머리가 빠지다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시중의 탈모 샴푸를 써봤지만 약발이 안 먹혔다.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녔다. 의외로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이 많았다.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머리털이 빠져요’ ‘모자 쓰고 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네요'

졸업 6개월을 남긴 영국 런던경영대학(LCC)을 자퇴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스트레스가 점점 늘어가는 사회라 2030뿐 아니라 청소년까지 탈모로 고민하더라고요. 그런데 2030이 열광하는 탈모샴푸가 없었어요. 4050 대상 한방 샴푸밖에 없었죠. 한약 냄새만 진동하고, 탈모 예방은 안되면서 머릿결만 뻣뻣해지더라고요. '이거다' 싶었죠.

먼저 소비자 니즈를 확인했다. 미국 20~30대 사이에 인기가 있다는 탈모 샴푸를 미국 화장품업체에서 수입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았다. 최초 수량 500개가 동났다. 수입 물량을 계속 늘렸고, 2년 후 매출이 수십억원 대로 뛰었다.


번 돈을 바탕으로 직접 샴푸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미국의 탈모 전문의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효모·멘솔·감초 등 수십 가지 재료를 첨가해 샴푸를 만들면 탈모방지 효과를 내면서, 머릿결을 부드럽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1년 연구 끝에 시제품이 나왔다. 두피탄력과 모발 힘이 각각 12%, 33%씩 증가한다는 임상결과(한국피부임상과학연구소)를 받았다. 또 식약청에서 탈모방지 및 모발굵기 증가에 대한 효능을 인정 받아 의약외품 등록을 받았다.

닥터포헤어를 비롯한 휴메이저의 제품들

무조건 5성호텔에 제품을 들이댔다

샴푸는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해요. 저렴한 숙박업소나 미용실에 많이 팔아봐야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연예인부터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여자 연예인 100여명을 찾아갔다. 집 앞, 방송국 촬영현장에서 무작정 기다려 “제품을 써보고 피드백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설득했다.


생각보다 연예인들의 피드백이 좋았다. ‘유명 연예인이 쓰는 제품’이란 무기를 들고 신라·하얏트 등 5성급 호텔을 찾았다. 호텔 미용실들은 처음 “스타트업 제품은 쓸 수 없다”고 거부했다. 무작정 매달렸다. “반응이 안 좋으면 100% 환불해 주겠다”고 설득해 공급 계약을 따냈다.


마지막으로 TV홈쇼핑을 찾았다. 샴푸는 홈쇼핑에서 가장 인기 없고 안 팔리는 제품 중 하나. 현대홈쇼핑 상품기획자(MD)에게 “10만개를 팔아보겠다”고 호기를 부렸다. 괜한 자심감이 아니었다. 방송 10회 연속 매진 사례를 냈다. 이후 홈쇼핑 업계에서 탈모 샴푸는 ‘히트 메이커’로 통한다.


출처: 출처 : 위키피디아(왼쪽), 휴메이저
휴메이저에 투자한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왼족)와 폴리폴리 사장(오른쪽)과 찍은 사진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 한국 법인 덜컥 인수

권씨는 휴메이저의 부사장이다. 대표는 아내 장예린(31)씨가 맡고 있다. 휴메이저를 ‘한국의 로레알’로 성장시키는 게 꿈이다. 올해 헤어왁스, 베이비로션 등 8가지 제품을 추가로 출시했다.


나라 밖 행보도 활발하다. 중국 3대 화장품 회사인 '한후'와 판권 계약을 맺었다. 3년간 1000억원 어치 중국 수출이 목표다. 홍콩,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지의 파트너와도 수출계약을 했고, 인도의 한 대기업과 합작회사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얼마 전 글로벌 쥬얼리 브랜드인 '폴리폴리'의 한국 법인을 덜컥 인수했다. 화장품에서 뷰티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 것. 권 부사장은 "폴리폴리 지사 중 유독 한국 법인만 매출이 낮은 이유를 분석해 그리스 본사에 가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내년엔 폴리폴리만으로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머리털이 20대 초반부터 빠지지 않았다면 창업할 생각조차 못했을 겁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됐겠죠. 취업준비생 신세로 남아 있을 수도 있구요. 탈모가 인생을 바꿨습니다. 아 지금은 머리털이 다시 잘 자라고 있네요.(웃음)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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