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모바일의 시대. 한자는 불편하다. 그러나 한자를 알면 단어의 원리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사고력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중국어 학습의 첫걸음이기도 해 한자 교육의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해와나무교육'은 1988년 설립돼 30년 가까이 한자 교육을 했다. 누적 온·오프라인 수강생 1만5000명, 개발한 책이 300권에 이른다. 등록기간이 되면, 학생들이 줄서서 기다린다. 차량운행은 물론, 광고도 안 한다. 입소문이 전부다.
5년 전부터 유아대상 한문교육도 시작했다. 시작은 유치원 12곳이었지만, 현재는 98개가 뜻을 같이 한다. 임무화 해와나무교육 대표(53)를 만나 30년 장수 비결을 들었다.
임무화 해와나무교육 대표
서울대 정문 모습
한자에 미치다
'해와나무교육'은 무슨 뜻인가요.
하늘에 있는 해가 선생님, 나무가 학생을 가리켜요. 아이들이 선생님을 만나서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습니다. 마치 나무가 해를 보고 튼튼한 나무로 자라는 모습처럼요.
원래 한자를 좋아했나요.
고등학생 때는 영어를 좋아했어요. 영문학과에 가고 싶었죠. 집안 권유로 안동대 한문학과에 진학했어요. 한학자 집안이거든요. 할아버지는 영남학파 시단장까지 한 한문학 시인이셨고, 아버지도 국어선생님이셨죠.
한자에 흥미를 느끼게 된 건 언제인가요.
대학에서 공부하면서부터요. 한문 문장의 어순이 영어와 같아 흥미를 느꼈습니다. 특히 한문학 공부를 가장 좋아했어요. 그때는 '한자에 미쳤다'할 정도로 공부했어요.
교육을 결심하시게 된 이유는요?
한자가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대부분 아이들이 한자를 어렵게 생각하잖아요. 그 편견을 바꿔주고 싶었습니다. 기초한자만 알면 어렵게 느껴지는 한자도 쉽게 배울 수 있어요.
학교에서도 가르칠 수 있었을 텐데요.
그렇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교사가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왜죠?
학교에서는 책에 맞춰 수업해야 하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한자 교육을 못했을 거에요. 우리 학원생들이 공부가 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정말 뿌듯해요. 제 아들도 대학 입시 때 한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죠.
어떻게요?
한자 교육이 국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 글의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을 키울 수 있죠. 특히 실제 입시 땐 한자 지문이 나왔다고 해요. 평소 한자를 잘 알지 못했더라면 풀기 힘들었겠죠.
호호서당, 호호인물 교재(왼), 해와나무교육 사이트 메인(우)
어떻게 교육하나요.
한문을 언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쓰는 말 대부분이 한자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죠. 문법이나 급수 위주로 수업하지 않아요. 모든 걸 실생활과 연관시켜서 가르쳐요. 공부는 그 다음 과정이에요. 흥미를 먼저 느낄 수 있어야 하죠.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요.
총 네 가지가 있어요. 한스쿨(한문), 북스쿨(독서), 호호서당(유아 한자), 그리고 작년 시작한 호호인물(인물+인성 유아 독서프로그램)이요. 모든 교재를 E-BOOK으로도 제작했어요. 애니메이션 형태도 있죠. 온라인에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요. 주로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죠.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요?
해와나무교육을 인문학의 보고로 만드는 거예요. 사실 지금까지 무사히 온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이 있잖아요?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 이룰 수 있다고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