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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변신 노하우 알려주는 언니의 회사

한국과 중국·동남아 진출 뷰티크리에이터 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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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 인턴·블로거 활동으로 통찰력 키워
MCN과 커머스 결합한 '비디오 커머스' 선두
중국·동남아 진출로 'A뷰티' 꿈꿔

화장을 하지 않은 퀭한 얼굴로 등장한 여성. 15분간 슥슥 화장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이 과정을 찍은 동영상은 170만명이 넘게 봤다.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인 '다또아'가 만든 동영상이다. 올해 스무살인 다또아의 유튜브 구독자는 77만명. 동남아시아권 페이스북 계정 친구 13만명, 중국 채널에 30만명까지 합치면 100만명을 훌쩍 넘는다.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다또아. 그녀를 육성한 회사가 있다. 

연예계에 SM∙YG∙JYP가 있다면 인터넷 방송계에는 레페리 엔터테인먼트(이하 레페리)가 있다. 2013년 등장한 레페리는 뷰티∙패션 전문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이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를 육성한다. 오디션을 통해 연습생을 뽑아 동영상 제작법을 가르치고 멘토링 교육도 한다. 교육을 받은 크리에이터가 데뷔하면 콘텐츠 제작을 돕고 광고를 유치한다.


다또아∙밤비걸∙미아 등 소속 크리에이터는 80명. 중국인까지 합치면 100명이 넘는다. 각 크리에이터들이 확보한 구독자수는 10만~50만이다. 3월에 10억원, 8월에는 25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매월 억대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MCN 사업 시작 1년 만에 홍콩에 법인을 세우고 중국 선전과 베트남 호치민시에 지사를 열었다.


9월에는 텐센트와 계약을 맺고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서 ‘워더메이쫭꾸에이미(나의 절친 메이크업)’를 방송했다. 크리에이터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중국판 프로듀스 101’로 불렸다.

레페리엔터테인먼트 최인석 대표/jobsN

시장을 읽는 눈

창업자는 최인석(26)씨다. 2009년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에 진학했다. 동경했던 대학생활을 시작했지만 입학 후 환상이 깨졌다.

어학원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휴학 후 투자자문사에서 인턴을 했다. 기업과 산업을 분석하는 법을 배웠다. 주식투자도 했다. 20살에 큰 경험이었다.

수백억 단위의 돈이 오가고, 사회∙정치∙경제 상황에 따라 주식시장이 움직였어요. 그제야 제대로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블로그도 운영했다. ‘주식’과 ‘자기계발’을 주제로 글을 썼다.

취업할 기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주식투자를 하라고 조언했어요. 투자를 하려면 그 전에 기업과 산업을 분석하니까요.

한 게시물당 조회수가 10만건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인턴 경험과 블로그 운영을 통해 시장 보는 눈을 키웠다. 

2010년만 하더라도 기업 서포터즈 활동이 몇개 없었는데 거의 다 참여했어요. 소셜미디어에 제품이나 행사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 활동이었죠. 앞으로 소셜 마케팅이 중요해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창업 계기는 포시즌호텔 창업자 '이사도어 샤프' 자서전이었다. 자기계발 책을 쓰려고 군대에서도 몰래 책을 읽을 때였다. 

동네 모텔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충격이었어요. 이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제가 책을 쓰려고 한다니 부끄럽더라고요. 조언을 하려면 무언가를 먼저 이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무언가는 창업이었다. 아이템은 파워블로거 모임에서 찾았다. 

뷰티 블로거들이 로드샵 제품이 좋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사석에서 하는 이야기라 믿을만 했습니다. 군대가기 전에 시험삼아 미샤∙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주식을 샀는데 나중에 대박이 났어요. 뷰티에 길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레페리엔테테인먼트에 소속된 뷰티크리에이터 다또아(왼쪽)와 밤비걸/jobsN

우연을 기회로

명품 화장품은 백화점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명품 화장품을 집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를 열었다. 

유통망이 없었어요. 한정된 물량을 특정 시간대에 정가보다 30~40% 싸게 팔았어요. 알고 보니 그게 소셜 커머스였죠.

창업 사무실은 가로수길 스타벅스. 군대 동기와 함께 모은 2000만원 뿐이었다. SK플래닛과 디캠프에서 4000만원을 투자 받았다. 취업 카페에 무작정 글을 올려 사람을 모았다. 총 6명이 뭉쳤다. 

파워블로거 실력을 발휘해서 진심을 담았더니 60명이나 찾아주셨어요. 한 대학생은 어머니와 같이 왔어요. 혹시 납치당할까 의심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화장품 회사와 계약을 맺기 위해 수없이 사업계획서를 돌리고 다녔지만 반응은 없었다. 1년 내내 적자였다. 

직원들 월급이 30만원이었어요. 곧 성공한다는 말로 달래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레페리엔터테인먼트 소속 크리에이터 킴닥스(왼쪽)와 미아/jobsN

투자금이 더 필요했다. 2014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 나가기 위해 급히 사업 계획서 만들었다. 뷰티 블로거들을 내세웠다. 

블로거들을 모아 동영상 교육을 시키고 인터넷 방송을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는 못 받았습니다.

전환점은 여기서 찾아왔다. 다음날 전화 한통을 받았다. 구글 동아시아 지사 서황욱 전무였다. 그는 최씨가 낸 사업아이템이 'MCN'이라 가르쳐 주며 유튜브 행사에 초대했다.

우리를 도와주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전무님이 '즐겁게 놀다가세요'하고 사라졌어요. 우물쭈물대다 사업제안서를 못드렸죠. 집에 돌아와 너무 후회돼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전무가 아닌 실무자가 최씨를 만났다. 그래도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1년 동안 크리에이터를 1000명을 육성할 테니 장소와 장비를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2014년 9월 유튜브에서 지원을 받아 1기를 모집했다. 20명을 뽑는 데 100명 이상 지원자가 몰렸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하루에 수백만 건씩 올랐다.


두 달 만에 2기를 모집했다. 레페리에서 교육받아 데뷔한 크리에이터 수만 300여명이다. 2015년 3월 처음으로 수익 50만원을 냈다. 창업 3년만이었다.

미친개 정신

최씨는 창업 초기 어려움을 딛고 성장한 비결을 ‘미친개 정신’이라 말했다.

미친개는 무조건 직진해서 물어요. 한번 마음먹으면 머뭇거리지 않았습니다.

2년 전 이야기를 꺼냈다. 모든 화장품 회사에 이메일과 택배로 제안서를 보냈지만 답은 없었다. 기업 임원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호텔에서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때 직원이 직접 꽃배달을 하더라고요. 명찰까지 제작해서 호텔직원인 척 한국P&G로 찾아갔습니다. 안내 직원이 어디서 오셨냐고 묻길래 ‘최회장님이 보내셨다’고 얼버무렸어요. 군대에서도 '나 김중령인데'하면 누군지 몰라도 알겠다고 했거든요. 아쉽게도 지사장님이 자리를 비워서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최인석 대표/jobsN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던 이유도 ‘미친개 정신’ 덕분이다. 의사결정이 빠른 중국인들의 성향과 잘 맞았다.

중국인들은 사업을 제안하면 바로 '오케이' 합니다. 그런데 그 후가 힘들어요. 가령 저희 쪽에서 추천한 크리에이터와 일을 하기로 했다가 나중에 다른 사람은 없냐고 찾아요. 한국사람들은 '말 바꾼다'고 오해하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릴 뿐입니다.

최씨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중국 시장을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중국에 웬만한 O2O서비스들은 다 있어요. 훨씬 전에 중국 토종 기업들이 자리 잡았죠. 한국에서 잘나간다고 중국에서도 성공하리라 판단하면 안돼요.

레페리가 제작한 프로그램 '워더메이쫭꾸에이미' 영상이 게시된 텐센트 채널

K뷰티 아닌 A뷰티를 꿈꾸며

MCN과 소셜 커머스를 연계해 ‘비디오 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다또아가 방송에서 사용하거나 추천한 제품을 다또아 쇼핑몰에서 판다. 

수익원이지만 절대 크리에이터에게 강요하지 않아요. 억지로 쥐어 주면 얼굴에 티가 납니다.

K뷰티가 아닌 A뷰티(Asia 뷰티)를 꿈꾼다. 

K뷰티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그 나라 사람들은 기분이 나쁘죠. 특히 중국은 어떤 나라보다 자존심이 셉니다. 현지화해서 우리 모두의 ‘뷰티’는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jobsN 이연주 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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