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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봉 6900만원 외모보고 뽑는 회사?

조회수 2020. 9. 24. 14: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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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초월 열린 채용..진솔한 접근이 핵심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아 왔다고 자부합니다. 대학에서 여러 활동을 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니 졸업이 늦어져, 서른 넘은 나이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때문에 취업기회 조차 주어지지 않더군요. 부모님께 죄송하고, 지금껏 살아온 제 인생이 의미없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힘을 내보려고 합니다. 제가 했던 경험들은 은행원으로 일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믿고 뽑아 주시면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작년 기업은행 채용에서 입사 담당자가 꼽은 가장 인상깊은 자기소개서(자소서)의 한 토막이다. 이 자소서를 쓴 지원자는 이후 전형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내며 당당히 합격해 현재 기업은행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다. 국책은행으로서 안정된 신분과 높은 급여란 두 마리 토끼를 보장하는 기업은행 입사 비결의 핵심은 이런 ‘솔직함’이다.


자신의 처지가 아무리 초라하게 느껴질지라도 서류에서 면접에 이르기까지 꾸밈 없이 솔직하게 접근해야 기업은행의 입사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진솔한 태도가 있다면 다소 불리한 스펙은 오히려 무기로 변할 수 있다는 게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기업은행의 인재상

기업은행이 원하는 인재는 ‘BEST’가 아닌 ‘RIGHT’형 인재라는 게 인사부의 설명이다. 각 은행 지점은 10~20명 단위의 협업 체제로 일한다. 이런 조직에서 제대로 융합할 수 없는 사람은 아무리 잘났더라도 조직에 해를 끼치게 된다. 화합형 인재가 최고라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외모를 본다

기업은행은 은행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외모’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금융권에는 기업은행 여직원 외모가 가장 뛰어나다는 얘기가 있다. 

외모를 보는 게 맞다. (기업은행 측)

하지만 여기서 외모는 얼마나 잘 생겼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밝고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는지를 뜻한다는 게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얼굴이 아무리 험상궂어도 밝은 인상이면 되고, 아무리 예쁘고 잘생겼더라도 찌푸리는 인상을 갖고 있으면 불리하다. 통념적인 의미의 외모는 보지 않는다. (기업은행 관계자)

SKY 비중 10% 미만…상경계 비중 45%

기업은행 입사자 가운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의 비중은 10%가 되지 않는다. 출신 학교 별로 입사자 분포를 정리하면 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 출신 비중이 가장 높다고 한다. 입사자 가운데 20%는 무조건 지방대에 할당한다. 이들은 지역할당 인재로 들어오는데 입사 후 5년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해야 하며, 5년 후에는 성과에 따라 본점이나 수도권 점포로 재배치 받을 수 있다.

출처: jobsN
기업은행 선배 행원이 신입 행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한 신입 행원에게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기업은행은 웃는 인상의 직원을 선호한다.

4단계로 구성된 전형

기업은행이 2016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26일 17시까지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채용 때마다 경쟁률은 100대1을 넘는다. 200명을 선발하면 2만 명 이상 지원하는 것이다. 직원 평균 연봉은 2015년 기준 6900만원이다.


기업은행 입사 전형은 4단계다. 서류, 필기시험, 실무자면접, 임원면접이다. 기업은행은 스펙 초월 전형을 시행하고 있다. 자기소개서에 어학시험 성적이나 자격증을 채워 넣는 란이 없다.


출신 학교와 전공은 기록하는데, 이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자격을 갖췄는지 보기 위한 것일 뿐 학교나 전공에 따른 가점은 없다고 한다. 



자소서의 내용 만으로 서류전형 당락이 결정된다. (기업은행 관계자)

다만 공인회계사, 변호사, 세무사, 보험계리사, 감정평가사, 공인노무사, 관세사 등 전문자격증은 우대한다.

서류 전형 : 진솔한 학창시절 경험담이 핵심

기업은행 자소서는 학창시절 했던 본인의 경험에 대한 진솔한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은행원은 고객을 만나는 것을 직업으로 하기 때문에 취업준비만 한 사람보다는 다른 활동을 해본 사람들이 확실히 강점이 있다. 학창 시절 했던 활동을 잘 서술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

단순히 경험을 나열하는 식은 곤란하다.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내세울 활동이 하나 밖에 없더라도 거기서 어떤 것을 배웠는지를 보기 때문이다. 

뭐가 됐건 어떤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어떤 변화가 왔는지 또는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진솔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 (기업은행 인사부 관계자)

내용의 전개와 흐름이 중요하다. 각 문항 별로 답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게 좋다. 또 기업은행에 대한 열정과 관심 그리고 본인의 모습이 기업은행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되는지도 담아야 한다.

서울 중구 을지로 2가에 있는 기업은행 본점 전경

직무적성 평가 : 삼성그룹 SSAT와 거의 비슷

대체로 2만명 정도가 지원을 하는데 자소서를 보고 1만8000명을 걸러낸다. 나머지 2000명이 필기시험을 치른다. 필기시험은 기초능력검사와 논술로 구성됐다. 배점은 5 대 5.


기초능력검사는 90문제인데 기업은행이 내지 않고 외부 전문회사에 의뢰한다. 주로 수리력과 추리력을 본다. 일반 상식책을 외웠다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평소 종합적인 사고력을 키워야 잘 풀 수 있다. 문제는 NCS 기초능력검사와 유형이 거의 비슷한데, 합격자의 평균 점수는 70점 내외다. 시중에 NCS 문제집이 많이 나와 있으니 풀어 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논술 : 신문 기사로 문제 출제

서술과 약술로 구성된 논술은 신문 기사를 토대로 출제한다. 우선 서술은 경제, 사회, IT 등 분야에서 3가지 문항을 출제하는데, 이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나 골라 쓴다. 작년 상반기 시험의 경우 경제 분야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시오’란 문제가 나왔다. 특별한 경제 지식은 필요 없다. 평소 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관련 기사만 잘 정리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약술형 문제는 6개 문항 중 2개를 골라 푸는데, 이 역시 평소 신문을 꾸준하게 본 사람들은 모두 답할 수 있다. 작년의 경우 ‘테이퍼링(양적완화 중단)’의 의미에 대해 쓰라는 문제가 나왔다.

경제, 금융, 일반사회 등 시사에 대해 공부하고 그에 관해 직접 글을 써볼 것을 권한다. (기업은행 관계자)
출처: jobsN
기업은행 신입행원 첫걸음 맞이 행사에서 신입행원들이 선배들에게 준비한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실무자 면접 : 5개 과정으로 구성

최종 합격자의 5배수 가량이 실무자 면접으로 넘어온다. 1박 2일간 기업은행 연수원에서 면접을 치른다. 입소하면 일단 10명 내외로 조를 짠다. 각 조마다 실무 면접관 한 명과 최근 입사한 신입 행원 한 명이 따라 붙어 전과정을 지켜 본다. 이때 신입 행원은 도우미 역할을 하는데 면접관이 행원에게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다. 5가지 세부 과정을 거친다.


첫번째 과정은 팀플레이이다. ‘협동 공 튀기기’(줄이 여러 개 달린 원반 위에 공을 얹어 놓고, 참가자들이 줄을 잡고 조절하며 원반으로 공을 튀기는 게임) 같은 신체 활동을 통해 조직 생활에 얼마나 협조적인 인재인지를 본다. 이때는 튀는 것보다 팀원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두번째 과정은 집단 토론이다. ‘담뱃값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같은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주제를 놓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이때 본인의 주장을 잘 얘기하되 남의 말을 자르거나 자기 의견만 강조하는 것은 곤란하다. 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토론을 하는 이유는 태도를 보는 데 있다. 주장으로 상대방을 이기는 능력은 채점 대상이 아니다. 실무 면접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 중 하나가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이다. 물론 토론의 형태를 띈 만큼 주장이 논리적이어야 한다. 주장과 근거 사이에 논리적 비약이 있으면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번째 과정은 개인 프리젠테이션이다. 역지사지 같은 사자성어를 제시한 뒤 이와 관련한 본인의 경험담을 풀어 내는 것이다. 주어진 사자성어로 풀 수 있는 본인의 경험을 4분 정도 이야기한다. 준비 시간은 10분이다.


네번째 과정은 롤플레잉 역할극이다. 2명이 짝을 지어 한 명은 은행원, 한 명은 고객 역할을 하면서 상품 가입 상담 역할극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은행원 업무를 얼마나 준비했는 지를 본다.


다섯번째 과정은 팀프로젝트다. ‘인터넷은행 활성화 방안’ 같은 금융관련 주제와 3시간 내외 발표를 준비할 시간을 함께 준다. 전문지식을 동원해 그럴듯한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다. 10여명의 팀원들이 역할을 어떻게 배분해서 무리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지를 본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진행과정이다. 이때 본인이 주도하지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일을 남에게 미루며 본인은 뒤로 빠지는 소극적인 태도도 금물이다.  

자기소개서에 기술했던 직무역량을 실제상황에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해 보고, 면접스터디 등을 통해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
기업은행 직원들이 기업은행의 기술금융 대출을 홍보하고 있다.

내성적인 사람은 억지 위장하지 마라

지원자들의 가장 큰 착각 중 하나가 ‘내성적으로 보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은 내성적인 사람도 필요한 곳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묵묵히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 의외로 영업도 잘한다고 한다. 진솔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모두 주도하겠다는 사람만 있으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 (기업은행 관계자)

본인이 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억지 리더십을 보이거나, 외향적인 것처럼 가장할 필요가 없다.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으로 보이려면 무리할 수밖에 없다. 관찰자 입장에서 보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결국 실수를 한다는 것이 베테랑 면접관들의 설명이다.


자신의 성향에 맞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이다. ‘맞는 옷’을 입으라는 조언이다. 이런 사람들은 집단 토론 등에서 본인의 차례가 돌아올 때 자신의 생각을 잘 얘기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다만 ‘내성적’과 ‘소극적’은 구분하라는 조언이다.


억지로 외향적으로 보일 필요가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려는 태도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팀원과 협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 조직 생활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주도자를 잘 받쳐주면서 본인에게 돌아온 기회를 십분 활용하면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다.

잡플래닛 제공

임원 면접 : 준비된 은행원임을 보여라

실무자 면접을 거치면 최종합격 인원의 1.7배 가량이 남아 임원 면접을 치른다. 임원 면접은 서류 전형 때 제시한 자소서를 기반으로 인성과 태도 등을 보는 단계다. 기업은행의 2인자인 전무, 인사 담당 부행장, 인사부장 등 4~5명의 임원이 참여한다. 임원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손한 태도를 기반으로 은행원의 자세를 갖췄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다. 본인이 대단한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과시할 필요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솔한 태도다.


임원 면접 과정에서 서류 전형 결과가 발목을 잡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임원들은 자소서를 기반으로 질문하다가 구체적인 기억과 경험 등에 대해 추적 질문을 하는데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서 자소서에 쓴 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가 있다. 태도는 너무 경색돼 있을 필요는 없다. 손짓과 미소를 적당히 섞어가며 편안하게 얘기하는 게 좋다. 이때 습관적으로 의자 뒤쪽으로 엉덩이를 붙이면서 의자 뒤에 기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예의가 중요한 은행원 특성상 절대적으로 금물인 태도이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드디어 기업은행 사원증을 받을 수 있다. 입사하면 무조건 일선 영업점으로 배치된다. 이후 2년 간 업무 성적 등을 따져, 본점이나 다른 영업점으로 배치한다.

jobsN 박유연 기자

jobarajob@naver.com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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