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아빠 힘내세요'로 번돈만 2억5천, 그래도 버스킹하는 이유는?

조회수 2020. 9. 24. 14:1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동요 작곡가 한수성씨
교사 작곡가 한수성씨
각종 창작 동요제에서 20여 차례 수상
동요 저작권료 한 해에 2000만원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한수성씨 제공

2004년, 한 카드 회사의 CM송으로 인기를 끌었던 곡이다. 이 곡의 작곡가 한수성씨(60)는  초등학교 음악교사.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연습 및 공연을 한다. 89년 MBC창작동요 대상 수상, 작곡한 동요가 150여곡이 넘는다. 그 중 ‘아빠 힘내세요’, ‘시골하루’, ‘초가삼간’, ‘연날리기’, 네 곡은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들어가 있다. 지난 10년 간 전국의 신설 초, 중고교 200여 곳에 교가를 작곡, 편곡해주는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한수성씨 제공

생활고 경험 바탕으로 ‘아빠 힘내세요’ 작곡

- ‘아빠 힘내세요’로 유명해졌다. 이 곡의 창작 배경이 있나


생활고로 힘들었던 경험을 녹여 넣었다. 1994년 아파트를 팔아 평생의 꿈이던 녹음실을 마련했다. 1년 만에 건물 주인이 부도가 났다. 전 재산을 잃었다. 지하 단칸방으로 집을 옮겨 새벽까지 부업을 했다. 고달픈 아버지들을 생각하며 곡을 썼다. ‘아빠 힘내세요’는 그렇게 탄생했다. 먼저 나를 위로하고, 나아가 많은 아버지들의 처진 어깨에 힘을 싣고 싶었다.


-’아빠 힘내세요’가 2004년 카드회사 CM송으로 불렸다. 어떻게 채택된건가


당시 카드회사에서 ‘부자되세요’라는 광고를 했다. 이후 후속작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 당시 한 사원이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아빠 힘내세요’라는 곡을 들었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 곡으로 해보자 라는 제안이 채택으로 이어져 광고까지 나오게 됐다.


-저작권료는 어떻게 되나


처음에 저작권 등록을 안 했다. ‘아빠 힘내세요’는 2004년 9월부터 6개월 동안 하루에 150여차례 방송에 나갔다.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로 앞서 저작권에 등록된 곡이 있었다. 그 작곡가들이 저작권료를 가로채고 있었다. 이후 저작권협회에 곡을 등록했다. 동요 150곡 이상을 작곡했다. 그 중 30곡 정도 저작권 등록을 했다. 한 해에 2000만 원 정도 들어온다. 지금까지는 2억 5000만 원 정도 받았다. 동요 가운데서는 저작권료를 제일 많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요보다 저작권료는 적은 대신 꾸준히 들어온다.

한수성씨 제공

고2 때 음악 시작, 42년째 음악활동

-음악은 언제부터 했나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월남하신 부모님은 부두 노동자셨다. 형편이 어려웠다. 음대를 가고 싶었지만, 다른 형제들도 있으니 꿈을 접으라고 하셨다. 결국 학비가 제일 적은 교대로 진학했다. 그렇다고 음악을 포기하진 않았다. 세 번의 도전 끝에  87년 대학가요제에 입상했다. 교회 성가대에서 20년째 지휘도 한다. 올해 예순이다. 지금까지 42년째 음악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 노래를 불렀지만 아직 건강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목소리가 건강하다. 부모님께서 재산은 남겨주지 못하셨지만 대신 닳지않는 좋은 목소리를 주고 가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동요작곡은 언제부터 했나


22살에 교사가 됐다. 시골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산골이라 밤에 갈 곳도 없었다. 수업을  마친 뒤 혼자서 음악 공부를 했다. 그때 공부하고 연습한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 1989년도 MBC창작동요제에서 ‘연날리기’라는 곡으로 대상을 탔다. 아들이 편곡하고, 아내가 함께 작사했다.

87년도 MBC 대학가요제 입상/ 한수성씨 제공

-공연도 자주 하나


그렇다. 시민들과 약속이라 생각하고 매주 금요일 한다.  2009년 부산 강서구에서 버스킹을 처음 시작했다. 주민들 반응이 뜨거웠다.  2014년 5월부터는 매주 금요일 저녁 광안리에서 버스킹 공연을 한다. 이 수익금으로 12년 전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친구와 독거노인들을 돕고 있다. 요즘에는 강연도 많이 한다. ‘음악과 행복한 삶’이 주제다. 초등학교 학부모가 주 대상이다. 병원, 복지관, 양로원에서 강연하기도 한다.

한수성씨 제공

-작곡한 동요가 많이 히트를 쳤다. 작곡 노하우가 있나 


각종 창작동요제에서 20여 차례 수상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많이 듣고 불렀다. 음악이 몸 속에 배어 있다. 초등학교 교사라는 장점도 있다. 곡을 쓰면 먼저 아이들이 부르게 한다. 아이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면 그건 좋은 곡이다. 아이들 반응이 좋지 않으면 고치거나 버린다. 아이들의 동시도 읽고, 아이들과 대화하며 아이의 감성을 배운다. 최대한 아이의 감성으로 곡을 쓰려 한다.

후배들, 중년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

-음악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기억은


가족과 함께 호텔에 간 적이 있다. 가족창 경연대회가 있었다. 14팀이 참여했다. 절반 이상이 ‘아빠 힘내세요’를 선곡했다. 사회자가 다른 곡 부를 팀 없냐고 말할 정도였다. 사람들이 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으니 뿌듯하고 기뻤다. 이 노래를 참 많이 사랑해주는구나, 감동이었다. 공연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찾아와 고민도 털어놓는다. 상담도 한다. 어떤 이는 울기도 한다. 노래라는 것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구나, 힘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더 힘내서 음악을 하자고 다짐한다.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후배를 많이 돕고 싶다. 지금까지 한수성 실용음악학원을 3개 열었다. 모두 말아 먹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지만, 음악으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 음악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장비 대여, 방송 섭외 등의 지원을 생각하고 있다. 중년들을 위해서도 계속 음악을 하고 싶다. 가족들을 챙기느라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한 중년들이 많다. 공연을 다니면 중년들은 대개 구경꾼이다. 그들 중 음악에 꿈이 있던 분들도 적지 않다. 나이 들어도 음악 할  용기를 주고 싶다. 이제 ‘한수성 버스킹 애창가요집’ 2집도 나온다. 녹음은 마쳤고  수정 작업 중에 있다.  목소리와 건강이 받쳐주는 데까지 노래하고 싶다.

jobsN 김윤상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jobsN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