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배우 사이에선 ‘탄츠플레이’가 화제다. 탄츠플레이(Tanz Play)는 ‘무용(Tanz)’과 ‘놀이(play)’를 결합한 단어다.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발레·필라테스 등을 접목했다. 현대무용가 김윤아(39)씨가 만들었다.
처음 탤런트 한가인이 전도사를 자처해 ‘한가인 무용’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유미, 한효주, 박신혜, 엄지원, 문소리, 조여정, 옥주현, 오윤아, 윤승아, 송선미 등 많은 여배우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탄츠플레이’를 만든 김윤아씨를 만났다.
현대무용 대중화 위해 ‘탄츠플레이’ 개발
김윤아 대표
키 176cm에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는 김윤아 씨. 얼핏 새침해 보인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말을 나눠 보면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탄츠플레이를 만든 배경은 뭔가요?
공연을 하다가 부상을 당한 적이 있어요. 재활을 위해 요가와 필라테스를 배우러 다녔죠. 일반 사람들이 요가를 따라 하는 걸 보고, 현대무용도 대중적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대무용은 근육과 관절을 많이 사용해야 해서, 운동으로서 가치가 있거든요. 거기에 음악을 들으며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거라 재미도 있어요. 현대 무용을 일반인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한 게 탄츠플레이예요.
어떤 내용으로 개발하셨나요?
프로 무용수가 몸을 푸는 방법을 기반으로, 발레와 필라테스를 접목했어요. 유기적으로 연결된 몸의 구조를 이해하면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 구성했어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체형을 교정할 수 있는 ‘오브제소프트’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에요. ‘소프트볼(0.5kg짜리 공)’을 이용하죠. 또 1인용 발레 바를 활용한 탄츠바 PS(Personal Space) 프로그램도 만들었어요.
탄츠바 PS(Personal Space) 수업 모습 / 탄츠플레이 제공
검증 절차를 거쳤나요?
6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6개월간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재활이 필요했던 제 신체를 대상으로 했죠. 동료들로부터 해부학·근육학 등 이론적 근거에 대한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
홍보는 어떻게 했나요.
전단지 돌리는 것부터 했어요. 처음 거리 나와선 부끄러웠는데, 10분 지나니 괜찮더라구요. 전단지 소개 내용을 보고 한 분 두 분 문의전화를 주셨어요. 지금까지 등록된 회원 수가 3000명을 넘어요.
반응이 좋나봐요?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통증이 없어졌다’ ‘체형이 예뻐졌다’는 말이에요. 저 스스로 공연에 집중하면서 목과 허리 디스크를 안고 살았는데 탄츠플레이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배우 화보 촬영지 따라가 포즈 디렉팅까지
한가인씨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주말 아침에 자고 있는데, 한 여자분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탄츠플레이를 배우고 싶다는 거예요. 등록하는 데 필요해 성함을 물었더니 ‘한가인’이래요. 깜짝 놀랐죠. 그렇게 인연이 돼 3년 간 열심히 함께 했더니, CF나 화보 촬영 때 우아한 자태를 뽐낼 수 있게 돼더라구요. 이후 다른 여배우도 많이 배우러 오고 있어요.
여배우들은 주로 개인 레슨을 받나요?
그룹 레슨을 많이 받아요. 한 클래스 당 보통 30명 넘게 참여하는데, 서로를 의식하지 않아요. 각자 운동에 집중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거죠. 유명한 여배우라도 탄츠플레이 안에서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김윤아씨가 기획한 공연에 출연한 엄지원씨 / 탄츠플레이 제공
배우들 반응은 어떤가요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운동할 수 있다고 좋아해요. 요즘은 영화배우 조여정씨가 모범생이에요. 외부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한 클래스 씩 꼭 들어요. 그후 더 아름다워졌어요. 곧 화보를 찍는데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운동 외에 다른 부분에 도움 주는 것도 있나요.
수면시간 · 식단 · 스케줄 체크를 도와줘요. 대화를 통해 컨디션을 파악하고 일상의 나쁜 습관을 발견해서 고칠 수 있도록 합니다. 한 여배우가 힘든 촬영을 마친 뒤 수면부족 상태에서 운동하러 나온 적이 있어요. 스트레칭 위주의 수업만 해주고 집으로 보냈어요. 그때는 수면이 더 중요했거든요. 보디 디렉터라면 그 사람의 내적인 특성까지 관찰해 줘야 합니다. 단순히 운동을 시키고 근육을 만들어주는 직업이 아니에요.
김윤아 씨는 여배우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동시에 화보 촬영장에서는 포즈 디렉터로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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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촬영장에선 어떤 일을 하시나요
여배우가 가장 빛날 수 있는 포즈를 제안해요. 배우들의 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 사람마다 체형에 따라 아름다운 포즈가 달라요. 제가 먼저 포즈를 잡고 시연을 한 후, 사진작가와 상의해 촬영합니다.
일반 사람도 현대무용 즐길 수 있도록
왼쪽부터 구하라, 엄지원, 김윤아 대표, 박신혜 씨 / 탄츠플레이 제공
다른 지점을 낼 계획도 있나요?
프랜차이즈 내자는 제의를 두 번 받았어요. 중국 진출하자는 제안도 있었고요. 그런데 탄츠플레이 지도자가 되려면 1년 이상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 해요. 여기에 탄츠플레이가 추구하는 마인드도 갖춰야 하구요. 이런 지도자를 먼저 키워야 하는데, 시기상조라 프랜차이즈 제의는 정중히 거절했어요.
앞으로 목표는요?
탄츠 플레이 외에 공연 안무 기획과 무용수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요. 일반 사람도 현대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돕고 싶어요. 현대 무용이 전문가만의 것에 머물지 않고,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