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만큼 성과급 받는 회사 '인바디'

조회수 2020. 9. 24. 19: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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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CEO 될 수 있다는 게 기업 문화
세계 체성분분석기 업계 1위 '인바디'
전 직원 과제 하나씩 맡아 대표에게 직접 보고
김구현테스트·고은파일 등 직원 이름 딴 프로젝트
인바디검사 하겠습니다.

건강검진센터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체중계만큼이나 흔해진 단어 인바디. 체성분 분석기를 만드는 회사 이름이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 분야 글로벌 1위 업체다. 혈압계, 웨어러블 기기 등 다른  의료 기기도 많이 만든다.  

  

1996년 설립돼 올해로 20년째. 작년  매출 687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했다. 연결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각종 의료기기를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직원은 약 200명, 평균 연령은 33세로 젊다. 급성장하면서 매년 전체 직원의 10%인 20~30명을 새로 뽑고 있다.  성장 비결은 두 가지다. 

첫째는 기술력. 창업자인 차기철 대표는 생체공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둘째는 “누구나 CEO가 될 수 있다”는 인사철학 덕분이다.
인바디 사옥 1층에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기계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jobsN

모든 직원이 CEO… '1인 1과제업무' 제도

지난해 입사한 차인준씨. 들어오자마자 '제품 판매 증가 전략'을 짰다. 보고는 차기철 대표에게 직접했다. 보여주기식으로 한 번만한 게 아니다.  4개월 수습기간 동안 3번이나 했다.차 씨는 첫 보고에서 대표로부터 받은 조언. 

어린아이에게 하듯 쉽게 설명하라.

이후 몇 변의 수정 끝에 그의 아이디어는 실제 판매전략에 반영됐다.


차 씨가 뛰어난 업무역량을 지닌 S급 직원이라 그만 가능했을까? 차씨의 입사동기 모두 같은 과정을 거쳤다. 입사 교육 차원이 아니다. 인바디 전 직원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차 대표에게 직접 보고한다.


인바디 핵심성과지표인 '1인 1과제업무' 제도 때문이다. 직원 개개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전략과 실행방안까지 내놔야 한다. 기존 업무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과제를 선정하고 조사할 수 있다.  


매년 초 계획을 짜고, 연말에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차 대표와 임원진에게 확실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단순한 격려나 꾸중이 아니라 CEO의 시각에서 부족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포인트를 정확히 피드백을 해주시는 등 기술과 운영 전반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한다. (인사총무팀 표서진 대리)
마케팅팀 이용석 사원과 전자팀 최성훈 사원, 개발팀 이재호 대리가 인바디 기계를 자랑하고 있다./jobsN

성과 따라 연봉과 같은 금액 성과급으로

인바디는 기본 임금수준이 대기업 못지 않다. 성과급을 포함하지 않은 기본 초봉이 3900만원.  평균 연봉 상승률은 7% 가량이다. 올해는 실적이 좋아 15% 인상했다. 지난해 기준 평균 연봉(성과급 제외)은 5000만원이었다. 


여기에 성과에 대해 철저히 보상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성과에 따라 기본 연봉의 최고 100%를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인바디는 직원들이 연초 제출한 과제 별로 성과급 등급을 매긴다.


올해의 경우 1000만~1억원의 성과급 등급이 매겨져 있다. 이후 직원들은 1년간 과제를 수행하고, 연말에 과제 달성 여부를 평가한다.


많은 과제를 제출해 잘 달성할수록 연봉의 최고 100%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과제당 1억원 성과급은 올해 처음 도입됐다. 과제당 성과급이 최대 3000만원이었던 지난해에는 한 직원이 3000만원을 받았다. 


이런 체계에 따라 초봉 3900만원을 받는 신입사원이라면 성과급을 합쳐 최고 78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연


봉 뿐 아니라 생활 복지도 우수하다. 사옥 1층 냉장고를 가득 채운 음료수는 무료로 마실 수 있다. 매일 아침 식사도 공짜다. 수유실과 직원 휴게실 등을 이용해 잠깐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제품 테스트를 담당하는 김구현 과장. 인바디에는 그의 이름을 딴 '김구현 테스트'가 있다./인바디, jobsN

직원에게는 돈만큼 중요한 명예

 '김구현 테스트팀'. 품질관리 담당인 김구현 과장의 이름을 딴 팀이다. 이 팀은 인바디 개발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미국식약처(FDA)보다 통과하기 어렵다.

김구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제품은 출시할 수 없다. 6개월~1년 동안 최소 5만번 테스트한다. 자동화 설비가 되지 않은 초기에는 김구현 과장이 직접 체성분분석기에 올라 5만번 해 볼 정도였다. 

혈압계를 개발하는 이재호 대리는 “최근 개발한 제품이 김구현테스트를 뚫지 못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개발 당시 발견하지 못한 부품 불량을 김구현테스트가 잡아낸 것. 


이 테스트는 2009년 김 과장이 기획한 1인 1과제 업무였다. 초기 불량률이 높아지자 이를 잡기 위해 신뢰성 테스트를 고안한 것.


당시 기획회의에서 차 대표가 직접 김구현테스트라는 이름을 냈다.  

이 업무는 사람의 신뢰도가 가장 중요하다.

김구현아라는 직원을 신뢰하겠다는 의미였다. 

제품 출시 여부가 제 손에 달려 있어 부담스럽지만 잘 나온 제품을 보면 뿌듯하다. 앞으로 인바디 내에 신뢰성 기관을 설립하고 싶다. (김구현 과장)

업무에 필요한 설계관리문서인 ‘고은파일’도 연구관리팀 정고은 사원의 이름을 따왔다. 이런 실명 프로젝트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업무에서 나를 믿어준다"는 성취감을 주고 있다.

(왼쪽) 개발팀 이재호 대리가 전자팀 최성훈 사원과 함께 인바디 측정을 해보고 있다. (오른쪽) 개발팀 김현석, 마케팅팀 김민선, 해외영업팀 차인준 사원/jobsN

적성 찾을 때까지 지원한다

인사총무팀 표서진 대리는 5년 동안 5개 팀을 거쳤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임상분야로 입사해 기획팀, 인증팀, 비서팀, 인사총무팀 등으로 옮겨 다녔다. 

업무를 하다보니 전공과 다른 분야에 관심이 생겼는데 회사에서 적극 지원해줘 다양한 팀을 경험했다. (표서진 대리)

다른 회사라면 "제대로 적응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인바디는 직원들이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일을 맡길 때 연차나 성별을 따지지도 않는다. 신입사원 차인준씨는 다음달 인도 법인으로 파견된다. 함께 회사에 들어온 1년차 동기와 함께 간다. 해외영업팀에서 인도 시장을 제대로 뚫어보자는 의견이 나오자 자원했다. 

세계 시장에 부딪쳐볼 기회인데 안 갈 이유가 없잖아요. 손목시계형 체성분분석기인 '인바디 밴드'를 많은 인도 사람들이 차고 다닐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차기철 대표는 "내가 물러난 후 인바디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중견기업 진입을 앞두고 조직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jobsN 감혜림 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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