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학생에게 '잊지 말라'는 대학생들

조회수 2020. 9. 23. 12: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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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 받았던 학생들이 다시 가르친다!
2010년부터 매년 일본 방문 멘토링
재일교포에게 한글과 한국 문화 교육

2010년부터 일본의 한국학교를 찾는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일본인에게 차별받으면서도 꿋꿋이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어린 재일교포 학생들에게 우리의 문화와 한글을 알려주는 대학생들입니다.

기특한 대학생들. 가르치러 갔다가 오히려 배워서 돌아온다고 합니다. 그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재일교포 어린이들과 함께 한 대학생들

스스로 행동하는 청년들

재일교포 학생 멘토링은 대학생 네트워킹 '국인(국가적 인재·국제적 인재)'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가 진행하는 ‘우수예비대학생 글로벌리더십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만든 모임이죠.


이 모임의 회원이었던 이승환씨가 2010년 우연히 오사카의 한국학교를 찾았고, 우리말 책이 한 권도 없는 현실을 회원들에게 알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일본 여행 중 '오사카 건국학교'를 들렀는데요. 우리 문화와 말이 잊혀지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아팠어요. 회원들에게 사정을 알렸고, 바로 350권의 책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그러자 학교에서 멘토링 제안이 왔습니다. 직접 학교를 찾아 한국 문화와 한글에 대해 알려달라는 겁니다. 돈이 없는 학생들은 100여개 이상 기업에 후원을 문의했습니다. 그중 재일교포가 회장으로 있는 OK저축은행이 후원을 약속했고, 2010년 여름 멘토링이 시작됐습니다.


첫해 오사카 건국학교를 시작으로 이듬해 오사카 금강학교, 교토 국제학교, 나고야 한국학교로 확대됐고, 매년 4개 학교에서 여름마다 멘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재일교포 어린이들과 함께 한 대학생들

받은 만큼 돌려주고싶어요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2016년 멘토링을 다녀온 대학생 이현정(21·연세대 사회), 고윤지(19·이화여대 경영)씨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글로벌 멘토링에 참가한 계기를 알려주세요.

(현정) 제가 고등학생 때 멘토링을 받았어요. 일본에 살면서 '오사카 건국학교'를 나왔거든요. 그때 언니 오빠들에게서 실질적인 한국 문화를 처음 접했어요. 지금 한국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요.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재일교포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참가했어요.

(윤지) 고등학생 때 우연히 일본을 다녀온 '국인' 선배의 개인 블로그에 들어간 적이 있어요. 그때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국인'에 지원해 이번에 다녀왔어요.
멘토링에 참가한 이현정씨

어떤 멘토링을 했나요?

(현정) 팀을 나눠 활동했는데요. 저는 한국문화팀 소속으로, ‘재외국민의 시선으로 본 한국 대학 적응하기’란 제목으로 수업을 했어요. 재일교포 학생 중에 한국으로 대학을 오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 역시 그랬구요. 제 수업을 듣고 궁금증을 해소했다고 얘기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뿌듯했습니다.

(윤지) 저는 한국어 교육팀 소속이었어요. 일본에 가기 전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다가 제가 직접 ‘초성으로 하는 한글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해 가져갔어요. 어렵고 딱딱하지 않도록 흥미를 유발할 수 있게 3개월 동안 고민해 만들었죠. 선배들이 많이 도와 줬어요. 걱정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었어요.
멘토링 교육 중인 고윤지씨

멘토링 다녀오니 어떠세요?

(현정) 제가 멘티로 교육 받을 때는 몰랐던 게 많이 보이더라구요. 준비 과정에 신경 쓸 게 한두가지가 아녔어요. 예전에 저를 가르쳤던 선배들이 새삼 대단해보였어요.

(윤지)제가 더 많이 배웠어요. 프로그램 짤 때 예산 같은 고민거리가 많았는데요. 하나 하나 해결하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또 재일교포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얻는 것도 많았구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라 뜻깊기도 했어요.많은 학생들이 저 같은 경험을 하면 좋겠어요.

jobsN 금상준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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