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억대 연봉? '꿈의 기업' 신입 3인방

조회수 2020. 9. 23. 11: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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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나가서 뭐할거죠?"를 묻는 회사
매년 20만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꿈의 회사, 맥킨지(McKinsey). 미국 경제지 포브스 선정 2015년 ‘가장 일하고 싶은 25대 기업’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1위가 페이스북, 6위가 구글이다.

포브스는 미국 맥킨지 학부 졸업생 사원의 초봉은 각종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10만4000달러, 경영대학원(MBA)을 나온 졸업생은 20만9000달러(약 2억5000만원)라고 밝혔다. 

맥킨지서울사무소는 어떨까. 맥킨지는 공식적으로 연봉 수준을 밝히지 않는다. 다만 맥킨지, BCG 등 3대 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학부 졸업생의 초봉은 약 5500만~7000만원, 3년차는 7000만~9000만원으로 오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유명 경영대학원 졸업생은 대졸보다 한 단계 높은 직급인 어소시에이츠(associate) 직급으로 입사한다. 연봉은 기본 1억~1억5000만원. 

맥킨지서울사무소에 2014년~2015년에 입사한 신입 컨설턴트 3인방의 입사기를 들어봤다. IT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2년 운영한 고려대 출신 강수훈(30)씨, 사회적 기업 운영 경험을 가진 서울대 졸업생 구종현(27)씨, 이대 의대를 거쳐 존스홉킨스 대학원을 나온 이정우(34)씨다.

맥킨지 제공

이직과 창업 장려하는 맥킨지

맥킨지는 '이직이나 창업하고 싶으면 해라. 단기적으로 유능한 직원이 떠나면 손해지만, 사람을 키우는 것이 맥킨지의 큰 비전이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조직이다.

강씨는 “맥킨지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인사방침부터 알아야 한다”고 했다. 10년, 20년 일할 ‘절대 충성’ 스타일의 직원을 뽑는 일반 대기업 방침과 전혀 다르다.  

학부 졸업생은 비즈니스 애널리스트(BA) 직군으로 입사한다. 이들은 2년반까지 기업에서 의뢰한 경영·재무·인사상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기업의 성장 먹을거리 발굴하는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3년 후 4가지 옵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첫째, 해외 맥킨지 오피스로 옮긴다.
둘째, 국내외 경영대학원(MBA)에 진학한다.
마지막으로 산업 경험을 쌓기 위해 이직하거나 창업을 선택한다.

연간 채용 인원은 소수다. 서류는 이력서와 에세이를 제출한다. 서류에 합격하면 수학·영어·추론능력을 살펴보는 별도의 필기시험(PST)을 치른다. 60분간 3가지 기업의 문제 케이스를 푸는 방식이다. 가령 특정 항공사의 승객과 화물물량, 매출구조를 도표와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회사가 올해에 상장하려면 어떻게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까?’같은 질문에 논리와 가설을 세워 답을 내야 한다. 

뭔가 외워서 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닙니다. 비즈니스에 얼마나 친숙한지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구종현씨)
맥킨지 제공

면접 최대 8번 봐야 신의 직장 갈 수 있어

입사의 최대 난관은 면접. 맥킨지는 최소 5번, 최대 8번의 면접을 치른다. 일반 대기업에서 1차 실무면접·집단면접·최종면접 등 보통 세 번 보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면접 횟수다. 두 차례 면접을 ‘1라운드’라고 묶어 부른다. 최대 4라운드(면접 8번)까지 치른다. 1~2주에 거쳐 이틀에 한 번꼴로 본다. 면접 때마다 탈락자가 발생하고, 합격자는 다음 인터뷰 순서에 대해 안내를 받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면접을 일대일로만 본다는 것이다.

실무·중간관리자급 컨설턴트, 임원과 대표(최종면접)까지 신입사원과 단 둘이 마주한다. 1시간에 걸쳐 면접한다. 인터뷰 초반에는 개인의 경험에 관한 질문을 하고 후반에는 경영자가 당면할 수 있는 기업 사례에 대해 심층 면접을 진행한다. 구씨는 “주요 실무 직원부터 대표까지 모두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고 했다. 


기업 사례 해결 능력을 엿보는 면접문제는 일반인에겐 까다로운 수준이다. 

'바이오 퓨처라는 제약회사가 있다. 제약회사의 제약개발 현황을 분석하고자 할 때, 무엇부터 들여다봐야 하는가?'

'음료회사가 에너지 음료를 2달러에 출시하려고 한다. 회사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4000만달러의 고정비용이 지출될 예정이다. 회사가 이 제품으로 에너지 음료 시장 점유율을 12.5%로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할 도표도 주어진다. 핵심 결론을 말하고, 원인과 이유를 자세하게 풀어가야 한다. 이씨는 “음료회사의 시장과 현황부터 향후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며, 편안한 대화형식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맥킨지 제공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꿈이 무엇인가?’이다. 면접관은 “맥킨지에 뼈를 묻겠다”같은 입에 발린 말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맥킨지 경력으로 앞으로 뭘 할 것인지,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IT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강씨는 이렇게 답변했다. “2년간 회사를 운영해보면서 한계를 느꼈습니다. 전략적인 사고방식이 부족했어요. 맥킨지에서 배워 창업하고 싶습니다.” 그는 “창업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의대를 졸업한 이정우씨는 “세계보건기구(WHO)같은 국제기관에서 공중보건 분야 사업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고 했다.

돈을 많이 주는 만큼 업무 강도는 높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자정까지 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밤낮으로 일하다보니 직원끼리 ‘야근’이란 말을 잘 안 쓴다. 날마다 기업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회사에 복귀해 동료끼리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보고서를 쓴다. 신입사원들은 “육체적으로 힘들다. 그러나 기업에 산적한 문제를 직접 내 머리로 푸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jobsN 블로그팀

jobarajob@naver.com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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