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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출신" 데이트앱 합격과정

조회수 2020. 9. 23. 11: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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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외모, 직장까지 인증해야 통과
남자는 명문대 학벌 '인증' 받아야 가입
여자는 4년제 이상이면 통과
학벌, 외모에 이어 직장도 인증
남자 기자가 직접 해보니
'키 178cm, 간호사, 25살, 천주교'. 새로운 매칭은 다음날 낮 12시 30분에 도착합니다.

소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스카이 피플(sky people)’을 설치한지 이틀째 되던 날. 알람 소리에 스마트폰을 켜니, 처음 보는 여자 2명의 사진이 떴다.


사진을 누르자, 그녀의 소속 학교, 직장에서부터 나이, 키, 종교까지 구체적인 정보가 보인다. 직장 기입란 옆에는 ‘인증심사 완료’라는 파란 글씨가 눈에 띈다.

여자와 만나고 싶다면, ‘OK하기’ 버튼을 누르면 끝. 다만 연락처 등 상대의 더 많은 정보를 받아보려면 일정 비용을 내야 한다.

소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스카이피플’. SKY 출신 남성이라야 가입할 수 있다. 이 앱을 통해 전화번호를 교환한 커플은 자유롭게 약속을 잡는다.

'학벌 인증‘으로 가입 제한

이 서비스는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는 게 특징이다. 가입하기 위해 번거로운 '승인 절차'를 밟아야 했다.

남성 회원의 가입 자격. 서울대·고려대·연세대·카이스트·포스텍·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의·치·한의대 등에 재학 중 또는 졸업한 20~43세의 성인만 가능합니다.

올해로 출시 2년째인 '스카이 피플(sky people)'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이런 안내문을 내걸었다. 최근엔 대기업이나 전문직 종사자까지 가입 범위를 넓혔다. 본인 확인을 위해 학교 이메일이나 회사 명함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가입이 쉽다. 4년제 대학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면 가입할 수 있다. 프로필만 입력하면 프리랜서도 가입할 수 있다.

노골적으로 ‘남자는 돈이나 학벌, 여자는 외모’를 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2014년 5월 출시된 ‘스카이피플’의 회원 수는 현재 4만7808명이다. 서비스 개발자인 최호승 에이치소사이어티 대표는 “남녀 청춘들의 연애 기준이 스펙이나 종교, 외모 등 더 세분화되는 것에 착안했다”고 말한다.

출신 대학을 인증해 이성을 소개해주는 앱은 또 있다. 서울대생을 위한 소개팅 앱인 ‘스누매치’가 대표적이다. 대학 계정 이메일로 서울대생임을 인증한 뒤 이성을 소개받는다. 서울대생이 아니어도 가입할 순 있지만, 상대방이 원치 않으면 매칭 대상에서 사라진다. 

조선DB

외모, 학력 이어 직장도 따진다

상대방의 외모를 보고 이성을 선택하는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아만다)'는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올린 뒤, 다수의 이성에게 합격점을 받아야만 실제 만남 주선이 가능하다. 

이용자(이성) 30명에게 3점(5점 만점)이 넘는 점수를 받아야 합격이다. 3점을 넘지 못하면, 프로필 사진을 바꿔 재도전해야 한다. 기자는 4번 도전 끝에 3점을 가까스로 넘었다.

2014년 11월 출시한 ‘아만다’ 회원 수는 현재 110만 명이 넘는다. 가입 승인 점수 3점을 넘기 위해 재도전하는 이들 때문에 ‘아만다 삼수생’이란 유행어까지 생겼다. 

2015년 5월 ‘페이즐리’가 출시한 앱 메이저는 자체적으로 엄선한 200여 개 업체의 직원만 가입할 수 있다. 직원 인증 방식은 회사 공식 메일을 이용하는 식이다. 삼성계열, 현대자동차 등 업종별 주요 업체뿐만 아니라 공무원, 교사 등이 가입 가능하다. 

현재 회사 인증 과정을 거친 회원 수가 약 4000명이다. 페이즐리 관계자는 “누락된 회사 직원이 개발진에 이메일을 보내면 회사의 규모, 요청 횟수 등을 감안해 리스트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조선DB

관계맺기 힘들어진 청춘들

소셜 데이팅 앱이 겨냥한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20·30대 미혼 남녀들을 겨냥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은 것이다. 

2015년 5월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국내 소셜 데이팅 업체는 170여 개다. 관련 시장은 200억~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대표적인 데이트 앱인 ‘이음’은 등록한 누적 가입자가 약 120만명이다. 

소셜 데이팅 열풍이 지속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꼭 이성 교제로 발전되지 않더라도 앱을 통해 새로운 인맥을 쌓아가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어요. 다양한 연애 경험을 쌓고 싶어 하는 청춘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높은 실업률 등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도 반영됐다. 수 백 만원 연회비가 필요한 결혼정보업체와 달리, 커피 한잔 값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이성을 만날 수 있어 ‘가성비’가 높다. 

젊은 남녀 입장에서는 비싸고 경직된 결혼 정보 회사보다는 비슷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면서 값도 싸고 자연스러운 소셜 데이팅 서비스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거죠.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 연구원)

'스토킹'등 피해 사례도 있어.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한 남녀 500명 중 49.8%가 앱을 사용하다가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원치 않은 스토킹'이 24.4%, '음란한 대화나 성적 접촉 유도' 23.8%, '개인정보 유출' 16% 등 피해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경종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과 과장은 “소셜데이팅 앱은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하기 쉽고 사회 경험이 적은 20대 초중반 연령층들이 많이 사용한다”면서 "앱 이용자 스스로 주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obsN 주형식 기자

jobarajob@naver.com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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